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성수 금융위원장(왼쪽) 및 한국거래소 등 유관기관 관계자들이 지난달 27일 공매도 재개 모의시장 운영상황 현장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금융위원회)
은성수 금융위원장(왼쪽) 및 한국거래소 등 유관기관 관계자들이 지난달 27일 공매도 재개 모의시장 운영상황 현장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금융위원회)

[뉴시안= 임성원 기자]공매도가 1년 2개월여 만에 코스피200·코스닥150 등 일부 구성 종목에서 재개된 가운데, 시장에는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개미(개인 투자자)들도 아직 공매도 재개에 따른 큰 변화가 없자 비교적 안도하는 분위기이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일 대비 20.66포인트(-0.66%) 떨어진 3127.20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 지수 역시 21.64포인트(-2.20%) 내린 961.81였다.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 모두 장 마감 기준 지난달 27일부터 5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나타냈다.

공매도가 부분 재개된 이날 장중 한때 코스피는 오전에 대체로 오름세였다가, 이후 등락을 오가며 하락세로 전환됐고, 코스닥은 장 초반 잠시 상승세였으나 이후 내리 곤두박질쳤다.

이날 투자자별로 보면 개인 투자자들의 순매수세가 강했다. 개인은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 각각 5860억원, 1995억원 등으로 홀로 지수 하락을 방어했다. 반면 외국인 및 기관 등 투자자는 이날 매도 우위였다.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4413억원, 1365억원 등으로 팔아치웠으며 코스닥에선 각 1671억원, 424억원을 팔았다. 

공매도가 부분 재개된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지수 등 종목별로 보면 대부분 혼조세였다. 해당 지수는 시가총액이 크고 유동성이 풍부한 대형주 중심으로 구성됐다. 한국거래소에선 6월·12월 등 반기마다 산업별로 누적 시총과 일평균거래대금 등 기준에 따라 선정하고 있다.  

코스피 시장에선 공매도가 가능한 대형주들이 전 장보다 대체로 오름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장주인 삼성전자는 8만1700원(0.25%)이며, SK하이닉스는 13만1500원(2.73%), NAVER 36만3000원(0.97%), 카카오 11만4500원(0.88%), 현대차 21만8000원(2.83%) 등으로 상승세였다. 다만, 일부 대형주는 전 거래일보다 하락했다. LG화학 90만7000원(-2.68%), 삼성바이오로직스 77만3000원(-3.86%), 셀트리온 24만9500원(-6.20%) 등이다.

코스닥 시장에선 전반적으로 내림세가 지배적이었다. 코스닥 상위 10개 종목을 보면 CJ ENM을 제외하고 모두 약세였다. CJ ENM이 전 장보다 800원(0.56%) 오르며 14만4800원에 거래를 마감한 것과 달리, ▲셀트리온헬스케어 10만5500원(-5.97%) ▲셀트리온제약 12만6300원(-5.04%) ▲카카오게임즈 5만1700원(-4.61%) ▲에코프로비엠 17만3800원(-3.98%) ▲펄어비스 5만5000원(-2.48%) ▲SK머티리얼즈 33만6000원(-0.15%) ▲에이치엘비 3만1700원(-4.23%) ▲알테오젠 7만7200원(-4.34%) ▲스튜디오드래곤 10만1300원(-1.94%) 등은 대체로 내림세를 나타냈다.

이날 공매도가 재개되면서 개미들이 우려했던 것과 다르게 시장에 큰 변화는 일어나지 않았다. 증권업계에서도 공매도 재개가 유가증권 시장의 방향성을 바꿀 정도로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공매도 재개로 개별 종목과 업종 외 전반적인 국내 증시에 단기적인 변동성 확대를 만들어 낼 수는 있으나, 증시 역사를 돌이켜보면 시장의 방향성은 바꾸지 못할 것이다고"라고 전망했다. 

김유미 연구원은 "주식 시장이 강세장에 있는 동안에는 시장 방향성에 더욱 영향을 주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공매도 전략 자체가 수익을 내기 힘든 경향이 있다"면서 "최근 국내 증시가 약 2개월 넘게 기간 조정을 받았지만, 글로벌 경기 정상화 기대 가속화와 국내 수출 실적 등을 고려해보면 이익 개선 추세가 훼손되지 않았기에 강세장 기조는 유효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존처럼 전 종목을 대상으로 공매도를 재개하는 것이 아닌,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등 대형주들만 공매도를 재개한다는 사실에도 주목해야한다"라며 "대형주들의 시총과 유동성을 고려했을 때 해당 종목들을 대상으로 공매도 압력이 늘어난다고 해도 주가 충격은 중·소형주들을 대상으로 했을 때보다 상대적으로 제한적일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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