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 신관(왼쪽) 및 신한은행 본점. (사진=각 사)
KB국민은행 신관(왼쪽) 및 신한은행 본점. (사진=각 사)

[뉴시안= 임성원 기자]리딩뱅크(금융) 타이틀을 두고 경쟁하는 KB금융그룹과 신한금융그룹이 올해 첫 경영 실적을 발표했다.  결과는 KB금융이 순익 기준으로 신한금융을 다소 앞서며 리딩뱅크 자리를 지켰다.

23일 금융원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이날 실적 발표를 통해 올해 1분기 당기순익이 1조1919억원을 기록하며, 창사 이래 최대 분기 실적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KB금융은 22일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이 1조2701억원을 거둬들였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7295억원보다 74.1% 오른 것이며, 지난 2009년 9월 지주사 출범 이후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이다.

결과를 보면 양사 모두 올해 첫 성적표에서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거뒀지만, KB금융이 신한금융보다 순익 기준 782억원 정도 앞서며 리딩금융을 수성했다.

KB금융 측은 "이번 최대 실적은 그룹 사업 부문별 핵심 경쟁력 강화 노력과 인수합병(M&A)을 통한 비즈니스 포트폴리오 다각화 등이 이끌어 낸 성과이다"라고 설명했다.

KB금융은 은행과 비은행 부문의 균형 성장과 수익 기반 다변화를 통해 그룹의 이익창출력을 높이고자 노력했다. 앞서 지난해 4분기에 이어 은행은 순이자마진을 5bp(0.05%포인트) 개선하는 등 내실 중심의 경영과 해외 진출을 통한 이익기반 확대에 주력했다.

비은행 부문 역시 그룹 성장의 동력으로 작용하기 위해 힘썼다. KB증권 사업 부문별 시장 지배력을 확대하고, 푸르덴셜생명 인수 등을 통한 생명보험 경쟁력도 강화했다. 이에 그룹의 순이익에서 비은행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19.7%에서 48.6% 수준으로 확대됐다.

신한금융도 이번 최대 실적과 관련해 비은행 부문을 중심으로 성장 전략을 꾀했던 것이 가시적으로 나타난 것이라고 봤다.

신한카드·캐피탈 등 비은행 주력 계열사의 실적 개선과 비용 절감 노력 등을 통해 비은행 부문의 이익 기여도가 48%까지 크게 올라갔다. 지난해까지 비은행 부문과 은행 부문의 당기순익 비중은 각각 41%, 59%였으나, 올해 비은행 부문은 48%로 올라가고, 반면 은행 부문은 52%로 내려간 것이다.

신한금융 측은 "기존 비은행 부문의 성장을 이끌었던 신한카드 외에도 신한금융투자·캐피탈 등 비은행 그룹사들의 고른 실적 개선을 통해 그룹 순이익 성장을 이뤄냈다"라며 "그룹의 안정적인 포트폴리오 구성의 강점을 재확인했다"라고 언급했다.

은행 부문 역시 예금 및 대출 등 성장에 따른 수익성이 개선되면서 최대 이익을 내는 데 한몫했다. 순이자 마진은 지난 2018년 3분기 이후 처음으로 분기 중 5bp(0.05%포인트) 증가하며 개선됐고,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 등에게 안정적인 금융 지원 확대를 통해 견고한 영업이익 기반도 마련하는 등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기초체력을 확보한 상태다.

양사가 올해도 리딩금융 자리를 놓고 치열하게 경쟁하면서 비은행 부문을 강화하는 데 게속해서 주력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각 사가 현재 성장세를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얼마나 기울이느냐에 따라 향후 리딩뱅크 수성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1분기까지 KB금융에 앞섰지만, 2분기부터 뒤처지면서 결국 지난해 리딩금융 자리를 2018년 이후 3년 만에 내줬다. 일각에서는 신한금융이 지난해 라임 펀드 등 사모펀드 사태 영향으로 선제적으로 충당금을 쌓은 비용이 발생해 KB금융에 밀린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매년 양사의 순이익 차이가 1000억원 이내서 결정됐던 점에 비춰, 수익성 확대와 리스크 관리 등에 집중하는 금융사가 리딩금융 자리를 차지할 수 있다"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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