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면세점 강남점이 오는 7월 17일을 끝으로 영업을 중단한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영상 위기를 극복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사진=박은정 기자)
신세계면세점 강남점이 오는 7월 17일을 끝으로 영업을 중단한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영상 위기를 극복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사진=박은정 기자)

[뉴시안= 박은정 기자]"코로나19가 확산되기 전까지 이른 아침부터 중국인 관광객들이 매장 앞에 줄을 서서 북적북적했는데 지금은 ⅓도 없어요. 맨날 매장이 텅텅 비어있죠. 직원들도 몇 명 안보이고 한산해요."

코로나19로 인해 외국인 관광객 발길이 끊기면서 신세계면세점 강남점 또한 매출 직격탄을 극복하지 못했다. 매일 아침 중국인 관광객으로 가득차 있었던 매장 앞에는 언제부터인가 손님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다.

'강남점 철수설' 현실로…"생존 위한 사업 재편"

신세계 면세업 자회사 신세계디에프는 신세계면세점 강남점을 오는 7월 17일까지 영업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2018년 7월, 매장을 첫 오픈한 이후 3년 만에 문을 닫게 됐다.

지난 18일 유신열 신세계디에프 대표이사는 "강남점 영업 중단은 회사 생존을 위한 사업 재편의 일환"이라며 "면세사업 전반의 체질 개선을 도모하겠다"고 밝혔다.

주말에 신세계면세점 강남점 철수가 공식 발표되면서, 면세점 인근 상인들을 당혹함을 감추지 못했다.

면세점 인근에서 편의점을 운영 중인 가맹점주는 "면세점 문을 닫으면 또 공사하지 않겠느냐"며 "공사가 진행되면 면세점 옆에 있는 출입구가 폐쇄돼 손님들의 발길이 뚝 끊길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면세점이 쉬는 날도 많아서, 쉬는 날이면 출입구를 닫아 유동인구가 줄어들곤 했다"며 "안 그래도 손님이 없는데 또다시 매출이 떨어질 것 같다"고 걱정을 토로했다.

디저트 프랜차이즈 매장 점주는 "매장이 면세점과 가까이 있어 매출의 30% 정도가 면세점 손님에게서 나왔다"며 "코로나19로 인해 우리도 함께 힘들었는데, 문까지 닫는다고 하니 앞으로 매출 타격이 클 것 같다"고 말했다.

신세계면세점 강남점 철수 소식에, 이미 예견된 수순이었다는 상인들도 있었다. 또다른 디저트 프랜차이즈 매장 점주는 "신세계면세점 강남점 문을 닫는 것은 지금 상황에서 당연하다"며 "면세점에 외국인 손님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라고 설명했다.

이에 신세계면세점 강남점 철수 이후 어떤 매장이 들어설지 귀추가 주목된다. 업계는 신세계면세점 자리가 백화점으로 대체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신세계면세점 관계자는 "신세계면세점은 임차인이기 때문에 부지 활용 계획에 대해서는 자세히 모르겠다"며 "아마 이제부터 논의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신세계면세점 강남점 근무자들은 명동점 등으로 재배치될 예정이다.

신세계면세점 강남점이 코로나19로 인한 경영악화로 영업 중단을 결정했다. (사진=박은정 기자)
신세계면세점 강남점이 코로나19로 인한 경영악화로 영업 중단을 결정했다. (사진=박은정 기자)

◆매장 연간 임대료만 150억원…일찌감치 '불가능' 판단

신세계면세점 강남점은 지난 2018년 강남 노른자 길목인 센트럴시티 내에 총 5개 층 규모로 영업을 시작했다. 강남점은 최상위 명품 브랜드와 해외 신규 명품 브랜드를 입점시키며, 해외 관광객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실적악화를 면치 못했다. 신세계디에프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2.4% 감소한 1조9030억원이었다. 영업이익은 427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여기에 신세계면세점 강남점의 높은 임대료가 발목을 잡았다. 강남점 임대료는 약 150억원으로 알려져 있다. 모기업 신세계가 3000억원 가량 현금·현물을 신세계디에프에 출자하기도 했다. 그러나 계속되는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연간 150억원 가량 임대료 지급은 불가능이라고 판단해 철수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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