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당대표 경선에 출마한 우원식(왼쪽부터), 송영길, 홍영표 후보가 지난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임시전국대의원대회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사진=뉴시스]

[뉴시안= 김진영 기자]문재인 정부의 레임덕 현상이 표면화되면서 여권 내부 곳곳에서 파열음이 들리고 있는 가운데 차기 대선 경선을 연기해야 한다는 의견까지 나오면서 친문과 비문진영의 갈등이 심화되는 분위기다.

아울러 경선연기론이 나오면서 이재명 경기도지사 측은 날선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낙연 정세균 두 인물이 친문진영에 들어 있는 점을 감안할 때 경선연기론은 이 지사를 겨냥한 것 아니냐는 분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친문 핵심인사로 꼽히는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6일 “대선후보 경선 연기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당헌·당규 상 민주당은 대선 후보를 9월9일 전에 선출해야 한다. 이는 국민의힘 보다 약 2달 빠르다.

전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당의 대선후보는 민주당 당원들의 후보이자 동시에 국민들의 광범위한 지지를 받는 후보여야 한다”며 “지금 국민들은 코로나 바이러스와의 전쟁을 1년 이상 치르고 있는데 지쳐있고 힘들어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전 의원은 “이러한 상황에서 민주당이 대선후보 경선을 진행한다면 그것은 민주당만의 리그가 될 것”이라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전 의원의 말에 따르면 집단면역기에 해도 늦지 않다는 논리다.

이와 관련해 전 의원은 “적어도 우리 국민 3000만명 이상이 백신을 접종하고 집단면역이 가시권에 들어왔을 때 많은 국민들의 관심과 참여 속에서 대선후보 경선을 해도 늦지 않다”며 “선거는 상대가 있는 경쟁이다. 경쟁하는 상대의 상황을 살피고 고려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을 밝혔다.

전 의원은 자신의 발언에 대해 “계파 논쟁과 거리를 둬 달라”고 당부하면서 “특정 후보의 입장, 특정 계파의 시각에서 벌어지는 피곤한 논쟁이 아니라 중단없는 개혁과 민생을 위한 민주당의 집권전략 측면에서 대선후보 경선 연기를 진지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 의원의 이같은 주장에 여권 유력 주자인 이 지사 측은 즉각 반발했다.

이 지사의 한 측근은 뉴시안과의 전화통화에서 “이 발언은 상식을 벗어난 발상”이라며 “대선 경선은 그 어떤 경선보다 엄중하고 무게감 있게 추진돼야 하는 이벤트인데 다분히 속 보이는 의도를 가지고 마음대로 바꾼다면 국민의 신뢰를 잃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 의원의 이 발언에 대해 친문진영에서는 기다렸다는 듯이 호응하고 있다. 대선 전략상 미루는 게 낫다는 것이다.

반면 이 지사 측근과 비문진영 안에서는 “경선 연기론이 현실화된다면 적지 않은 파장이 일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이와 관련, 이재명계 핵심인사인 정성호 의원은 7일 TBN 라디오 출연해 “특정인을 배제하고 다른 후보를 키우기 위한 시간벌기 아니냐는 프레임에 말려들어서 본선에서 굉장히 위험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지사와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민형배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선 패배를 앞당기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전 의원의 경선연기론을 겨냥했다.

정치권에서는 민주당 친문진영에서 경선연기론이 나오는 것을 두고 “레임덕이 시작되고 대선을 앞둔 시점이 되면 친문진영이 ‘친문주도 대권플랜’을 가동해 이 지사를 배재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할 것이라는 예상이 현실화 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또 친문진영이 당규를 자의적으로 해석해 경선룰을 주물러 이 지사를 힘들게 할 것이라는 관측이 일각에서 이미 제기돼 왔기 때문에 민주당 비문계 내부에서 “올 것이 왔다”는 말도 나온다.
한편 이 지사는 야권 유력 대선 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지지율 양강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이달 이재명 진영 내부에서는 당 내 주류인 친문과 세 대결에서도 밀리지 않는 것으로 보고 있으나 아직 문재인 정권이 끝나지 않았고 강성친문인 이른바 ‘문파’의 네거티브 전략은 어떤 변수를 가져올지 알 수 없다.

가장 큰 변수는 송영길 민주당 대표의 힘이 어디로 실리냐다. 현재 여권 핵심지도부에 친문인사들이 포진하고 있어 송 대표의 향후 입장도 이 지사 진영과 친문 진영의 세대결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편 한국갤럽이 2021년 5월 첫째주(4,6일) 전국 만18세 이상 1002명에게 차기 정치 지도자 선호도를 조사한 바에 따르면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 이 지사 25%, 윤 전 총장 22%로 양강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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