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코스닥 지수 1000 돌파 기념 퍼포먼스를 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김학균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위원회 위원장, 장경호 코스닥협회 회장,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 나재철 금융투자협회 회장, 홍순욱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장. (사진=뉴시스)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코스닥 지수 1000 돌파 기념 퍼포먼스를 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김학균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위원회 위원장, 장경호 코스닥협회 회장,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 나재철 금융투자협회 회장, 홍순욱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장. (사진=뉴시스)

[뉴시안= 임성원 기자]코스피가 연초 3000선 고지를 넘긴 데 이어, 코스닥도 20여년 만에 다시 1000선을 돌파하며 '천스닥(코스닥 1000)' 안착을 예고했다. 코스닥시장이 천스닥에 안착하고 추가 성장세를 이어가려면 개별 종목의 견조한 실적이 뒷받침돼야 한다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 지수는 9.72포인트(0.97%) 상승한 1010.37포인트로, 여전히 1000선을 유지했다. 전날 코스닥 지수는 11.26포인트(1.14%) 상승한 1000.65p(포인트)에 거래를 마쳤다. 앞서 올해 1월 26일 장중 1000포인트를 돌파했던 적은 있으나, 종가 기준으로 1000선을 돌파한 건 지난 2000년 9월 14일, 1020.70포인트 이후 약 20년 7개월여 만이다.

투자 업계에서는 닷컴 버블 때와 다르게 펀더멘털(기초체력) 강화에 따른 성장으로 코스피와 함께 코스닥도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코스닥 지수는 지난 2000년 3월 당시엔 '닷컴 버블'로 3000선 가까이 올랐으나, 그해 12월에 500선까지 폭락했다. 이후 2014년까지 400~500포인트 박스권 장세를 지속하다가 2015년 바이오·대중국 필수소비재 등에 힘입어 770선을 웃돌았다. 글로벌 금융위기 시기인 2008년 10월에는 200선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지난해 3월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여파로 400대 초반으로 폭락했다. 그러나 전날 코스닥 장에서 바이오·2차전지 등의 혁신 성장 산업의 강세에 힘입어 지난해 3월 저점인 428.35 대비 1년여 만에 133% 반등한 결과를 나타냈다. 

시가총액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이번 코스닥 1000선 돌파로 시가총액은 411조1000억원으로 사상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지난 2000년도 말 29조원과 비교해 시총이 14배 정도 증가했다. 지난 1월 장중 1000선을 넘었을 때도 시총 400조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코스닥 지수는 전날 기관과 외국인 등이 주식을 사들이며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18억원, 362억원 등을 순매수했다. 반면 개인 투자자들은 195억원을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날 코스닥 시장에서는 개인 투자자들이 537억원의 주식을 사들였고, 외국인과 기관은 각 270억원, 112억원 등을 순매도했다.

업계에서는 천스닥 입성에 개인 투자자들의 순매수세가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평가했다. 개인 투자자들이 지난해 16조3000억원을 순매수하며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는 판단에서다. 지난 3월 말 기준일 평균 거래량과 거래대금 역시 각각 24억6800만주, 24조6800억원으로 역대 최고기록을 세웠다.

이에 개인 투자자들이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경기 부양 의지와 경기회복 기대감에 코스닥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었던 것처럼 향후 천스닥 안착에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코스피 1000포인트 회복에 정부의 지속적인 코스닥 활성화와 함께 바이오·2차전지 등 소재 섹터가 혁신 산업으로 부각되면서 가능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정부는 혁신기업 지원을 통한 경제활력 제고를 위해 지속적으로 코스닥 시장 활성화 의지를 내비쳤다. 지난 2004년 12월 14일(벤처활성화 방안)부터 2011년 1월 26일(코스닥 시장 건전 발전 방안), 2016년 10월 5일(역동적인 자본시장 구축을 위한 상장·공모제도 개편방안), 2018년 1월 12일(코스닥시장 활성화를 통한 자본시장 혁신방안)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노력해왔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닥 시장은 그간 바이오에 대한 의존도가 커 고평가 논란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면서 "최근 배터리·반도체 장비 등 기업으로도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면서 코스닥 1000선 탈환이 가능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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