롯데그룹이 바이오 사업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 (사진=롯데지주)
롯데그룹이 바이오 사업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 (사진=롯데지주)

[뉴시안= 박은정 기자]롯데그룹이 신사업으로 '바이오'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최근 삼성과 SK 등 대기업이 바이오 사업에서 성공적인 성과를 거두면서 롯데그룹도 도전장을 내밀고자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바이오 사업에 뒤늦게 나서는 터라,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코스닥 상장사 엔지켐생명과학 지분을 인수해 2대 주주에 오르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롯데그룹은 신약 개발과 위탁생산(CMO) 사업을 추진하고, 별도로 조인트벤처(JV)를 설립한다는 계획이다.

엔지켐생명과학은 현재 신약 개발과 CMO 사업을 적극 진행하고 있다. 엔지켐은 녹용 성분을 화학적으로 합성한 신약을 개발 중이다. 이는 미국 식품의약품(FDA)에서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롯데지주 측은 신중한 입장이다. 롯데지주는 23일 "바이오 사업에 대해 검토 중"이라며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공시했다. 롯데지주 관계자 역시 "인수합병(M&A) 등의 건은 내부적으로 확인하기 어렵다"며 "확정되기 전까지 아무것도 모른다"고 말했다.

◆ '바이오 사업' 눈독들인 속사정

롯데그룹이 바이오 사업을 신사업으로 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업계는 삼성(삼성바이오로직스)과 SK(SK바이오팜·SK바이오사이런스) 등의 성공이 자극제로 작용됐다고 해석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오프라인 매장을 중심으로 극심한 경영난을 겪었다. 반면 바이오 사업은 경제에 덜 민감한데다 미래 성장성이 높아, 롯데그룹 입장에서는 탐이나는 분야 중 하나였을 것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생산 목표를 초과 달성하며 바이오 사업에서 승기를 잡았다. 지난해 매출 1조1648억원, 영업이익 2928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약 66%, 219% 증가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올해 기업공개(IPO) 대어로 꼽히며 화려하게 코스피에 입성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아스트라제네카와 노바벡스 코로나 백신 CMO 기업으로, 성장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 "롯데, 이건만은 주의하라"

롯데그룹의 바이오 사업 진출을 앞두고 전문가들은 '늦은 만큼 천천히 가야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바이오 사업 특정상 단기간 성과를 거두기 보다 장기간의 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전에는 바이오 사업이 전통 제약사를 위주로 이뤄졌다면 최근 삼성과 SK 등 대기업이 좋은 성과를 거두면서 바이오 사업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며 "다만 바이오 사업은 오랜 호흡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남들 다 하니까 해본다'라는 인식보다 5년 후, 10년 후를 바라보며 준비하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 

이명선 신영증권 연구원 역시 "'다른 그룹사가 하기 때문에'라는 마음으로 바이오 사업에 발을 내딛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오랜 투자가 필요한 분야라서 장기적인 관점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유통업계는 롯데그룹의 신사업 준비에 호의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박종렬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사업 다각화 측면에서 롯데그룹이 성장 가능한 사업으로 뛰어드는 것은 긍정적으로 바라본다"며 "그러나 다소 늦은 감이 있어 어떤 기업과 연합하는지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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