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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아이테크놀로지 IPO 일반 청약 결과. (사진=미래에셋증권)

[뉴시안= 임성원 기자]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일반 청약이 SK바이오사이언스(SK바사)의 증거금 64조원을 훌쩍 넘어서며 역대급 기록을 갈아치웠다. 중복 계좌 청약이 마지막으로 가능한 대어급 기업공개(IPO)가 될 수 있다는 입소문에 경쟁자가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일반 투자자가 공모주 전쟁에 뛰어드는 데 중복 청약과 균등 배정 방식 등이 한몫했지만, SK바사에 이어 1주도 못 챙기는 역효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위기다.

미래에셋대우가 29일 집계한 SKIET 일반 청약 최종 경쟁률에 따르면 SKIET의 청약 마지막 날 통합 합계 증거금은 80조9017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8일 진행된 SKIET 첫날 증거금 22조1594억원보다 60조원이 더 모인 것으로, 청약자들 간 눈치싸움 속에서 이튿날 대거 몰린 것으로 보인다.  

이번 SKIET 통합 증거금은 지난달 SK바사가 세운 기록을 넘어선 결과이다. SK바사의 일반 청약 첫날 증거금과 최종 증거금은 각각 14조1473억원, 63조6198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공모주 청약 중 신기록을 쓴 바 있다. 그러나 SKIET 일반 청약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몰리면서 SK바사가 세웠던 기록을 두 달도 채 안 돼서 벌써 역대 기록이 나온 것이다.   

SKIET 대표 주간사인 미래에셋증권 외 한국투자증권·SK증권·삼성증권·NH투자증권 등 증권사 5곳의 통합 경쟁률은 288.17대 1로 집계됐다. 증권사별로는 ▲미래에셋증권 283.53대 1(36조9569억원) ▲한국투자증권 281.88대 1(25조4369억원) ▲SK증권 225.14대 1(9조295억원) ▲삼성증권 443.16대 1(4조4434억원) ▲NH투자증권 502.16대 1(5조350억원) 등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번 공모주 청약도 SK바사에 이어 중복 계좌 청약을 이용한 방식과 올해부터 시행된 균등 배정 방식 등을 통해 역대 기록을 쓸 수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SKIET 청약은 대어급 IPO 중 모든 주간사 계좌로 중복으로 신청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란 점에서 청약자들이 대거 몰렸다.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에 따라 오는 6월 19일부터 증권신고서를 낸 기업은 청약 수량과 관계없이 가장 먼저 접수한 청약만 인정받기 때문이다.

균등 배정 방식 역시 소액 투자자들이 공모주에 관심 가질 수 있는 이유가 되기에 충분했다. 균등 배정 방식은 전체 물량의 50%를 증거금 규모에 상관없이 청약자들에게 동일하게 배정하는 것으로, 남은 절반은 증거금 규모와 청약 경쟁률에 따라 비례해 나눠준다. 단 청약 신청 건수가 균등 물량을 초과할 정도로 경쟁률이 높을 경우 남은 절반을 무작위 추첨 방식으로 배분한다. 

이에 따라 SKIET 최소 증거금인 10주(52만5000원)를 청약하면 1주 이상은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위기가 형성돼 가족과 친지 등 최대한 많은 증권사 계좌를 확보하고, 비례 배정에 유리하도록 많은 증거금을 넣어두는 등 투자자들 간 눈치싸움이 치열해지면서 역대 기록을 견인했다.  

그러나 역대급 기록을 세운 SKIET는 SK바사에 이어 청약자들 사이에서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균등 배정 물량을 가장 많이 확보한 미래에셋(248만2768주)과 달리 삼성·NH투자증권은 각 19만982주였지만, 청약 건수는 각각 75만836건(443.16대 1), 94만6626건(288.17대 1)이 들어온 것이다. 이에 두 증권사의 균등 배정 물량은 무작위 추첨 방식 배정으로 전환돼 최소 증거금을 넣어도 1주도 못 챙기는 청약자가 속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지난 3월 SK바사 공모주 때도 투자자들의 관심이 몰리면서 배정 물량이 적은 삼성증권과 하나금융투자의 청약자들이 같은 상황에 부닥쳤다. 두 기관의 균등 배정 물량은 14만5928주였으나 삼성증권 39만5000건, 하나금투 20만9000건 등 최종 청약 건수가 확보된 물량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한편 SKIET 투자자들은 이번에 몇 주를 챙길 수 있을지 관심과 함께 다음 달 11일 상장하면서 '따상(공모가 두 배 상장 후 상한가에 진입)'이 가능할지에도 주목하고 있다. 공모가의 2배인 21만원에 상장한 뒤, 상한가까지 갈 경우 최고 27만3000원까지 오를 가능성이 있다. 이에 1주당 16만8000원의 차익이 발생할 수 있어 투자자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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