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후 경기도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0-2021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안양 KGC 인삼공사와 전주 KCC 이지스의 4차전 경기, 84-74 승리한 안양 설린저가 MVP를 받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시안=기영노 편집위원]지난 9일 남자 프로농구 챔피언 결정전을 끝으로 2020~2021시즌 겨울 스포츠가 모두 막을 내렸다. 지난겨울이 다시 돌아오지 않듯, 겨울 스포츠도 과거 속으로 멀어져 가고 있다. 

겨울 스포츠는 남녀 프로농구, 남녀 프로배구 그리고 남녀 핸드볼 코리아 시리즈 등 3종목 6개 이벤트를 말한다. 

이들 중 최고의 선수는 단연 남자 프로농구의 안양 KGC 선수 제러드 설린저다. 설린저는 한 수 위의 기량으로 ‘설 교수’라는 별명을 얻으며 챔피언 결정전 MVP로 뽑혔다. 최근 KBS 9시 뉴스에 출연해 마지막 강의를 하기도 했다.

남녀 프로농구 하위권 팀들의 반란

2020~2021시즌 남녀 프로농구는 중위권 팀들의 반란으로 정리할 수 있다.

여자 프로농구는 정규리그에서 승률 5할에도 미치지 못한 삼성생명(14승 16패, 4위)이 포스트시즌에서 대반란을 일으켰다.

올 시즌 여자 프로농구는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으로 외국 선수 없이 치러졌다. 이에 따라 1m 96cm의 아시아 최고 센터를 보유한 KB 스타즈의 우승이 유력했다. 그러나 정규리그 1위는 우리은행이 차지했다.

삼성생명은 플레이오프에서 정규리그에서 1승 5패로 밀린 우리은행에 2승 1패로 이겨 챔피언 결정전에 진출했다. 이후 정규리그에서 1승 5패로 승률 2할에도 미치지 못했던 KB 스타즈를 3승 2패로 제압하고 최종 우승을 차지했다.

임근배 감독은 정규리그 4위를 하더라도 별로 불리한 점이 없다는 것을 간파하고, 정규리그 막판에 몇몇 경기를 포기하면서 체력을 아꼈다. 챔피언 결정전 MVP를 차지한 김한별, 백전 노장 김보미와 신예 신이슬 등이 조화를 이루면서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남자 프로농구도 정규리그 3위 안양 KGC가 플레이오프에서 숨겨둔 발톱을 드러내면서 6강전에서 부산 KT(3전 전승), 4강전에서 울산 현대 모비스(3전 전승), 챔피언 결정전에서 전주 KCC(4전 전승) 등을 도장 깨기로 완파하면서 포스트시즌 10전 전승 우승 신화를 썼다.

김승기 감독이 포스트시즌에 대비 설린저를 영입한 것이 ‘신의 한 수’ 였다.

챔피언 결정전 MVP 설린저 선수는 2012년 NBA 신인 드래프트 21순위로 보스턴 셀틱스팀에 입단, 5시즌 동안 269경기에서 평균 10.8득점,7.7 리바운드를 기록한 역대 남자 프로농구 최고의 외국 선수였다.

설린저는 한 수 위의 기량으로 코트 밸런스를 유지하면서 안양 KGC를 우승으로 이끌었는데, 이례적으로 KBS 9시 뉴스에 출연, 이재도, 오세근, 전성현 그리고 김승기 감독은 A 학점, 변준형 선수는 잘했지만 실책이 있어서 B 학점 이라는 조크로 웃음을 안기기도 했다.

남녀 핸드볼, 신화를 남긴 감독들의 우승

한국 남자 핸드볼은 1988년 서울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획득, 아시아 남자핸드볼 사상 최고의 성적을 올렸다.

당시 은메달 주역이 왼손잡이 공격수 강재원이었다. 강재원은 1989년 세계핸드볼협회(IHF)에서 선정하는 올해의 선수상을 받았다.

강재원 감독이 이끄는 부산시설 공단이 2020~2021 핸드볼 코리아 여자부 정규리그에서 19승 1무 1패로 우승을 차지했다. 그리고 삼척시청과의 챔피언 결정전에서 2전 전승(25대24, 25대22)을 거둬 2년 만에 통합 우승을 차지했다. (MVP 부산 시설공단의 오사라 골키퍼)

남자 핸드볼 두산 팀의 윤경신 감독은 2m 03cm 왼손잡이 선수로 남자핸드볼 세계 최정상 리그인 독일 분데스리그에서 최고의 스타플레이어로 활약했었다. 분데스리그 통산 최 다골(2905골), 최다 득점왕(7회), 2001년 세계핸드볼협회(IHF)에서 선정하는 ‘올해의 선수상’을 한국 선수로는 강재원에 이어 두 번째로 받기도 했다.

윤경신 감독이 이끄는 두산은 정규리그에서 15승 1무 4패로 우승을 차지한 후, 인천도시공사와의 챔피언 결정전에서 1승 1무(23대21 승, 23대23 무승부)로 이겨 6년 연속 통합우승에 성공했다. 

새로운 기록 세운 남녀배구 우승팀들

남자프로배구 대한항공은 두 가지 기록을 세웠다.

남자프로배구는 2005년 출범했는데, 대한항공은 우리카드와 5차전까지 가는 대접전을 벌인 끝에 3승2패로 팀 창단 이후 두 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2017~18년 우승은 정규리그 3위를 한 후 챔피언 결정전까지 올라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또한 국내 배구 사상 최초로 외국 감독(이탈리아 출신 로베르토 산틸리)이 우승을 차지했다. 산틸리 감독은 유럽배구를 대한항공에 성공적으로 접목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여자프로 배구는 시즌이 시작될 때까지만 해도 어차피 우승은 흥국생명, '어우흥'이라는 말이 나돌 정도였다. 그러나 김연경과 쌍둥이 이재영·이다영 자매의 갈등설이 불거진 이후 자매의 학폭 사건으로 전력에서 이탈하면서 무너졌다. 

흥국생명은 정규리그에서도 GS 칼텍스에 1위 자리를 내주었고, GS 칼텍스와의 챔피언 결정전에서 3전 전패를 당해 준우승에 머물렀다.

반면 GS칼텍스는 끈끈한 팀워크를 바탕으로 통합 우승을 차지했다. 특히 여자프로배구 사상 처음으로 KOVO 컵, 정규리그, 챔피언 결정전 등 3개 대회를 모두 우승을 차지하는 트레블을 달성했다. MVP 역시 GS 칼텍스의 이소영과 러츠가 공동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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