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의 깃발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LG전자 본사 앞 깃발이 펄럭이고 있다.(사진=뉴시스)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의 깃발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LG전자 본사 앞 깃발이 펄럭이고 있다.(사진=뉴시스)

[뉴시안= 정창규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1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했는데요. 놀라운 사실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장기화에 따른 보복 소비 증가가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는 겁니다.

특히 LG전자는 가전과 TV 사업 선전에 힘입어 12년 만에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썼습니다. 최근 휴대폰사업 철수와 함께 시장 반응도 매우 고무적입니다.

전문가들은 LG전자는 2분기에도 가전 사업 부문의 호조세가 이어질 것으로 분석하고 있고, 삼성전자는 2분기 반도체 사업의 회복을 예상하며 실적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제시하는 등 장미빛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가 7일 공시한 지난 1분기 매출은 18조8057억원, 영업이익이 1조5178억원으로, 이는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7.7%와 39.2% 증가한 수치입니다. 특히 LG전자는 가전 판매가 호조를 나타낸 영향에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썼습니다.

증권가에서는 코로나19로 '집콕 문화'가 확산하면서 프리미엄급 가전과 TV 판매가 늘어난 영향이 이번 호실적의 배경으로 풀이하고 있습니다. LG전자의 생활가전(H&A) 부문의 1분기 영업이익이 8000억원 안팎을 기록했을 것으로 분석했기 때문입니다.

영업이익은 1조2438억원을 기록했던 2009년 2분기 이후 12년 만에 최대입니다. 매출액도 '펜트 업(억눌린)' 효과를 톡톡히 봤던 지난해 4분기(18조7826억원)를 뛰어넘었습니다.

◆ LG, 가전·TV 판매 호조 이어져

생활가전 매출도 분기 사상 처음으로 6조원을 넘어섰을 것으로 추산했고, 공기청정기, 의류관리기, 식기세척기 등 신(新) 가전의 인기와 더불어 맞춤형 공간 인테리어 가전인 '오브제컬렉션'이 실적을 뒷받침 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TV 사업을 담당하는 HE 부문 역시 프리미엄급 OLED TV가 지난해에 이어 올 초에도 판매량이 늘어나면서 기존 예상치를 뛰어넘는 실적을 거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LG전자가 OLED TV 제품 가격을 인하하고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는 등 외형 확대 정책이 시장이 통했다는 평가입니다.

최근 LG전자는 적자만 쌓여가던 스마트폰 사업을 '철수 선언'을 한지라 2분기부터는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오를 것으로 보여 더 기대감을 주고 있습니다. 증권가에서는 MC(모바일 커뮤니케이션) 사업본부의 실적이 2분기부터는 중단사업손실로 반영돼 연간 영업이익이 사상 최대치에 달할 전망이라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또 새 먹거리 사업인 전장부문(VS)에서 적자 감소가 예상되면서, 올해 전장사업에 대한 흑자전환을 노리고 있어 기대감을 주고 있습니다.

증권사들은 올해 LG전자의 연간 영업이익을 3조원 후반대~4조원 대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NH투자증권 고정우 연구원은 "스마트폰 사업 철수로 ’21년 2분기부터 실적 변화 클 것으로 보인다"면서 "현 시점에서 스마트폰 사업 관련 중단 손실을 추정하는 것은 어려우나, 규모는 최소 6495억원(’21년 2분기~4분기 스마트폰 사업 예상 영업적자) 이상일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스마트폰 사업 중단 영향으로 올해 연간 매출액은 기존 68.9조원에서 65.9조원으로 감소하는 반면 영업이익은 기존 3.6조원에서 4.2조원으로 증가 가능할 것이다"고 전망하기도 했습니다.

키움증권 김지산 연구원은 "가전과 TV 중심의 홈코노미 수요 강세가 이어지고, 자동차부품이 전기차부품 위주의 체질 개선 성과를 보여줄 것"이라며 "(휴대폰 사업 철수로) 연간 1조400억원의 예상 손실이 제거돼, MC(모바일커뮤니케이션) 사업부를 제외한 연결 영업이익은 4조 8029억원에 이를 전망"이라고 내다봤습니다.

◆ 삼성, 스마트폰·소비자가전 사업 흥행

삼성전자 역시 1분기 경영실적을 잠정 집계한 결과 매출 65조원, 영업이익 9조3000억원을 달성, 깜짝 실적를 기록했습니다.

삼성전자의 어닝서프라이즈는 매년 있어왔기에 크게 놀라운 사실은 없습니다. 다만, 반도체 사업 부진 속에 휴대폰·가전부문이 기대 이상으로 선전했다는 것이 분기 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삼성전자는 1분기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모바일(IM) 부문의 예상 영업이익이 4조3000억원 안팎으로 분기 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반도체 수익이 기대에 못 미쳤지만 LG전자와 마찬가지로 스마트폰(모바일)과 프리미엄 TV·가전 등 완성품들이 시장에서 선전한 결과입니다.

실제 3월에서 1월로 출시 시기를 앞당긴 플래그십 모델 갤럭시 S21과 보급형 갤럭시 A시리즈 판매가 호조를 보인 영향도 매우 컸습니다.

갤럭시 S21은 출시 57일 만인 지난달 26일 기준으로 판매량이 100만대를 돌파했습니다. 이는 2019년 출시된 갤럭시 S10에 비해서는 열흘 정도 느리지만 작년 S20에 비해서는 한 달가량 빠른 기록입니다.

증권가는 수익성이 뛰어난 갤럭시 버즈 등 웨어러블 제품의 매출 증가도 영업이익 개선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을 내놨습니다.

TV를 포함한 소비자 가전 부문도 코로나19의 '펜트업(억눌린)', '집콕' 수요 덕분에 작년 말의 상승세를 이어갔습니다.

반면 반도체의 1분기 영업이익은 3조5000억∼3조6000억원 정도로 예상돼, 지난해 1분기(4조1200억원)는 물론 환율(원화 강세) 영향이 컸던 작년 4분기(3조8500억원)에도 못미친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증권업계는 오스틴 파운드리 공장의 재가동이 한달 이상 지연되면서 매출 기준 3000억원 정도의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특히 2분기는 반도체 부문이 회복되면서 실적 개선세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지도 지켜봐야 할 노릇입니다.

특히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 상승이 2분기부터 본격 반영되며 수익성 확보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 정전 사고에 대한 텍사스 주정부의 손실 보상이 2분기에 이뤄질 수 있단 점도 호재입니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영업이익은 1분기를 저점으로 꾸준한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며 "2분기 실적 개선은 반도체가 주도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2분기 실적도 매출 60조3000억원, 영업이익 10조3000억원으로 시장 기대치를 소폭 상회할 전망"이라며 "본격적인 가격 반등 사이클에 진입한 D램과 낸드 부문의 실적이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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