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일레븐의 운영사 코리아세븐이 15년 만에 적자를 기록했다. 사진은 세븐일레븐이 지난해 7월 오픈한 무인편의점 '시그니처 DDR(Dual Data Revolution)점'. (사진=박은정 기자)
세븐일레븐의 운영사 코리아세븐이 15년 만에 적자를 기록했다. 사진은 세븐일레븐이 지난해 7월 오픈한 무인편의점 '시그니처 DDR(Dual Data Revolution)점'. (사진=박은정 기자)

[뉴시안= 박은정 기자]'삼각김밥의 원조'라 불리던 세븐일레븐의 추락이 계속되고 있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이 2006년 이후 15년 만에 영업적자를 기록한 것이다. 여기에 미국 세븐일레븐에 지급하는 로열티가 발목을 잡고 있어 실적난 해소가 어려운 상황이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코리아세븐은 지난해 8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코리아세븐은 3분기까지 4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4분기에 진입하면서 영업손실이 90억원대로 떨어졌다. 금융서비스 부문 이익을 제외한 편의점 부문 영업손실만 살펴봐도 139억원에 달한다. 

매출은 4조683억원으로 전년 대비 0.26% 증가했다. 그러나 긍정적으로 평가하기엔 조심스럽다. 점포 수가 2019년 말 1만16개에서 지난해 1만501개로 485개가 늘어난 것을 감안하면 실질적으로 감소한 것이다.

시장점유율도 여전히 낮다. 세븐일레븐은 2015년까지만 해도 27.6%였지만 ▲2016년 26.2% ▲2017년 25.1% ▲2018년 24.4% ▲2019년 24.6% ▲2020년 24.4% 등으로 해마다 낮아지고 있다.

코리아세븐 홍보팀 관계자는 "고매출 점포가 관광지나 유흥가 상권 등에 집중돼 있는데 코로나19로 외국인 관광객이 줄어들면서 실적이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4분기에 적자로 돌아선 것에 대해서는 "편의점 업계는 4분기가 비수기"라며 "특히 지난해 연말에는 코로나19 확진자가 1000명대로 급증하면서 유동인구가 줄어들어 성적이 안 좋았다"고 말했다.

코리아세븐이 실적난을 두고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이 또 하나 있다. 코리아세븐이 미국 세븐일레븐에 지급하는 로열티 액수가 지나치게 크다는 점이다. 코리아세븐은 1988년 설립된 이후부터 지금까지 미국 법인 '7-ELEVEN,inc.'과 계약을 맺고 로열티를 지급하고 있다. 로열티는 순 매출의 0.6%를 준다.

지난해 지급한 금액은 272억8200만원이다. 영업손실이 85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세배 가까이 되는 금액이 로열티로 나간 것이다. 만약 로열티가 아니었다면 영업적자에서 벗어날 수도 있었다.

세븐일레븐의 추락에 가맹점주들도 위축된 상황이다.

세븐일레븐을 운영하고 있는 서울의 한 가맹점주는 "지난해 코리아세븐의 신용등급이 떨어지고 실적이 적자로 돌아서면서 세븐일레븐의 경쟁력이 떨어지게 될까봐 걱정된다"며 "실적이 좋아야 본사와 적극 상생도 이어나갈 수 있는데 본사의 경영난이 가맹점주들에게도 영향을 미치게 되는건 아닌지 우려된다"고 토로했다.

경기도에서 세븐일레븐을 운영하고 있는 또 다른 가맹점주는 "본사와 공동체로 생각하고 열심히 일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실적은 실망스런 결과"라고 답했다.

실제 지난해 코리아세븐은 신용등급 악재까지 맞았었다. 지난해 연말 나이스신용평가가 코리아세븐의 기업어음 신용등급을 A1에서 A2+로 한 단계 하향 조정했다. 당시 나이스신용평가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수익성 저하, 가맹점 확대 등에 따른 투자 지속으로 인한 차입금 부담 증가 등의 요인으로 신용등급을 하향했다.

이에 대해 코리아세븐 홍보팀 관계자는 "올해는 수익성이 높은 먹거리 특화 점포 '푸드드림' 플랫폼을 확대할 계획이다"며 "1인 가구 시대의 특성을 반영해 온·오프라인 연계 서비스와 배달 서비스 강화 등을 집중해 실적을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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