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반 쿠데타 시위대가 지난 31일(현지시각) 미얀마 양곤에서 시위 도중 진압에 나선 미얀마군 병력을 피해 달아나고 있다. (사진=뉴시스)
미얀마 반 쿠데타 시위대가 지난 31일(현지시각) 미얀마 양곤에서 시위 도중 진압에 나선 미얀마군 병력을 피해 달아나고 있다. (사진=AP/뉴시스)

[뉴시안= 임성원 기자]군사 쿠데타로 정권을 찬탈한 미얀마 정부가 대항하는 시위대를 향해 무차별적인 유혈사태를 일으키는 가운데, 신한은행 양곤 지점 현지 직원이 총격을 받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에 현지에 진출한 금융사들도 현지 상황 악화에 따른 향후 대응 방안을 세우는 것으로 파악됐다.

1일 신한은행에 따르면 전날(31일)인 오후 5시께 신한은행 양곤 지점 현지 직원 한 명이 통근버스를 이용해 퇴근하는 도중 시위대를 향한 총격에 부상을 입어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 중이다. 이 직원은 현재 중상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본지 확인 결과 신한은행 관계자는 "미얀마 현지 상황이 악화됨에 따라 양곤 지점 주재원 및 현지 직원들의 안전한 출퇴근을 위해 통근버스를 운영하고 있었다"면서 "현지에 게릴라성 시위대가 산발적으로 일어나는 분위기 속에 시위대를 향한 총격이 마침 그 자리를 지나가던 통근버스에 맞았다"라고 설명했다.

신한은행은 이번 사태에 따라 '위기 상황 3단계'로 격상해 대응한다. 우선 현지 직원 및 주재원들의 안전을 위해 양곤 지점을 임시폐쇄 조치하고, 전 직원을 재택근무로 즉각 전환했다. 이 밖에도 주재원의 단계적인 철수를 검토 중이며, 양곤 지점 거래 고객을 위한 필수 업무를 한국에서 지원할 방침이다.

신한은행 측은 현지에 진출한 금융권 중에서 현지 기업에 대한 급여·운영자금 등의 실질적인 업무를 주로 맡아왔던 만큼 현지 중앙은행의 지침에 따라 최소 인원만 운영해 정상근무를 이어가기로 했다. 그간 주재원 3명·현지 직원 33명 등 총 36명이 근무해왔으나, 최소 운용 인원인 15명만 정상 근무한다는 설명이다.

신한은행 현지 직원의 총격 사건 이후 다른 금융권도 현지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대응하는 것으로 보인다.

KB국민은행은 "KB미얀마은행에 국내 파견 직원 4명 등 총 38명이 근무하고 있으며, 현재 전 직원이 재택근무 중이다"라며 "현재 직원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해 직원들과 비상 연락망을 통해 수시로 안전을 체고하고 있고, 미얀마 현지의 핫라인을 구축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직원들의 철수 여부는 외교부의 교민 철수 방침에 따라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하나금융 측은 "미얀마 현지에 하나캐피탈 계열인 하나마이크로파이낸스가 진출해있다"면서 "현재까지 해당 법인 및 영업점은 정상 영업 중이고, 현지 상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며 예의주시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현지 법인 철수 계획은 없으며, 필수 인력만 교대로 운영 중에 있다"라며 "저녁 시간 때 위험도 고려해 단축근무를 시행 및 재택근무를 권장하고 있고, 직원 가족은 희망자에 한해 귀국 조치 중에 있다"라고 언급했다.

NH농협은행 측은 "현재 미얀마 현지에 한국인 직원 3명이 근무하고 있으며, 현재 재택근무로 전환했다"라며 "아직까지 폐쇄나 철수까지 검토하고 있지는 않고, 대사관 철수 권고 등에 준수해 조치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상황이 엄중한 만큼 상황 급변에 따른 세부적인 대응 계획을 마련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현지 우리공관에 따르면 시위대의 모든 촬영 영상물을 지워달라 권고 하고 있으며, 우리 외교부도 추후 상황을 지켜봐가며 사태가 더 악화되면 전세기와 군용기를 띄워 우리교민과 주재원을 철수 시킬 계획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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