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SSG 랜더스의 김원형 감독. (사진 = SSG 랜더스 제공)
프로야구 SSG 랜더스의 김원형 감독. (사진=SSG 랜더스 제공)

[뉴시안=기영노 편집위원]“어린이에게는 꿈을, 젊은이에게 정열을, 온 국민에게 건강한 여가선용을.” 지난 1982년 출범한 프로야구(KBO)가 어느덧 40주년을 맞았다.

그동안 숱하게 많은 선수가 그라운드에서 울고 웃었고, 관중들과 시청자들이 그들을 통해 카타르시스를 느꼈다.

200승 이상을 올린 투수와 400홈런을 넘긴 타자, 메이저리그에서도 드문 40(홈런)-40(도루)을 달성한 선수, 심지어 30승을 올린 투수도 있었다. 또한 세계신기록인 9경기 연속홈런의 자랑스러운 기록도 나왔다.

KBO리그에서 쌓은 실력을 바탕으로 지구촌 최고의 야구 무대 메이저리그에서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는 선수,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다가 KBO리그로 컴백한 선수도 있다. 

초창기 선수들은 일반 직장인의 10년 치 연봉 2400만원이 최고였지만, 지금은 150억 원(4년 동안) 선수도 나올 정도로 파이도 커졌다.

프로야구팀도 6팀에서 10팀으로 늘었고, 1998년 이후 외국 선수들도 합류해 프로야구의 ‘양과 질’이 매우 높아졌다. 

명실상부 '국민 스포츠'로 자리 잡은 프로야구 40주년을 맞아 매주 수요일, 재미있고 의미 있는 40개의 스토리로 찾아뵐 예정이다.

◆ SSG 김원형 감독과 쌍방울 김인식 감독

1991년 8월 21일 광주 구장, 신생팀 쌍방울 레이더스 대 해태 타이거즈전.

김원형 투수는 해태 타이거즈 투수 선동렬의 투구를 경의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2군으로 내려 보내 달라는 자신의 요구를 냉정하게 외면하고 당대 최고의 투수 선동렬과 맞대결시킨 쌍방울 레이더스 김인식 감독을 원망하면서.

그 해 김원형은 4월 26일 프로야구 데뷔전인 태평양 돌핀스와의 경기에서 당시 최연소 완투승을 올리면서 화려하게 데뷔했지만, 그 후 9연패의 깊은 늪에 빠져있었다. 그마저도 모두 선발패였다.

신생팀 쌍방울이 순위보다 선수들을 키운다는 데에 중점을 둔다고는 하지만, 9번 연속 선발로 나가 모두 패한 투수를 당대 최고의 투수 선동렬과 맞대결시킨다는 것은 김인식 감독의 뚝심이 아니고서는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

그러나 김원형은 그 경기에서 기적 같은 일을 해냈다.

9이닝 동안 해태 타이거즈 강타선을 상대로 2안타 무실점으로 완봉승(1대 0승, 19세 1개월 10일, 당시 최연소)을 거둔 것이다. 쌍방울은 김기태 선수가 선동열로부터 결승 솔로 홈런을 빼앗아 김원형에게 천금 같은 승리를 안겨줬다.

◆ 프로야구사상 가장 예쁜 별명 ‘어린 왕자’

그 후 쌍방울 팬들은 김원형 투수를 어린 투수가 신생팀의 에이스 역할을 잘해 낸다며 ‘어린 왕자’로 부르기 시작했다.

김원형은 그 해 6승(2패)을 더 올려 7승 11패(4.69)를 기록했다. 그 후 쌍방울 팀이 SK 와이번스로 넘어갈 때까지도 그대로 남아 2010년까지 134승(역대 9위) 144패 방어율 3.92를 기록했다.

특히 1993년 4월 30일 홈구장인 전주야구장에서 두산 베어스를 상대로(20세 9개월 25일 만에 당시 최연소) 노히트 노런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는 투구 폼이 부드럽고 예뻤다. 주 무기는 빠른 공과 폭포처럼 떨어지는 커브인데, 김원형의 커브는 전설 최동원의 커브와 쌍벽을 이룰 정도로 위력적이었다.

김원형은 “커브는 속도가 빠르지 않아도 각도만 좋으면 체인지업처럼 치기 어려운 공이다”라는 지론을 갖고 있었다.

그는 이제 SK 와이번스 마지막 감독이자, SSG 랜더스 창단 팀의 첫 감독이 됐다.

감독에는 덕장·지장·용장·운장(運將)이 있는데, 김 감독은 가장 좋은 운장(運將)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김 감독은 감독으로 선임 된 후 메이저리그에서 218개의 홈런을 때린 추신수 선수를 (선물로) 받는 행운을 누리고 있기 때문이다.

SSG 랜더스는 2021시즌 개막전에서 유통라이벌 롯데 자이언츠를 5대3으로 꺾은 데 이어 4월 6일 한화 이글스에도 2대1로 이겨 2연승으로 두산 베어스, LG 트윈스와 함께 공동 1위를 달리고 있다.

운장(運將) 김원형 감독이 김인식 감독으로부터 전수한 ‘뚝심 야구’로 어떠한 성적을 올릴 것인지 궁금하다.

◆ 김인식 감독, 국제대회 최고 성적

‘뚝심 야구의 대명사’ 김인식 감독은 KBO리그에서는 두산 베어스팀을 맡아 두 차례(1995, 2001) 우승을 차지하는 데 그쳤다.

그러나 국제 대회 성적은 매우 화려하다.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김경문 감독이 금메달을 땄지만, 그 밖의 대회에서는 김인식 감독이 계속해서 좋은 성적을 올리고 있다.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우승, 2006년 제1회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 4강, 2009년 2회 WBC 준우승, 2015년 WBSC ‘프리미어 12’ 우승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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