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여자부 2020-2021 도드람 V-리그 챔피언결정전 3차전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와 GS칼텍스 서울 kixx의 경기, 통합 우승을 차지한 GS칼텍스 선수들이 기쁨의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프로배구 여자부 2020-2021 도드람 V-리그 챔피언결정전 3차전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와 GS칼텍스 서울 kixx의 경기, 통합 우승을 차지한 GS칼텍스 선수들이 기쁨의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시안=기영노 편집위원]지난 30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0-2021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정규리그 1위 GS칼텍스가 플레이오프 승자 흥국생명과 풀세트 접전 끝에 3-2(25-23 25-22 19-25 17-25 15-7)로 이겨 3전 전승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GS칼텍스는 1~2세트를 따내 쉽게 우승하는 듯했지만 흥국생명이 김연경을 중심으로 선수들이 똘똘 뭉치면서 끈질기게 따라붙어 3~4세트를 내주었다. 5세트에서 지친 흥국생명 선수들이 발이 무뎌져 어렵지 않게 이겼지만, 우승을 차지한 GS칼텍스도 준우승에 그친 흥국생명 선수들도 모두 최선을 다한 후회 없는 한판이었다. 

 

여자 프로배구 사상 처음 ‘트레블’ 달성 

GS칼텍스는 KOVO(코보) 컵에서 우승을 차지했고, 이어서 정규리그와 챔피언결정전에서 우승을 차지해 여자 프로배구 사상 최초로 트레블을 달성, 명실공히 여자 프로배구를 지배했다. 

GS칼텍스의 정규리그 우승은 극적이었다. 흥국생명이 잇따른 악재가 발생했었더라도 초반에 벌어놓은 점수가 많아서 따라 잡기기 쉽지 않았다. 

한 때 흥국생명에 승점이 두 자릿수까지 뒤졌었지만, 5라운드와 6라운드 맞대결에서 이긴 것이 결정적이었다. 

 

5년 동안 한 단 계 씩 올라, 5위-4위-3위-2위-1위 

2016-2017 시즌 도중 감독으로 부임한 차상현 감독은 5 시즌 만에 통합우승을 이끌어냈다. 

차 감독이 부임한 첫해 GS칼텍스는 2016~17 시즌 5위에 그쳤다. 이어서 2017~18 시즌 4위, 2018~19 시즌 3위, 2019~20 시즌 2위 그리고 이번 2020~21 시즌 대망의 우승을 차지했다. 

여자 프로배구는 물론 프로야구, 프로축구, 프로농구, 남자 프로배구 역사에 이같이 5년 동안 딱 한 단계 씩 올라가서 우승을 차지한 팀은 한 번도 없었다. 

GS칼텍스는 2007-2008, 2013-2014 시즌에 이어 7년 만에 통산 3번째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진기록 탄생, 사상 최초의 공동 MVP 

MVP는 용병 메레타 러츠와 이소영이 공동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기자단 투표 31표 중 러츠와 이소영이 각각 11표를 받았다. 강소휘가 8표, 투혼을 발휘했었던 김연경이 1표에 그쳤다. 챔피언 결정전 3차전에서 러츠는 이날 양 팀 최다인 37점(공격성공률 44.15%), 이소영은 12점(30.55%)으로 활약했다. 

MVP 상금은 500만 원인데 KOVO가 500만 원을 추가 지불하지 않고, 두 선수가 250만 원씩 나눠 가질 것으로 보인다.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벤치마킹?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는 화수분 야구로 잘 알려져 있다. 트레이드를 해서 선수를 내 보내거나 부상 선수가 나오면 2군에서 곧바로 채우기 때문이다. 

GS칼텍스는 30일 경기에서 4세트에 주포 강소휘 선수가 발목 부상을 당해 큰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차 감독은 유서연 선수를 기용해 위기를 극복해 냈다. 

차 감독은 유서연뿐만 아니라 한수지, 문지윤, 김해빈, 김유리 등 포지션별 후보 선수들의 기량을 주전급 선수 못지않게 끌어올려, 재미를 톡톡히 봤다. 

두산 베어스 김태형 감독이 부임 이후 5 시즌 동안 팀을 꼬박꼬박 한국시리즈에 올려놓았는데, 차상현 감독은 5년 만에 트레블을 달성했다. 

김 감독이 2020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확정 지은 마지막 경기, 은퇴를 코앞에 둔 배영수 투수를 기용했던 것처럼 차 감독은 5세트 우승이 확실시되자 김유리 선수를 기용하는 배려를 했다. 웜업 존이 아니라 코트 안에서 우승을 맞이하라는.....

 

우승팀엔  운도 따라야 

올 시즌 여자 프로배구리그가 시작될 때까지만 해도 ‘어우흥’을 의심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국가대표 이재영 이다영 자매에 세계 최고의 거포 김연경 그리고 수준급 외국 선수 루시아 프레스코에 김미연 선수의 기량도 올라와 있었다. 

그러나 이재영 이다영 자매와 김연경 사이에 불화설이 나돌더니 ‘학폭 사태’로 쌍둥이 자매가 이탈했고, 외국 선수 루시아의 어깨 부상으로 데려온 대체 외국인 부르나 모라이스가 입국하자마자 ‘코로나 19’ 확진 판정을 받아 2주일 동안 격리되어야 했다. 그리고 챔피언결정전을 앞두고 설상가상으로 김연경 선수가 오른손가락 부상을 당했다. 흥국생명의 잇따른 악재가 GS칼텍스 팀으로서는 줄줄이 호재로 작용했다. 

 

시작은 미약했지만 끝은 화려했다. 

GS칼텍스는 1라운드를 2승 3패로 출발했다. 부상 선수가 나오고, 강력한 우승후보 흥국생명은 전승 가도를 달리기 시작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GS칼텍스를 우승후보로 꼽은 배구 인들은 거의 없었다. 그러나 ‘배구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GS칼텍스는 여자 프로배구 사상 최초로 통합우승을 차지했다. 역시 ‘시작은 미약했어도 끝은 화려하고 창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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