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뱅커 1호로 선정된 우리은행 직원의 모습. (사진=우리은행)
AI뱅커 1호로 선정된 우리은행 직원의 모습. (사진=우리은행)

[뉴시안= 임성원 기자]은행들이 실제 업무에 활용할 수 있는 AI(인공지능) 서비스를 앞세워 디지털 혁신 금융 서비스를 도입하는 데 한창이다. 이는 디지털 전환의 속도를 높이면서 네이버·카카오 등 빅테크 기업들의 플랫폼 강화에 맞서 다양한 대응 방안을 모색하겠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19일 은행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AI 은행원 서비스인 'AI뱅커'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영상합성 기술 스타트업인 라이언로켓(LionRocket)과 지난 15일 업무협약을 맺고, AI 딥러닝(Deep Learning)을 기반으로 한 서비스 구축에 본격적으로 돌입했다.

AI뱅커는 딥러닝 기술을 바탕으로 영상·음성 기술 등을 합성하고, 특정 인물의 외모와 자세·목소리 등을 반영해 가상의 은행원을 구현하는 서비스이다. 또 해당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들의 음성을 분석해 실제 은행원이 상담하는 것과 동일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우리은행 측은 우선 다음 달부터 직원들의 연수 프로그램(AI교수) 등에 시범적으로 도입한 이후, 고객들이 실질적으로 활용하는 업무 범위로 점차 확대할 방침이다. 영업점 내에서는 '스마트 키오스크'를 통한 고객 화상 상담 업무에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KB국민·신한은행 역시 딥러닝 기술을 기반으로 한 AI 가상 상담 서비스를 실제 영업점 등에 선보이기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오는 7월 전국 영업점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등에 순차적으로 해당 서비스를 공개하겠다는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은행 청경 업무를 대신하고, 통장개설과 청약·대출 등 은행 업무 관련 상담이 가능한 수준까지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또 지난달부터 시행된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에 맞춰 불완전판매를 막기 위한 대안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신한은행도 지난해 11월 삼성전자와 업무 제휴를 통해 삼성전자 미래 기술 사업화 벤처 조직인 '스타랩스(STAR Labs)'가 개발한 인공인간 '네온(NEON)'을 도입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신한은행 측은 AI 은행원 서비스를 올해 안에 구축하고, 실제 고객 업무에 적용할 예정이다. 현재 모바일 앱보다는 실제 영업점 내 미래형 혁신 점포인 '디지털 데스크(화상 상담 창구)'에 구축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 밖에도 신한은행은 AI 챗봇 서비스인 '오로라(Orora)'의 지식품질 관리 기능을 고도화하는 것에도 중점을 두고 있다. 앞서 지난해 9월부터 추진됐으며, 데이터분석 기반으로 한 개인화 서비스와 다양한 채널 연계 등을 향상하는 데 집중했다.

이번 고도화를 통해 고객들의 이용 만족도가 높아질 것으로 은행 측은 예상했다. 신한은행 측은 업계 처음으로 정답 유사율과 체감 정답률 등 새로운 지표를 도입해 300만건의 챗봇 상담 이력 분석과 11만건의 지식 정비를 진행했다. 이를 통해 챗봇이 고객의 질문 의도를 정확하게 인식하고 답변의 정확도를 높일 수 있는 지식체계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하나은행의 경우 AI와 빅데이터 등 기술을 기반으로 한 '하나 자금관리 리포트' 서비스를 출시하며 이용자들에게 혁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고객의 금융 패턴과 라이프 스타일 등 다양한 데이터를 정밀 분석해 이용자들이 맞춤형 자산 관리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하나은행 측은 AI 알고리즘의 정확도와 서비스의 수준을 높이기 위해 이용자의 거래 명세 외에도 오픈뱅킹·소비 성향 데이터 등 외부·비정형 데이터까지 분석할 계획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은행들이 코로나19로 비대면 업무가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높이기 위한 방편으로, 다양한 AI 서비스를 구축하고 있다"라며 "앞으로도 은행들이 앞다퉈 디지털 혁신 서비스를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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