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서울시장 재보궐선거에 출마한 박영선(왼쪽)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6일 오후 홍대입구역과 신촌역에서 각각 선거 유세를 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시안=소종섭 편집위원]박영선-오세훈, 두 정치인의 운명이 오늘 갈린다. 선거 결과가 여야에 미치는 영향을 제외하고 두 사람에 주목해봐도 운명적인 날이다. 승리하면 상당한 잠재력을 가진 정치인으로 거듭나게 된다. 반면 패배하면 미래가 불투명해진다. 여야에서 인지도 높은 정치 경력을 쌓아온 두 사람의 정치 운명은 이제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누가 웃을 것인가.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이번이 서울시장 삼수다. 세 번째 도전이다. 박 후보는 MBC 기자로 있을 때 여성 최초 메인 앵커, 여성 최초 특파원 기록을 썼다. 한국인 최초 헐리웃 출입기자이기도 했다. 정치에 입문해서는 민주당 첫 여성 정책위의장, 첫 여성 법사위원장·첫 여성 원내대표를 지냈다. 이번에 승리하면 첫 여성 서울시장이라는 기록까지 쓰게 된다. LH 사태 등 악재를 딛고 일궈낸 승리이기에 극적 효과는 더할 것이다. 4선 국회의원, 중소벤처기업부장관에 이어 서울시장을 지낸다면 입법부와 행정부에 이어 지자체에서 행정 실무까지 경험하는 드문 정치인이 된다. 

이렇게 되면 당 안팎에서 박 후보의 정치적 파워는 더욱 커질 것이다. 내년 서울시장에서 재선한다면 그 성과를 바탕으로 2027년 대선에 도전할 가능성이 크다. 단기적으로는 위기에 처한 여권을 구한 인물로 급부상할 것이다. 그러나 만약 패배한다면 당분간 한 발짝 뒤로 물러나는 것이 불가피하다. 내년 대선의 승패에 따라 재기 여부가 판가름 날 가능성이 크다. 대선에서 여권이 승리한다면 6월 지자체 선거에서 다시 서울시장에 도전하거나 내각에서 역할을 하는 등 새로운 기회를 잡을 수도 있다. 그러나 대선에서 여권이 패배한다면 상당 기간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는 이미 서울시장을 두 번 지냈다. 2006년에 당선해 2010년 재선한 뒤 2011년 8월 무상급식 주민투표가 무산되자 사퇴했다. 오 후보는 스타 변호사 출신이다. ‘일조권’ 소송 등을 승리로 이끌면서 이름을 알려 방송 진행자로 활약했고 이를 바탕으로 2000년 국회의원이 됐다. 그때 이른바 ‘오세훈법’을 만들어 정치개혁의 상징적인 인물로 떠올랐다. 2011년 사퇴한 뒤 고려대학교 등에서 강의를 하며 2016년 종로, 2020년 광진을에서 국회의원에 도전했으나 고배를 마셨다. 2019년에는 자유한국당 전당대회에 당 대표 후보로 나섰으나 패배했다. 3연패였다. 

이번에 승리한다면 오 후보는 정치 인생에서 새로운 전기를 맞는다. 3번째 서울시장을 하는 기록을 갖게 되고 내년에 4번째 서울시장에 도전할 수 있는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게 된다. 연이은 선거 패배에 의기소침해 있는 야권에 새 기운을 불어넣은 주인공이 될 것이다. 내년 대선과 2027년 대선에서도 그의 역할이 주목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만약 패배한다면 유리한 환경에서 승리를 거머쥐지 못했다는 책임론에 시달리며 향후 정치적 재기를 모색하기가 매우 어려워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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