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안=소종섭 편집위원］오세훈 서울시장이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을 계속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은 약 800억 원의 예산을 들여 세종문화회관 쪽 6차선 도로를 없애 시민들이 자유롭게 오가는 광장으로 만들고 주한 미국 대사관 쪽 동쪽 도로를 7~9차로로 넓혀 차량이 다니게 하는 사업이다. 이미 34% 공정이 진행됐고 250억 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덧붙여 일제강점기 당시 훼손됐던 월대(궁전 건물 앞에 놓는 넓은 단)를 복원하는 등 현재의 공사를 보완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오 시장은 공사는 그대로 진행하는 대신 시장이 공석인 상태에서 공사가 시작된 경위에 대해서는 파악을 할 것으로 보인다. ‘권력’이 바뀌었다고 전임 시장이 추진했던 일을 완전히 뒤엎은 것이 아니라 그대로 추진하면서 보완하는 길을 택한 오 시장의 결정은 평가받을 만하다.

오 시장이 이런 결정을 하게 된 배경은 그의 브리핑 내용에서 엿볼 수 있다. “시장 권한대행 기간인 지난해 11월 중순, 많은 논란에도 공사가 착공됐다. 이미 34% 공정이 진행됐고 250억원이라는 막대한 예산이 투입됐다. 원상복구안의 경우 복구 비용까지 최소 400억원의 매몰 비용이 발생한다. 관련 기관과의 재논의 절차도 밟아야 한다. 문제점은 최소화하고 단점을 보완하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도 시민의 세금을 단 한 푼이라도 헛되이 사용하고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는 것, 바로 이것이 서울시장의 책무라고 생각한다.”

제일 중요한 것이 시민들의 세금을 낭비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지만 1년 2개월에 불과한 임기, 소모적 논쟁이 일어날 가능성 등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시장이 바뀔 때마다 광장이 공사장이 되는 비합리적이고 소모적인 역사가 더 반복돼선 안 된다. 더 소모적인 논쟁과 갈등보다는 이해와 협조를 통해 광화문광장이 거듭날 수 있도록 도와 달라”는 언급이 그렇다. 공사 계속 추진을 천명하면서 오 시장이 방점을 찍은 부분이 있다. 바로 오래전부터 문화계 인사들을 중심으로 목소리가 나왔던 월대 복원이다. 오 시장은 “월대 복원은 역사성 회복을 위해 포기할 수 없는 과제이다. 조선시대 왕과 백성이 소통하고 화합하던 상징적 공간의 복원으로, 역사적 의미가 남다르다”고 강조했다.

행정의 연속성을 이어가면서 자신만의 포인트를 추가해 의미를 부여하는 쪽으로 한 단계 수준을 높이는 상생 전략을 택한 오 시장의 전략은 ‘오세훈 서울시정’의 방향이 갈등보다는 대화와 타협을 통한 내실 추구에 있을 것임을 예감케 한다. 시민의 삶을 중심으로 전임자의 정책이라도 이어받을 것은 이어받는 ‘오세훈식’ 자세가 필요하다. 시정은 물론 국가 운영도 마찬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