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2월 2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2월 2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시안= 임성원 기자]한국은행이 15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재의 0.5%로 동결하기로 했다. 앞서 지난해 3월 기준금리를 1.25%에서 0.75%로 내린 뒤, 그해 5월 사상 최저 수준인 연 0.5%로 추가 인하한 바 있다. 이후 이번까지 7차례 연속 같은 수준을 유지한 것이다.

국내 경제가 수출과 투자를 중심으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여전히 심각한 상황에서 내수 부진 등 불확실성이 높아 완화적 통화정책 유지가 불가피했던 것으로 보인다.

최근 부동산·주식 등 금융 시장은 비교적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소비도 비교적 회복세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전체 소매판매액 지수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2월 소매판매액 지수는 계절 요인을 제거한 계절조정 지수 기준 115.2(2015=100)으로 코로나19 이전인 지난 2019년 12월 116.2에 근접한 수치였다. 국내에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되던 지난해 2월에는 105.7, 3월엔 106.1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코로나19에 대한 불안감은 여전하다. 백신 접종이 순차적으로 진행되고 있지만, 확진자 수가 최근까지도 600~700명대를 유지해 4차 대유행이 가시화된 상황이다. 이날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698명이다. 방역당국이 코로나19 재확산을 우려해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강화할 경우 민간 소비 회복 속도가 더뎌질 수 있다.

한은 금통위는 국내 경제가 수출과 투자 중심으로 안정적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으나,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경기 회복 속도 여부가 불확실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지난달 24일 서면 기자 간담회에서 "아직 실물경제 활동이 잠재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만큼, 우리 경제가 코로나19 충격에서 벗어나 정상 궤도로 복귀했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현재로서는 정책기조(완화적 통화정책)를 서둘러 조정할 상황은 아닌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기준금리 동결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기준금리(3월 0.00∼0.25%로 인하)와 격차는 0.25∼0.5%포인트(p)로 유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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