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형 하나금융투자 대표(왼쪽) 및  이석기 교보증권 대표. (사진=각 사)
이은형 하나금융투자 대표(왼쪽) 및 이석기 교보증권 대표. (사진=하나금융투자, 교보증권 제공)

[뉴시안= 임성원 기자]증권가 최고경영자(CEO)들이 속속 교체되며 새로운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특히 오랫동안 재임한 이전 CEO들을 교체한 하나금융투자와 교보증권 등은 세대교체 바람을 타고 '글로벌·디지털 혁신' 부문 등 신사업을 강력히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2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하나금융투자는 지난 24일 증권업계 최연소 CEO를 차기 대표로 선임해 글로벌 부문과 디지털 혁신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1974년생인 이은형 하나금투 대표는 증권업계 출신은 아니지만, 그룹 내 글로벌 부문에서 뛰어난 역량을 인정받아 CEO 자리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은형 대표는 지난 2011년에 하나금융 글로벌전략총괄 부사장에 올랐다. 지난해부터는 하나금융 글로벌 부회장직을 맡고 있다. 이 대표는 글로벌 부회장직은 계속해서 유지하면서, 하나금융그룹의 해외 사업 성장과 내실을 다져갈 예정이다. 

하나금투는 이 대표의 글로벌 역량을 통해 기존 사업에 더해 글로벌 사업 영역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투 측은 글로벌 네트워크를 형성한 이 대표가 글로벌 사업 확장에 기여해 경쟁력을 강화하는 중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다.

교보증권도 같은 날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지난 2008년부터 약 13년 동안 대표이사직을 맡아온 김해준 대표에 이어 이석기 교보생명 부사장을 차기 대표로 선임했다. 이로써 기존 각자 대표 체제를 유지해 이석기 대표는 경영지원·S&T(세일즈 앤 트레이딩) 사업 부문을, 박봉권 대표는 IB(투자은행)·WM(자산관리) 사업 부문 등을 담당한다. 

이석기 대표는 디지털 혁신 등 미래 성장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적합한 인재로 꼽힌다. 교보생명 부사장 출신인 이 대표는 투자사업과 자산운용 등 경영지원 총괄부터 투자·운용 등 금융 전반의 경영 노하우를 지닌 인물이다. 교보증권은 올해 기존 사업 부문은 강화해 수익성을 극대화하고, 디지털 혁신을 통해 미래성장 기반을 구축한다는 목표를 정했다.

이번 신임 대표 체제를 통해 지난해 역대 최고 실적인 연간 순이익 1000억원을 달성한 교보증권이 기존 수익성을 확보하며, 신임 대표가 가진 전문성과 노하우를 활용해 디지털 플랫폼 구축 및 마이데이터 등 신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앞서 지난해 말 교보증권이 '디지털혁신본부'를 대표이사 직속 기구로 둔만큼 향후 이 대표의 디지털 부문 사업 드라이브 강화에 발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래에셋증권도 같은 날 CEO를 교체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출범 5년 만에 미래에셋대우에서 사명을 바꾸면서 김재식 PI(자기자본투자) 총괄 사장을 신규 선임했다. 이로써 최현만 수석부회장과 함께 새로운 공동 대표이사 체제로 경영하게 됐다. 5년 연속 대표이사 연임에 성공한 최현만 부회장은 전반적인 경영에 관여한다. 새로 선임된 김 대표는 미래에셋증권 자산운용본부장·주식파생센터장 등을 지내며 쌓은 자산운용의 전문성을 살려 IB 전문가로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증권사들이 '동학개미운동' 등에 힘입어 사상 최대 실적을 내며 호황을 이어가 증권사 CEO들이 대부분 재신임 받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각 사의 처한 상황과 함께 신사업에 뛰어들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각자 다른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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