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29일 서울 중구 명동성당에 마련된 고 정진석 추기경의 빈소를 찾아 천주교 서울대교구장인 염수정 추기경과 함께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지난 달 29일 서울 중구 명동성당에 마련된 고 정진석 추기경의 빈소를 찾아 천주교 서울대교구장인 염수정 추기경의 안내를 받으며 조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시안=소종섭 편집위원]지난 달 29일 고 정진석 추기경 빈소를 찾아 조문한 문재인 대통령은 ‘디모테오’라는 세례명을 가진 독실한 가톨릭 신자다. 문 대통령은 자신의 SNS에 “한국 천주교의 큰 언덕이며 나라의 어른이신 추기경님이 우리 곁을 떠나 하늘나라에 드셨다. 한평생 천주교 신자뿐 아니라 국민 모두에게 평화를 주신 추기경님의 선종이 너무나 안타깝다”는 글을 올려 고인을 애도했다.

문 대통령과 가톨릭은 인연이 깊다. 2017년 5월 <가톨릭신문>은 문 대통령과 가톨릭의 인연과 관련해 이렇게 보도했다. ‘1953년 1월 경남 거제에서 2남 3녀 중 장남으로 태어난 문 대통령은 어머니 강한옥(데레사·부산 신선 본당) 씨 권면으로 초등학교 3학년 때이던 1961년 신앙의 길에 발을 들여놓는다. 세례명 ‘디모테오’도 어머니 강 씨가 직접 정한 것이다. ‘하느님을 공경하는 이’라는 뜻을 담고 있는 그의 세례명에는 어머니의 간절한 소망이 담겨 있다. 어머니의 깊은 관심과 인도 속에 신앙생활에 맛을 들여가던 소년 문재인은 초등학교 5~6학년 시절 본당에서 소년 쁘레시디움 활동을 하며 미사 때마다 복사 서는 일을 즐거움으로 알았다. 성당 마당에서 뛰놀던 이때의 추억은 신앙인 문재인이 하느님 나라를 향한 길을 걸어가는 데 원체험이 됐다.’

이런 인연에 주목해서인지 불교계 등에서는 “대통령이 가톨릭만 너무 챙기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잊을만하면 한 번씩 나왔다. 2018년 9월 평양에서 열린 제3차 남북정상회담 당시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동행한 종교인 가운데 유일하게 가톨릭만 북측 관계자와 접촉했다는 보도가 불거졌다. 특히 2018년 10월 로마교황청 바티칸에서 열린 한반도의 평화를 위한 특별미사에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참석한 모습이 공중파를 통해 생중계되면서 비판이 커졌다.

한편 문 대통령이 취임한 뒤 직접 빈소를 찾아 조문한 것은 이번이 다섯 번째다. 2018년 1월 경남 밀양의 화재 참사 당시에 합동분향소를 찾았다. 2019년 1월에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고 김복동 할머니 빈소에 조문했다. 2019년 12월에는 소방헬기 추락사고로 순직한 소방항공대원 5명의 영결식에 참석했고, 올 2월에는 故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의 빈소를 찾았다. 김종필 전 국무총리나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 등 정·재계 인사보다는 김복동 할머니나 백기완 소장 등 인권, 통일을 위해 헌신한 인사의 빈소를 찾은 점이 눈에 띈다.

저작권자 © 뉴시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