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KB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농협은행 본사. (사진=KB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NH농협은행)
(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KB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농협은행 본사. (사진=각 사)

[뉴시안= 임성원 기자]주요 금융지주사의 지분율 100%인 인터넷전문은행이 등장할지 업계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최근 은행연합회가 인터넷은행에 관심을 보이는 대형 금융지주사들이 늘어났다며, 조만간 금융당국에 건의할 것으로 전해지면서 관련 논의가 급물살 타는 분위기다.  

12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은행연합회는 이달 중 주요 금융지주사의 인터넷전문은행 수요 조사 결과 등을 금융위원회에 전달할 예정이다. 해당 조사 결과에는 KB국민·신한·하나·우리금융 등 주요 금융지주사들이 당국이 인허가만 내준다면 인터넷은행 설립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입장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지주들은 인터넷은행 관련 현행법상 인터넷은행을 자회사로 두는데 별다른 제약이 없으나 현재 인터넷전문은행의 일부 지분을 보유하는 수준이다. 다만, 비금융사의 경우 인터넷은행에 대해 산업자본의 지분 보유 한도를 최대 34%까지만 보유할 수 있도록 제한하고 있다.

현재 인터넷은행이 완전 자회사로 인터넷은행을 두고 금융지주사들은 계열사 은행을 통해 인터넷은행의 주요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카카오뱅크의 지분 9.35%를 보유한 3대 주주이며, 우리은행은 2대 주주로서 19.9%를 확보하고 있다. 하나은행도 오는 7월 출범을 예고한 토스뱅크의 지분 10%를 확보하며 2대 주주에 올랐다.

이번 은행연합회 수요 조사에 주요 금융지주사들이 금융당국으로부터 신규 허가를 받으면 인터넷은행 사업 진출에 적극 나서겠다는 의지를 피력하며, 그 배경에도 관심이 집중됐다.

업계에서는 금융지주사들이 디지털 전환에 사활을 걸고 있을 뿐만 아니라, 지난해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 여파로 비대면 업무가 늘어나면서 이에 대한 금융 소비 대응 차원에서 관심을 보이는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고객의 금융 경험이 모바일을 대표로 하는 비대면 채널에서 주로 이뤄지는 분위기이고, 코로나19 이후 급격하게 변화하는 금융소비자들을 적극 대응하기 위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대형 금융지주사들이 인터넷은행의 관심을 보였던 반면, 농협금융지주는 수요 조사 당시 이에 대해 반대 의사를 전했다.

농협금융 측은 "인터넷은행 설립 계획이 현재 없다"면서 "농협 모바일뱅킹인 '올원뱅크'를 고도화하는 데 주력하겠다"라고 유보적 입장을 밝힌 상태다.

케이뱅크·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들은 "관련 논의가 이뤄지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면서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는 입장이다.

인터넷전문은행 한 관계자는 "시중은행들의 인터넷전문은행 진출은 특례법의 취지에 비춰봤을 때는 적합하지 않다"며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경우도 이제 겨우 본격적으로 발을 내딛기 시작한지 얼마되지 않은 상황에서 반가운 소식은 아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2017년 24년 만에 신규은행으로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와 당국으로부터 인허가를 받았다. 출범 당시 금융권에 영향을 미치며 생태계를 바꿔놓는 ‘메기’ 역할을 꾀하며 은행권의 예금 금리 경쟁을 불러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역대 최저 수준인 기준금리 시대가 도래하면서 예대마진을 맞추기 위해 결국 '백기'를 든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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