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국무총리가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뉴시스)
정세균 국무총리가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뉴시스)

[뉴시안=소종섭 편집위원]정세균 국무총리가 사퇴한다. 정 총리는 진작부터 대선 레이스에 뛰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공직에 있기에 명시적으로 뜻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사석에서는 뜻을 굳힌 지 오래다. 그의 대선 레이스 참전이 여권 내 이른바 ‘제3 후보론’으로 연결될지는 알 수 없다. 아직 지지율이 미미한 데다 그가 얼마만큼의 파괴력을 발휘할지 계량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여권의 핵심 지지기반인 호남을 놓고 펼칠 이낙연 전 대표와의 경쟁이 어떤 양상으로 벌어질지도 관심사다.

정 총리는 이른바 ‘정세균계’라고 불리는 세력을 이끌고 있다. 여권 내 보이지 않는 상당한 세력군이다. 안규백 이원욱 김영주 김성주 안호영 의원 등이 중심이다. 정세균계 의원들이 주축인 공부모임 '광화문 포럼'에도 40여 명의 의원들이 참여하고 있다. 정 총리의 싱크탱크 격인 ‘국민시대’ 또한 지역별로 발대식을 열며 세 규합에 나선 상태다. 정가에서는 “이미 지역조직을 상당히 구축했다”라고 평가한다. 나름 조직력을 갖췄다는 것이다.

고려대 총학생회장을 지낸 쌍용그룹 상무 출신인 정 총리는 당 대표, 산자부 장관, 국회의장을 지낸 6선 의원이다. 국무총리까지 역임했으니 대통령 빼고는 다 해본 셈이다. 입법과 행정 영역에 정통하고 실물 경제 흐름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백봉신사상을 여러 차례 수상했을 정도로 이미지도 좋다. 중도 통합적인 인물로 알려져 있다.

정 총리는 여권 대선 가도에 변수가 될 수 있을까. 태풍의 눈으로 떠오를 수 있을까.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정 총리의 대선 후보 지지도는 5%를 넘지 못하고 있다. 대략 3-4%를 기록하고 있다. 정 총리 측에서는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하면 달라질 것이다”라며 기대를 숨기지 않는다. 탄력이 붙기 시작하면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여권 내 양강 체제를 형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정 총리의 대선 가도 순항 여부와 관련해서는 몇 가지 주목해볼 점이 있다. 우선 이낙연 전 대표 지지율의 향방이다. 정 총리와 이 전 대표는 핵심 타깃 지지층이 겹치는 부분이 있다. 호남이다. 4.7재보궐 선거 이후 이 전 대표는 당분간 잠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대선 후보 레이스를 포기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나중에 실제 경선전에 들어갔을 때 어떨지는 모르나 일단 정 총리는 이 전 대표 지지율을 흡수하는 것이 일차 목표가 될 것이다. 정 총리가 지지율 10%를 넘어서게 되면 흐름을 탈 가능성이 있다

지난 15일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등 4개 여론조사기관이 합동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이전 대표의 호남 지지율은 16%였다. 민주당 지지층만 놓고 보면 이재명 지사 50%, 이낙연 전 대표는 23%로 격차가 컸다. 진보진영 대선후보 적합도에서도 이재명 지사 33%, 이낙연 전 대표 11%, 정세균 국무총리 4% 순이었다. 이 조사는 지난 12~14일 전국 18세 이상 남녀 1010명이 참여했다. 휴대전화 가상번호(100%)를 이용한 전화면접조사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 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확인하면 된다.

정 총리가 어떤 타깃층을 대상으로, 어떤 메시지를 내는지도 관심사다. 그동안 정 총리의 메시지는 파괴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분명치가 않다는 지적이다. 이런 점은 민주당 지지층의 지지를 얻는 데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상대적으로 중도개혁 성향으로 알려진 정 총리는 열성 지지층 보다는 중도진보층을 대상으로 메시지를 낼 가능성이 있다.

또 자신의 대표브랜드를 어떤 것으로 브랜딩하는지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이재명 지사는 ‘기본소득’으로 상징되는 ‘기본시리즈’를 자신의 브랜드로 만들었다. 이낙연 전 대표는 ‘신복지’와 ‘신경제’를 내세웠으나 브랜드화하는 단계까지는 가지 못했다. 정 총리는 어떤 것을 내세울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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