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어교주해적단' 앱을 보고 찾아간 국내 수산물시장에서 맛본 모듬회. (사진=박은정 기자)
'인어교주해적단' 앱을 보고 찾아간 국내 수산물시장에서 맛본 모듬회. (사진=박은정 기자)

[뉴시안= 조현선 기자]알못(잘 알지 못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별것 아닌' 리뷰를 씁니다. '별점'을 매긴 평가도 더했습니다. 별별리뷰입니다. 

결정장애를 가진 나에게 저녁 메뉴를 고르는 것은 일생일대의 선택이다. 매일같이 먹는 한식 말고, 점심이면 흔하게 먹는 중식 말고. 아무리 다이어트는 내일부터라지만 왜인지 양심에 찔리는 양식, 느끼한 일식도 말고. 회나 먹자. 

메뉴는 정했지만 그다음이 더 문제다. 대단한 약속이 아니니 고급 일식집도 싫고, 산지에 가기엔 물리적인 거리와 카드값에서 오는 심리적 거부감 탓이다. 답은 근처 수산시장이다.

보통의 사람들은 수산시장이란 그 자체만으로도 높은 진입장벽을 느낀다. 요즘이야 시장 차원에서 호객 행위를 많이들 자제하는 분위기라지만 답도 없는 겁쟁이가 된다.

그들을 위한 든든한 빽, 더파이러츠의 수산물 시세정보 앱 '인어교주해적단'이 있다. 애플의 앱스토어, 안드로이드 마켓 등에서 앱을 다운로드받아 봤다.

집에서 가까운 시장을 선택하고, 원하는 해산물의 시세를 확인한 후 마음에 드는 점포를 선택해 찾아가면 된다. 전국의 수산시장이 거의 다 있다. 지금알게된 사실이지만 마포에도 수산물이 있다는 사실은 방금 알았다.

어종별, 무게별 시세를 공개해 둔 덕분에 상인들과 가격과 서비스를 두고 설전을 벌이는 일도 없다. 시세를 확인하기 위해 번거롭게 가입해야 하는 일도 없다. 자체적으로 제공하는 할인 쿠폰 혜택도 누릴 수 있어 합리적인 가격에 수산물을 만나볼 수 있다.

방문하지 못하는 경우 개별 문의 시 퀵서비스, 고속버스 화물, 택배 등도 가능하다. 

앱을 살펴보니 수산물 구매 시 바가지 피하는 법, 저울 장난 피하는 법 등의 콘텐츠도 제공하고 있다. 자체적으로 수산물 판매 중개도 하고 있어 양질의 수산물을 빠르게 받아볼 수 있는 점도 유용하다.

한 블로거의 시세 정보 공개 블로그 포스트로부터 시작돼 이렇게 일이 커진 만큼, 저명한 인지도는 없어도 커뮤니티 등을 통해 입소문을 타고 있다. 

지난 2월, 노량진 수산시장의 한 점포를 방문했다. 밥의 민족답게 식사하셨냐고 물어봐 주시는 친절한 상인 선생님들을 '아는 집'이 있다며 지나왔다. 전과 달리 당당할 수 있었던 이유다.

인어교주해적단 제휴 점포들은 전면에 가격표를 제시해 놔 한눈에 알 수 있었다. 모듬회의 경우 합리적인 수준에서의 구성 변경도 가능했다. 앞서 들렀던 이들의 후기까지 꼼꼼히 다 보고 갔으니 회의 퀄리티도 훌륭했다.

앱을 보고 왔다는 말을 전하자 맛만 보라며 방어회 몇 점을 얹어주신 건 비밀 아닌 비밀이다. 

총평은 이렇다. "뭔가 아쉬울 순 있겠으나, 이보다 더 든든할 수가 없다." 

아쉬운 점은 가격이겠지만 해산물을 '획기적인' 가격으로 먹기를 위한 앱은 아니라는 점을 생각하면 괜한 심술이다.

부르는 게 값이라는 인식이 강했던 수산물시장에선 분명히 싸게 샀다며 기분 좋게 돌아섰다가도 '아, 또였구나' 반복하는 일은 없었다는 점만으로도 충분했다. 

앱 구동 시 느껴지는 원인 모를 어색함도 아쉽다. 뭐든 평범하기가 제일 어려운 법이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했다. 인어교주해적단은 앱을 통해 주문을 받는 시스템이 아니다. 기본은 고객과 상인과의 직접거래다.

점포를 소개하고, 추천하며 시세를 공개하지만, 거래를 중개하지는 않는다. 제3자가 수수료를 받아 갈 일도 없다는 얘기다. 덕분에 최근 불거진 배달 관련 수수료 부담을 고객들이 횟값으로 안게 될 우려도 없고, 상인들의 피해를 걱정할 일도 없다는 점이 좋았다.

퀄리티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양질의 수산물을 제공해 주시는 친절한 사장님들을 모시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

현재 수산물시장에 입점한 모든 점포가 앱에 등록된 것은 아니다. 등록을 신청한 점포에 한해 여러 직원이 상인들과 오랜 시간 지내며 자체 검증 기간을 가진다. 다루는 수산물은 물론이고 점포에 대한 평판까지 본단다. 어플의 이름을 걸고 소개하는 것에 대한 최소한의 책임감인 셈이다. 

단, 입점하지 않았다고 해서 '좋지 않은 점포'라는 뜻은 아니다. 앞서 말했듯이 사람이 하는 일이다 보니 모든 일을 신속하게 처리할 수 없다는 것은 당연하다. 반대로 굳이 입점하지 않아도 수많은 단골을 두고 계신 큰손들도 많다. 어디까지나 '윈-윈'을 위한 수단일 뿐이다. 

상인들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직접 방문했던 점포 사장님께 여쭙자 시장에서 잔뼈가 굵은 편인데도 입점 이후 앱을 보고 온 사람들이 많이 늘었단다. 

직업병 탓일까. 회를 사러 갔으면서 여러 우려에 관해 묻자 "직원들이 매일같이 와"라고 선을 그었다. 시장을 전담하는 직원들이 매일같이 현장에 방문하며 모니터링을 진행한다는 설명이다. 얼마나 꼼꼼한지 '덤탱이'는 물론 신선도도 걱정할 필요 없다며 혀를 내둘렀다. 다시 말하지만 칭찬이다.

내말을 믿고 실제 부모님을 모시고 근처 수산시장을 방문했다는 후배 박은정 기자는 "인어교주해적단 앱을 보고 왔다는 말을 들으신 사장님이 좀 더 저렴한 가격에 주셨다"라며 호평을 쏟아내기도 했다. 

오는 28일까지 수도권 일부 지역에 한해 노량진 수산시장 인기 점포의 회를 당일 배송해 준다니 참고하는 것도 좋겠다.

수많은 시장 방문으로 어지간한 내공이 쌓인 인싸 of 인싸가 아닌 모든 평범한 이들에게 추천한다.

참고로, 꽃피는 춘삼월엔 도미가 제철이다.

◆더파이러츠의 '인어교주해적단' 자체 종합 평가: '회알못' 당신의 든든한 '비빌 언덕'

가격 : ★★★★☆
활용도 : ★★★★★
편의성 : ★★★★☆
접근성 : ★★★★☆
총평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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