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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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안= 김진영 기자]이해찬계 친문인 4선의 윤호중(58·경기 구리) 의원이 더불어민주당 새 원내대표 자리에 앉게 되자 야권에서 벌써부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윤 의원은 16일 원내대표 선출 의원총회에서 비주류 3선인 박완주 의원을 누르고 새 원내 사령탑의 자리에 올랐다.
국민의힘은 “협치에 나서라”며 그의 향후 행보를 경계하고 나섰다. 
윤희석 대변인은 이날 구두논평에서 “윤 원내대표가 법사위원장으로서 불통과 독주의 모습을 보여 왔고, 지난 보궐선거에서는 지나친 표현으로 야당을 폄훼해 우려되는 것이 사실”이라고 했다.
또 윤 대변인은 “반성과 개혁을 요구하는 국민의 바람과 달리 과거로의 회귀가 아니냐는 걱정도 있다”며 "편 가르기와 분열의 정치를 멈추고 야당을 국정 운영의 동반자로서 존중하는 협치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민주당 쇄신 제대로 될까
민주당 비주류를 중심으로 한 일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친문인 윤 의원이 압승을 거두면서 정책기조 변화 등 비주류 중심의 쇄신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민주당 비주류 사이에 확산되고 있다.
원내대표가 윤 의원은 다음 달 2일 전당대회 때까지 비상대책위원장도 겸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당내 친문세력의 결집력은 더 강화될 수밖에 없다.
그가 향후 친문세력의 지지를 기반으로 강력한 개혁을 주도할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은데, 이는 그의 언행을 살펴보면 설득력이 있다. 


윤 원내대표는 정견 발표에서 “개혁의 바퀴를 여기서 멈춰서는 안 된다”면서 “속도 조절, 다음에 하자는 말은 핑계일 뿐이다. 지금 개혁하지 않으면 언제 하겠느냐”고 말한 바 있다.
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은 검찰과 언론개혁 부분이다. 
이와 관련해 윤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21대 국회 2기 원내사령탑으로 선출된 직후 기자들과 만나 개혁 과제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윤 원내대표는 “검찰 개혁, 언론 개혁, 많은 국민들께서 염원하는 개혁 입법을 흔들리지 않고 중단 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윤 원내대표는 “이미 제출된 법안이 많이 있고, 앞으로 제출될 것도 있다”며 “검찰개혁 법안은 새 지도부가 선출되면 협의해서 추진 절차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강성 친문파 ‘나홀로 개혁’
정치권 일부에서는 윤 원내대표가 강력하게 검찰과 언론개혁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본다. 
민주당 출신의 한 전직 고위공직자는 “국민적 지지없는 개혁은 명분이 모호하고 여기에 검찰과 언론의 거센 반발과 여론의 힘까지 이 반발력에 실릴 경우 대선에서 역풍을 맞아 돌이킬 수 없는 타격을 입게 될 가능성이 크다”며 “이렇게 되면 그 책임론이 원내대표에서 쏠리게 되는 것은 자명한 일이 아닐 수 없다”고 우려했다. 

이 인사의 말은 이미 현실화되고 있다. 벌써부터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행보에 상당한 힘이 실리고 있는데다 검찰이 정권핵심부를 겨냥한 수사를 추진 중이고 언론 역시 부동산정책 실패로 나빠진 민심을 연일 부각시키고 있어 여권은 4·7재보선 참패의 상처를 회복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검찰수사와 언론은 정치에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선거에서 검찰수사와 언론보도는 당락을 결정하는 주요변수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대선을 앞두고 추진되는 개혁은 그 의도를 의심받을 수 있어 국민적 공감대를 얻기 힘들다. 검찰이 선거 직전에는 ‘정치수사’ 논란을 우려해 정치권과 관련된 수사를 멈추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또 친문의원과 강성 문파 당원이 주도하는 개혁은 ‘자숙’을 거부하는 집권여당의 거만함에 다름 아니라는 여론이 적지 않다. 

이에 대해 민주당의 한 의원은 “문제는 이런 여론을 민주당 친문강경파들이 ‘보수야당의 작은외침’에 불과하다고 보는 시각에 있다”고 말했다. 
말하자면 재보선 참패에도 불구하고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는 이야기다. 


사정기관 주변에서는 민주당이 검찰개혁을 먼저 서두를 것이라고 관측을 제기한다. 검찰총장 인선과 더불어 월성원전 등 여권을 향한 검찰수사가 추진되고 있어서다. 
이에 야권을 중심으로 한 정치권에서 “대선 전 검찰개혁을 통해 여권수사 이슈를 잠재우려는 한다”는 지적이 적지 않게 나온다.  
이같은 여론에도 불구하고 윤 원내대표가 어디까지 직진을 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윤 원내대표는 서울대 재학 시절 학원자율화추진위원장을 지냈다. 대학 졸업 후 김대중 전 대통령이 만든 평화민주당의 기획위원으로 처음 정치권에 발을 담갔다.
당시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가 연구소장으로 있었던 평화민주통일연구회(평민연)가 평민당에 집단 입당할 때 같이 합류했다. 이후 한광옥 전 의원 보좌관을 거쳐 김대중 정부시절 청와대에서 행정관으로 근무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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