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이 2세 경영 시대를 맞았다. 신춘호  농심그룹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서면서, 신동원 부사장이 회사를 이끌어간다. (그래픽=박은정 기자)
농심이 2세 경영 시대를 맞았다. 신춘호 농심그룹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서면서, 신동원 부사장이 회사를 이끌어간다. (그래픽=박은정 기자)

[뉴시안= 박은정 기자]"농심이 올해 55년 된 회사인데 잘하는 것은 잘하도록 하고 못 하는 것은 개혁하겠다."

농심그룹의 신춘호 회장 시대가 막을 내리고 신동원 부사장 시대가 열린 가운데, 신 부회장은 이같은 포부를 밝혔다. 신춘호 회장은 지난 16일 임기가 만료돼 등기이사직에서 내려왔다. 창업 후 56년 만에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것이다. 이에 신 부회장이 사내이사직에 오르면서 농심을 이끌게 됐다. 

농심은 25일 서울시 동작구에 위치한 사옥에서 제57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주총에서는 신 부회장과 박준 부회장·이영진 부사장이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사외이사로는 변홍걸·여인홍·김지연 이사가 신규 선임됐다.

신 회장은 회장직을 그대로 유지한다. 그러나 올해 91세인 신 회장이 건강이 악화돼 서울대병원에 입원하면서, 향후 신 부회장이 신임 대표이사 회장으로 선임될 것으로 예측된다.

신 부회장은 주총 후 기자들과 만남에서 "아버지가 굉장히 몸이 안 좋아서 병원에 입원했다"며 "아버지 건강을 두고 루머가 많은데 결정된 것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또 "신사업으로 건강기능식품이 유력하다"며 "콜라겐 제품은 성공적으로 출시한 상황이고 지난해 선보인 대체육은 올해 제대로 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라면값 인상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된 것 없다"며 "원재료 가격과 기름값이 올라 원가 압박이 있다. 필요하면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농심의 승계 작업은 사실상 마무리됐다. 신 부회장은 농심 지주사인 농심홀딩스 지분 43%를 보유해 최대주주로 등극해 있다. 신 회장 차남인 신동윤 부회장은 율촌화학을 맡고 있으며, 삼남인 신동익 부회장은 메가마트를 운영 중이다.

실적도 뛰어나다. 농심은 지난해 코로나19로 국내외 '집밥' 수요가 늘어나면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최대치를 기록했다. 매출은 2조6398억원, 영업이익은 1603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 12.6%·103.4% 급등했다.

이에 사내이사로 선임된 박준 대표이사 부회장은 "코로나19로 인해 산업의 변화가 급격하게 빨라지고 있어 글로벌 경제는 예측하기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며 "대내외 환경과 경영 여건 변화에 체계적이고 유연하게 대응하며 주력사업과 해외사업을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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