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 조 편성 추첨식이 열릴 시간 즈음 김학범 감독은 북한산 정상에 올라 메달 획득 의지를 다졌다.(사진=KFA)
도쿄올림픽 조 편성 추첨식이 열릴 시간 즈음 김학범 감독은 북한산 정상에 올라 메달 획득 의지를 다졌다.(사진=KFA대한축구협회)

[뉴시안= 기영노 편집위원] 올림픽 축구대표 팀의 김학범 감독이 4월21일 스위스 취리히(국제축구연맹 FIFA 본부)에서 있었던 도쿄올림픽 남자축구 조 편성 추첨을 앞두고 북한산을 찾아 화제다. 스포츠 지도자가 큰 대회를 앞두고 교회나 절을 찾는 경우는 많아도 산에 오르는 경우는 흔하지 않다.

북한산은 서울, 경기도 사람들이 기네스북에 등재될 정도로 가장 많이 찾는 명산이다. 1983년 4월2일 15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고, 서울의 도봉구, 강북구, 성북구, 종로구, 서대문구, 은평구 등 6개 구와 경기도의 고양 시, 양주 시, 의정부 시 등 3개시가 걸쳐있고 높이는 836m로 산 정상을 백운대라 부른다.

김학범 감독은 북한 산 정상에서 한국과 같은 조에 약팀이 많이 배정되어서 8강 토너먼트에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게 해달라고 기원을 했을 것 같은데, 그 기원 때문인지 한국은 최상의 편성표를 받아들였다.

FIFA는 조 추첨을 하기에 앞서 개최국 일본, 2016 리우 대회 우승국 브라질, 2004, 2008 대회 우승국 아르헨티나 그리고 한국을 ‘포트 1’에 배정했다. 한국 올림픽 축구대표 팀은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사상 처음 8강, 2012 런던올림픽에서 사상 처음 동메달,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8강 등 2000년 시드니 올림픽부터 지난 리우올림픽 까지 5개 대회 성적만으로 볼 때 강팀중의 한 팀이었다.

김학범 감독의 정성이 하늘에 닿은 것일까? 한국은 비교적 약팀들인 온두라스, 뉴질랜드, 루마니아와 함께 B조에 편성됐다.

뉴질랜드와는 역대 올림픽 대표 팀 맞대결에서 3전 전승으로 모두 이겼고, 온두라스와는 2승1무1패로 우세하다. 그러나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 8강전에서 7대3으로 우세한 경기를 벌이면서도 기습 골을 허용해서 0-1로 패했었다(온두라스 4위), 루마니아와 올림픽 축구대표 팀이 만난 적은 한 번도 없다.

A조에는 개최국 일본, 남아프리카공화국, 멕시코, 프랑스, C조에는 이집트, 스페인, 아르헨티나, 호주, D조에는 브라질, 독일, 코트디부아르, 사우디아라비아가 배정되어 한국은 포트 2~4팀들인 멕시코, 프랑스, 스페인, 독일, 코트디부아르, 호주 등 껄끄러운 상대들을 모두 피했다.

◆ 올림픽 대표팀 ‘꿀조’ 편성

도쿄올림픽 남자축구는 16팀을 4개 팀 씩 4개 조로 나눠 각조 1,2위가 8강 토너먼트에 오르는데, 한국이 속한 B조는 일본, 남아프리카공화국, 멕시코, 프랑스가 속한 A조 1,2위와 8강전에서 만난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 남자 축구대표팀이 2020 도쿄올림픽에서 뉴질랜드, 온두라스, 루마니아와 B조에서 경쟁하게 됐다. (사진=뉴시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 남자 축구대표팀이 2020 도쿄올림픽에서 뉴질랜드, 온두라스, 루마니아와 B조에서 경쟁하게 됐다. (사진=뉴시스)

따라서 한국이 조 1,2위, 일본도 조 1,2위로 크로스 매칭(한국이 1위 일본이 2위, 반대로 한국이 2위 일본이 1위)이 될 경우 8강에서 만나게 된다.

한국이 조1위 일본이 조 2위를 하게 되면 7월31일, 지난 3월25일 한국축구가 일본축구에 참패(0대3)를 당한 요코하마에서 4강 진출을 가리게 된다.

김학범 감독은 ‘당대 최고의 감독’이라고 할 수 있다.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 축구 대표 와일드카드로 당시로는 비교적 무명이었던 황의조를 선발했다가 ‘인맥축구’논란에 휩싸였다. 2014~16 성남 FC 감독과 선수로 있을 때 인연으로 뽑았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황의조는 7경기에서 9골을 퍼부어 득점왕을 차지하면서 한국의 금메달을 이끌어, ‘인맥논란’을 실력으로 잠재웠다.(황의조는 프랑스 리그 1 보르도 팀에서 11골을 넣고 있다)

김 감독은 2020년 1월 태국에서 벌어진 23세 이하 아시안 컵에서도 결승전에서 사우디아라비아를 1대0으로 꺾고 우승을 차지해 한국의 올림픽 축구대표 팀을 ‘세계최초 9연속 올림픽 본선’에 오르게 했다.

이제 김 감독은 도쿄올림픽 축구대표 팀을 사상 최고의 성적(결승전)으로 끌어 올릴 계획을 착실히 세워나가고 있다.

도쿄올림픽은 2020년에서 1년이 연기되었기 때문에 23세 이하가 아니라 24세 이하 선수가 출전하고, 나이에 상관없이 와일드카드 3장을 추가해 모두 18명이 팀을 이루게 된다.(월드컵축구대회 23명)

와일드카드 3장을, 손흥민(토트넘), 김민재(베이징 궈안)로 공격과 수비를 보강하고 미드필드에 김보경(전북 현대), 윤빛가람(울산 현대), 이재성(홀슈타인 킬), 손준호(산둥루넝)를 뽑을지 아니면 국내 최고 골키퍼 조원우(울산 현대)를 포함시킬 것인지 행복한 고민을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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