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여성패션숍 W컨셉을 인수한다. (사진=신세계그룹)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여성패션 편집숍 W컨셉을 인수한다. (사진=신세계그룹)

[뉴시안= 박은정 기자]"반드시 이기는 한 해를 만들자."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올해 초 신년사에서 임·직원을 향해 던진 말이 단순히 외침에서 끝나지 않고 있다. 정 부회장은 올해 초 유통과 스포츠를 넘나들며 거침없는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이번엔 온라인 편집숍 ‘W컨셉(W Concept)’의 경영권을 인수한다.

전문가들은 정용진 이마트 부회장이 온라인 부문 유통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또 한 번 승부수를 띄운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신세계는 활발한 인수합병(M&A)을 통해 SSG닷컴을 중심으로 온라인 부문 선도 사업자로 거듭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SSG닷컴은 지난 1일 "W컨셉의 지분 전량을 양수하는 주식매매 본계약(SPA)을 체결했다"며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심사 승인을 거쳐 W컨셉을 공식 편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W컨셉은 사모펀드 IMM프라이빗에쿼티와 ISE커머스가 각각 지분 80%, 20%를 보유하고 있었다. SSG닷컴이 W컨셉을 인수한 금액은 2000억원대 후반으로 알려졌다.

W컨셉은 지난 2008년 10월 오픈한 온라인 여성패션 편집숍으로, 온라인 편십샵 시장에서 2위 사업자로 알려져 있다. 회원수는 약 500만명에 달한다. 

W컨셉은 백화점 의류와 품질은 비슷하지만, 가격이 저렴한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를 입점시키며 인기를 끌었다. 자체 브랜드 '프론트로우' 등을 육성 시켜 액세서리와 소품 등의 카테고리에서도 강자로 자리 잡았다. 

SSG닷컴은 "W컨셉은 여성패션 분야에서 다른 온라인몰이 따라올 수 없는 '압도적 1위' 플랫폼"이라고 소개했다.

이에 SSG닷컴은 인수 후에도 핵심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기존 전문 인력을 승계하고, 현재와 동일하게 이원화된 운영 시스템을 진행한다. 다만 신세계그룹이 갖춘 인프라를 통해 W컨셉을 전략적으로 육성한다. 예를 들어 스타필드 등 신세계그룹의 오프라인 매장에 W컨셉의 브랜드를 입점하는 등의 방안이다. 

SSG닷컴의 W컨셉 인수는 정 부회장이 유통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승부수로 풀이된다. 최근 신세계그룹은 온라인 유통망을 구축하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선보였다. 올해 1월부터는 네이버와 2500억원대 지분을 교환하며 온라인 플랫폼 확장에 속도를 냈다. 이어 국내 오픈마켓 1위인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도 뛰어들었다.

신세계그룹은 프로야구단 SK와이번스를 인수하며 SSG랜더스를 창단했다. 야구와 유통의 시너지를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남성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SSG닷컴이 종합몰로써 변신을 모색하기 위해서는 오픈마켓 진출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SSG닷컴이 상대적으로 식품·가전·가구 등 다양한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지만, 의류품목군 경쟁력이 높지 않았던 상황에서 W컨셉 인수는 상품과 사업적 모델을 안착시킬 수 있는 계기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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