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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안= 김진영 기자]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4·7 재보선 이후 동시에 자중지란을 겪고 있다. 같은 모습 다른 이유인 셈이다. 
먼저 민주당의 경우 친문 강성파와 비문 온건파 사이에 갈등이 점점 깊어지고 있다. 
민주당의 중진 의원 6명은 지난 15일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강성 당원을 정면 비판하고 나서서 눈길을 끌었다. 
이들은 이날 오후 낸 입장문에서 최근 온라인에 게재된 ‘권리당원 일동’ 명의 성명서를 언급하며 “이는 전체 권리당원 명의를 사칭하여 당헌·당규 및 실정법에도 저촉될 수 있는 행위로서 상응한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문파 강경 당원은 계륵
입장문에는 5선 변재일·이상민·안민석, 4선 노웅래·안규백·정성호 의원 등 당내 비주류로 분류되는 중진 6명이 이름을 올렸다. 
‘문파’라 불리는 강성 당원의 행태에 대해 복수의 민주당 의원들이 한 목소리로 비판에 나선 것은 강성파들의 수위를 넘는 언행 때문이다. 

앞서 지난 12일 민주당 권리당원 게시판 등에는 재·보선 참패의 원인 중 하나로 ‘조국 사태’를 언급한 2030 초선 의원 5인은 문파 강성파들에 의해 뭇매를 맞았다. 강성파들은 초선 5인방을 향해 “왜곡과 오류로 점철된 쓰레기 성명서를 내며 배은망덕한 행태를 보였다”고 공격하는 내용의 성명서를 ‘민주당 권리당원 일동’ 명의로 띄웠다.
민주당의 한 당직자는 이날 뉴시안과의 전화통화에서 “표현의 자유라는 미명을 내세운 일부 당원의 과도한 행위는 오히려 당에 심각한 상처를 남길 수 있어 중진들이 제동을 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선거참패 이후 당 쇄신과 관련해 친문과 비문의 입장차이가 점점 커지고 있다. 심지어 최근에는 여권 내부에서 “쇄신한다더니 ‘도로친문’ 아니냐. 이대로면 대선은 필패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갈등은 원내대표와 당 대표 선출을 놓고 심각한 국면으로 가고 있다. 여권 주변에서는 “이대로 가면 대선후보를 놓고 친문과 비문이 대격돌을 할 수도 있다”고 전망한다. 

대선 총선 지방선거 때마다 선거판의 히든 또는 조커카드로 거의 매번 등장하는 인물은 바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다. 지난 4·7 재보선 때도 ‘극적 합의’라는 신파극이 안 대표에 의해 또 상영됐다. 대선을 앞두고 어김없이 안철수 대표는 국민의당을 ‘합당카드’로 쓰고 있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합당을 조율하고 있는데 여기서 주목할 것은 이 때문에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민주당과 마찬가지로 ‘자중지란’이 심각하게 불거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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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주는 떡도 못 먹어
주호영 국민의힘 당 대표 권한대행은 이번 주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회동해 합당과 관련한 논의를 이어갈 계획이다. 하지만 당 내부 중진들 사이에선 이를 부정적인 시선으로 보고 있다. 일부 중진들은 안철수 대표가 국민의힘으로 들어와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안철수 대표가 이를 수용할 가능성이 높지 않기 때문에 주호영 대행은 합당형태로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이다. 
최근 안철수 대표는 “합당의 시기와 방법의 문제가 남아있지만 큰 목적에 동의한다면 무리 없이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정치권에서 주호영 권한대행은 일단 합당을 성사시킨 뒤 국민의힘이 합당체 지도부를 구성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문제는 합당 추진을 놓고 당 내부에 반대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합당이 성사될 경우 별도 협의에 의해 지도부구성 논의가 이뤄져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파열음이 적지 않을 것이고 그러다가 대선을 앞두고 내부적으로 혼란만 더 키울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무엇보다 현재 지도부가 합당 이후 지도부 재구성 논의를 반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개별입당은 환영’이라는 입장을 내놓고 있어 일각에서 “합당은 사실상 힘들어졌다”는 견해도 제기된다. 
합당과 관련해 ‘무조건 반대’ 의견과 ‘지도부 재구성 불가’ 입장을 고수하는 이들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도 내부적으로 존재한다. 
주호영 권한대행에 찬성하는 이들은 “합당이 불발로 끝나고 안철수 대표의 국민의당이 김종인·금태섭의 제 3지대로 들어가 버릴 경우 대선에서 집권여당 뿐만 아니라 제 3당과도 싸워야 한다. 이는 전선을 복잡하게 만드는 행위”라고 경고한다.   
김종인-안철수-금태섭의 제 3지대가 크게 흥행할 경우 국민의힘에서 제 3지대로 자리를 옮기는 이들이 분명히 있을 것이고 이렇게 되면 국민의힘은 심각한 인재 누수현상까지 겪어야 할 수도 있다.   

한편 국민의힘을 ‘아사리판’이라고 맹비난한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도 국민의힘 내부분열 분위기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무소속 홍준표 의원의 복당 문제도 순조롭지 못하다. 이에 홍 의원은 지난 15일 일부 ‘소수 계파’가 본인의 입당을 막는다고 밝혔다. 
홍 의원은 “외부 사람과도 합당하고 영입하자고 외치는 마당에 일시 외출했던 자기 집 사람의 귀가도 막는다면 당원과 국민들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국민의힘 지도부를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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