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 불가리스. (사진=남양유업 페이스북)
남양유업 불가리스. (사진=남양유업 페이스북)

[뉴시안= 박은정 기자]남양유업의 자사 제품 발효유 '불가리스'가 코로나19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면서 질병관리청이 코로나19 예방 효과가 있을지 예상하기 어렵다고 우려감을 표했다. 반면 남양유업의 주식은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1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남양유업 항바이러스면역연구소와 한국의과학연구원은 13일 서울 중구 LW컨벤션에서 '코로나19 시대 항바이러스 식품 개발 심포지엄'을 열고 불가리스의 항바이러스 연구 성과를 발표했다.

박종수 남양유업 항바이러스면역연구소 박사는 "불가리스 발효유 제품의 실험실 실험 결과, 인플루엔자바이러스(H1N1)를 99.999%까지 사멸하는 것을 확인했다"며 "코로나19 억제효과 연구에서도 77.8% 저감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남양유업도 보도자료 배포를 통해 "발효유 제품이 인플루엔자·코로나19 바이러스 효과가 있음을 국내 최초로 연구했다"며 "충남대학교 수의대는 불가리스가 코로나19 억제 효과 연구에도 77.8% 저감 효과를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남양유업은 이어 "연구 성과는 기존 제약과 의학계 중심의 백신·치료제 개발이라는 통념적인 영역에서 벗어나 안전성이 확보된 식품 완제품에서 항바이러스·면역이라는 새로운 가치를 발견했다"고 자부심을 표했다.

그러면서 "발효유는 생명공학의 결정체로 새로운 식품 발전 방향의 전환점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한다"며 "발효유의 잠재적 가치에 대한 발견과 함께 세부 장용기작에 대한 과학적 입증을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연구 의의를 강조했다. 

남양유업의 연구 결과가 발표된 후 업계는 들썩이기 시작했다. 해당 연구 결과가 코로나19 예방효과를 확실히 증명할 수 없다는 반박이 제기된 것이다. 남양유업이 주장하는 연구 결과는 '원숭이 폐 세포'를 숙주 세포로 실험한 것일 뿐, 실제로 사람이 음용한 후에 대한 결과가 포함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질병관리청도 논란 잠재우기에 나섰다. 소비자들 사이에서 '불가리스를 마시면 코로나19에 안 걸린다'라는 식으로 오해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질병청은 "특정 식품의 코로나19 예방 또는 치료 효과를 확인하려면 사람 대상의 연구가 수반돼야 한다"며 "잘 통제된 사람 대상의 연구 결과가 발표되면 그 이후 공유할 만한 효능인지를 검토하는 것이 적절해 보인다"는 공식 입장을 내놨다.

또 "해당 연구는 바이러스 자체에 제품을 처리해서 얻은 결과"라며 "인체에 바이러스가 있을 때 이를 제거하는 기전을 검증한 게 아니므로 실제 효과가 있을지 예상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남양유업의 연구 결과가 투자자의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서 자본시장법상 불공정거래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현행 자본시장법은 '타인에게 오해를 유발하지 않기 위해 필요한 중요사항의 기재 또는 표시가 누락된 문서 등으로 재산상의 이익을 얻고자 하는 행위'에 대해 불공정거래 중 하나인 부정거래로 규정하고 있다. 

이같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남양유업의 주식은 폭등하고 있다. 남양유업은 13일 연구 결과가 발표되기 전 거래일 대비 8.57% 승상한 38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시간 외 거래는 10% 오른 41만8000원까지 치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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