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오영환, 이소영, 장경태, 장철민 의원과 함께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더불어민주당 2030의원 입장문'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사진/뉴시스)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오영환, 이소영, 장경태, 장철민 의원과 함께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더불어민주당 2030의원 입장문'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사진/뉴시스)

[뉴시안=소종섭 편집위원]4·7 재·보궐선거 이후 여야가 모두 혼돈 상태다. 변화와 쇄신보다는 구태와 기득권을 고수하려는 모양새다. 민심의 따가운 회초리를 맞은 여권에서는 여전히 강성친문 세력들이 목소리를 내고 있다. 야권에서는 벌써부터 당권 투쟁과 야권통합 논의가 일면서 갈등하는 흐름이다. 아직도 제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다. 여야 모두 민심에 주목한 반성과 변화, 쇄신 경쟁보다 기득권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여야 권력의 진공 상태에서 벌어지는 정치권의 권력쟁투는 또다시 민심의 외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민주당은 비상대책위원회를 출범했다. 그러나 시작부터 ‘친문’ 논란에 휩싸였다. 위원장을 맡은 도종환 의원이 친문 의원들의 모임으로 알려진 ‘민주주의 4.0 연구원’ 이사장을 맡고 있는 것부터 논란이 됐다. 또 애초 방침과 달리 최고위원들을 전당대회에서 선출하기로 결정하면서 당원 다수인 ‘친문’의 영향력이 그대로 나타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반성문’을 쓴 초선 의원 5명도 ‘친문 당원’들의 압박에 한발 물러섰다. 지난 11일 “우리 모두의 잘못”이라며 "반성문은 지난 이틀 동안 (언론에 의해) 본질과 세부 내용이 생략된 채 자극적인 제목으로 곡해돼 다뤄졌다"고 말했다. 친문 당원들은 초선 의원들의 ‘반성문’이 나온 뒤 ‘초선 5적’ ‘초선족’ 등의 표현으로 이들을 비판해 왔다. 권리당원 게시판 등에는 전화번호까지 나돌며 이들에게 수천 통의 문자 메시지가 쏟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태라면 4월 16일 원내대표 선출, 5월 2일 전당대회 당 대표 선출에서 ‘친문’ 중심의 기존 흐름이 그대로 유지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렇게 되면 “4·7 이후 변한 게 무엇이냐.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는 비판이 쏟아질 것이다.

야권도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다. 국민의힘은 선거를 승리로 이끈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물러난 뒤 리더십 공백 상태를 맞았다. 김 전 위원장에 대해서는 비판하는 이들도 있으나 큰 틀에서 국민의힘의 변화를 이끌어온 측면이 더 강하다. 광주 5.18묘역에서의 무릎 사과, 서울시장 단일화 과정에서의 과정 관리와 통찰력 등은 강한 인상을 남겼다. 국민의힘은 대표 선출, 국민의당과의 통합, 홍준표 전 대표의 복당,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의 관계 설정 등 복잡한 문제들이 일거에 쏟아져나오는 모양새다. 이를 수습하고 체계를 잡아끌고 나갈만한 리더십을 가진 인물이 보이지 않는다. 주호영 원내대표가 대표에 출마할 경우 ‘영남패권’ 논란이 불거질 가능성도 있다.

여야의 이런 혼돈은 상황을 조정, 통괄할 카리스마가 있는 강력한 리더십의 부재에서 온다. 그 틈을 타 여권에서는 ‘친문’들이 여전히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야권에서는 반김종인 세력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러나 이런 흐름은 쇄신과 변화와는 정반대로 가는 것이어서 향후 ‘누가 변화의 주도권을 쥘 것인가’에 따라 내년 대선의 향방이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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