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 소속 택배 노동자 이현영 작가와 그의 어머니 김두엽 작가의 모자전 '우리 생애의 첫 봄'이 개최됐다. (사진=박은정 기자)
한진 소속 택배 노동자 이현영 작가와 그의 어머니 김두엽 작가의 모자전 '우리 생애의 첫 봄'이 개최됐다. (사진=박은정 기자)

[뉴시안= 박은정 기자]최근 기업들이 상품을 생산·판매하는 것을 넘어 고객들과의 소통에 적극 나서고 있다. 소통수단으로 SNS와 유튜브 등도 있지만 '미술 전시관'도 떠오르고 있다. 고객의 문화욕구를 충족시키고 휴식 등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다양한 작품들로 감동까지 선사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각광을 받고 있는 것다. 이에 기업들은 본사 건물을 활용해 미술관을 운영하거나 하나의 콘셉트로 본사를 전시공간으로 만들고 있다. 또 음악공간으로 제공하는 경우도 많다. 본지는 기업들이 진행하는 전시회, 음악회 등을 직접 방문해 생생한 메세나 현장을 전달한다. <편집자 주>

한진 소속 택배 노동자이자 점묘화 화가로 활동 중인 이현영 작가가 올해 94세를 맞은 노모(老母) 김두엽 작가와 함께 '우리 생애의 첫 봄'이라는 주제로 모자전을 개최했다. 

'우리 생애의 첫 봄' 전시회는 오는 30일까지 서울 중구에 위치한 대한항공빌딩 내 일우스페이스에서 열린다. 일우스페이스는 지난 2010년 한진그룹 서소문 사옥에 개관한 전시문화 공간이다. 

이 작가는 어렸을 적부터 미술을 공부하며 작가 활동을 해오다가, 고향에서 노모를 모시며 2018년부터 한진 소속 택배 노동자로 근무하고 있다. 또 그의 어머니인 김두엽 작가는 2010년부터 미술 작품을 그리면서 모자가 함께 미술의 길을 걷고 있다. 

이번 전시회는 이 작가가 늦은 나이에 행복한 가정을 이룬 후, 어머니와 함께 여는 첫 모자전이다. 이에 두 사람에서 세 사람이 된 첫 봄의 아름다운 순간이 작품 곳곳에 담겨 있다. 실제로 김 작가의 대표작에는 마을을 배경으로 어머니인 자신과 아들인 이 작가, 그리고 며느리가 나란히 앉아 봄내음을 느끼는 모습이 그림 속에 표현돼 있다. 

이현영 작가와 그의 어머니인 김두엽 작가가 함께 전시회에 걸린 작품들을 살펴보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박은정 기자)
이현영 작가와 그의 어머니인 김두엽 작가가 함께 전시회에 걸린 작품들을 살펴보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박은정 기자)

이 작가의 대표작은 '5월의 숲'이다. 이 작품은 2019년에 첫 작업이 시작돼 올해 초까지 오랜 시간에 걸쳐 완성됐다. 그는 "택배 일을 하면서 퇴근 후에 그림을 그려왔기 때문에, 내 삶의 모든 것을 담아 더욱 뜻깊다"고 설명했다.

이 작가는 점묘화 화가로 활동 중으로, 점을 통해 자연의 경이로움을 섬세하게 표현한 것이 인상적이다. 나무와 꽃 등 자연들이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모습을 점으로 표현하고 있다. 그의 작품을 관람하고 있노라면, 섬세한 표현력에 압도감을 느끼게 된다. 

이 작가는 "한진의 지원이 없었다면 서울에서 큰 전시를 연다는 것은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회사의 도움을 받아 어머니와 함께 뜻깊은 시간을 가질 수 있게 돼 큰 영광"이라고 말했다.

한진 관계자는 "한진 택배 기사로 수고를 아끼지 않는 이현영 작가가 오랜 기간 꿈꿔 왔던 서울 전시회를 열 수 있도록 후원하게 되어 기쁘다"라며 "두 작가가 화폭에 담아낸 광양의 봄 풍경들이 관람객들에게 힐링을 선물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 우리 생애의 첫 봄 展 (The First Spring of Our Lives)

•장소 : 일우스페이스 제 1·2 전시장(서울 중구 서소문로 117 대한항공빌딩 1층)

•전시 기간 : 2021년 5월 30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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