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내가 웃는게 웃는게 아니야,지난 2014년 홍명보 대표팀감독이 사퇴 기자회견을 한 후 축구협회를 떠나면서 웃고 있다.  축구대표팀은 ‘2014 FIFA 브라질월드컵’에서 1무 2패, 조 4위 성적으로 16강 진출에 실패하며 ‘16년만 무승 월드컵’이라는 초라한기록을 남겼다. 당시 허정무 대한축구협회 부회장도 홍 감독과 함께 책임을 지며 동반 사퇴했었다.
(사진=뉴시스) 내가 웃는게 웃는게 아니야,지난 2014년 홍명보 대표팀감독이 사퇴 기자회견을 한 후 축구협회를 떠나면서 웃고 있다. 축구대표팀은 ‘2014 FIFA 브라질월드컵’에서 1무 2패, 조 4위 성적으로 16강 진출에 실패하며 ‘16년만 무승 월드컵’이라는 초라한기록을 남겼다. 당시 허정무 대한축구협회 부회장도 홍 감독과 함께 책임을 지며 동반 사퇴했었다.

[뉴시안=기영노 편집위원]

2014년 6월30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브라질월드컵 축구대회 예선에서 단 1승도 올리지 못하고 귀국한 한국 축구대표 선수단이 기념촬영을 하기 위해 한쪽에 나란히 서자,
축구 팬을 자처하는 한 사람이 선수들을 향해 “에잇! 엿이나 먹어라”며 사탕 모양으로 포장된 노란색 호박엿 수십개를 집어던졌다.

그 노란 엿 가운데 하나가 손흥민 선수 앞으로 떨어졌다.

손흥민은 지금도 그 때의 굴욕을 잊지 못한다.

이어서 홍명보 감독과 주장 구자철, 손흥민의 약식 기자회견이 끝나자 엿을 던진 모 씨는 “ 근조. 한국축구는 죽었다!!”라고 검은 글씨로 쓰인 플래카드를 펼쳐 들었다.

손흥민은 지금도 그 때의 검을 글씨를 “평생 잊지 못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한국은 2012 런던올림픽에서 한국축구 사상 처음으로 동메달을 딴 홍명보 감독의 지도력을

믿고 ‘브라질 월드컵 원정 대회 8강’이라는 목표를 세워놓았었다.

조 예선 첫 경기인 러시아와 1대1로 비길 때까지는 그런대로 좋았지만 벨기에에게 수적 우위(벨기에 선수 1명 퇴장으로 11대10)를 보이면서도 0대1로 패했다.
그리고 H조 예선에서 가장 만만한 상대로 1승의 제물로 여겼었던 알제리에 전반전에만 3골을 허용하면서 2대4로 패한 것이 뼈아팠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014 러시아월드컵 조 예선에서 1무2패로 예선 탈락했었다.

(사진=뉴시스) 에잇, 엿이나 먹어라. 당시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1무 2패 성적으로 H조 4위로 16강 진출에 실패한 축구국가대표팀이, 30일 새벽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가운데  해단식 중  성난 축구 팬이 던진 엿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에잇, 엿이나 먹어라. 당시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1무 2패 성적으로 H조 4위로 16강 진출에 실패한 축구국가대표팀이, 30일 새벽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가운데 해단식 중 성난 축구 팬이 던진 엿을 바라보고 있다.

이같이 홍명보 감독은 국가대표 감독으로 희(런던올림픽 동메달)와 비(브라질 월드컵 무승 탈락)가 극명하게 엇갈렸었다.

축구계에서는 홍명보 감독이 사상처음 클럽팀 감독(울산 현대)을 맡았을 때 기대와 우려가 반반이었다.

홍명보 감독이 ‘축구 9단’이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이론에 밝기 때문에 충분히 우승을 차지 할 것, 브라질월드컵처럼 거품이 많이 끼었다는 것이었다.

홍명보 감독은 울산 현대를 이끌고 피파 클럽월드컵에 출전했지만 역시 초반 탈락했다.

북중미 카리브해 챔피언 멕시코의 티그레스 팀에 1대2로 역전패당했고, 5,6위 전에서 카타르의 디팬딩 챔피언 알두하일 팀에도 1대3으로 완패를 당해 최하위인 6위에 머무르고 말았다.

당시 축구계에서는 비록 2연패를 당해 최하위에 머물렀지만 상대 팀 들이 워낙 강팀이었고, 홍 감독도 울산 현대 선수들을 상대로 훈련 기간이 너무 짧았고, 선수들 파악이 잘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비교적 우호적인 평가들이었다.

홍 감독은 3월1일 울산 문수월드컵 경기장에서 벌어진 강원 FC와의 홈 경기에서 5대0으로 대승을 거두며 K리그에 화려하게 데뷔했다. 팀이 3~4골 차이로 앞서고 있어도 몰아붙여서 ‘인정사정 없다’는 소리까지 들었다.

이후 홍감독은 광주 FC와 원정경기에서 1대0, 인천 유나이티드와 홈경기에서 3대1로 이기면서 승점 9점으로 제주와 1대1로 비긴 전북 현대를 제치고 선두권으로 나섰다.

인천에게 3대1로 이겼을 때 축구 기자들과의 대화가 화제였다.

기자들이 ‘제로 톱’작전이 먹혀든 것이 아니었느냐는 질문에 홍 감독은 스피드가 있는 이동준을 살린 '원톱' 전술이었다, “만약 제로톱을 준비했다면 윤빛가람이나 이동경이 페널티박스에서 좀 더 키핑하는 플레이를 했을 것이다”라고 친절하게 대답했다.

그러나 홍감독 축구는 3월13일 포항스틸야드에서 벌어진 포항 스틸러스와의 동해안 더비에서 1대1로 비기면서 제동이 걸리기 시작했다. 이어서 제주(0대0)와 득점 없이 비기더니 대구 FC와 원정경기에서 1대2로 패하면서 꺾이기 시작, 4월18일 수원 삼성과 원정경기에서 0대3으로 참패를 당하면서 큰 위기를 맞이했다.

수원 삼성의 박건하 감독은 홍명보 감독이 가장 큰 업적으로 내세우고 있는 런던올림픽 때 감독과 코치로 동메달을 이뤄낸 절친 후배였다.

이제 홍감독이 이끄는 울산 현대는 21일 홈에서 열리는 전북 현대에 패하면 전북 현대와 승점 차가 9점이나 벌어져 사실상 추격하기 어려워지고, 3위권 팀들인 수원 삼성, 성남 FC, 제주 유나이티드, 심지어 포항 스틸러스 팀에까지 쫓기게 된다.

객관적인 전력은 10경기에서 23골이나 넣었고, 일류첸코(7골),한교원(4골), 바로운(3골) 등 어디서 골이 터질지 모르는 전북 현대가 이동준, 김인성(이상 4골), 김민준(3골)등 스피드에 의존하고 있는 울산의 공격진보다 무게감이 더 나간다

만약 홍 감독이 이끄는 울산 현대가 21일 홈구장인 울산 문수월드컵 경기장에서 벌어질 전북 현대와의 슈퍼매치에서 패한다면, 토트넘의 세계적인 명장 무리뉴 감독처럼 경질이 되어도 할 말은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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