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앞에서 민간 잠수부들이 고(故) 손정민 군의 친구 휴대전화 수색 작업을 위해 준비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시안= 김진영 기자]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서울 한강공원에서 실종됐다가 숨진 채 발견된 대학생 손정민(22)씨의 부검 결과를 밝혔다. 조사결과 정민씨의 사인은 익사로 확인됐다.

서울경찰청은 13일 “정민씨의 사망 원인이 익사로 추정된다는 부검 감정서를 전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받았다”고 밝혔다. 

정민씨의 머리 부위에서 발견된 2개의 상처에 대해 국과수는 “사인으로 고려할 정도가 아니다”라고 판단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국과수의 결과를 바탕으로 수사를 계속 진행하고 있다”며 “제보자의 진술들을 종합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또 경찰은 “정민씨가 실종된 지난달 25일 오전 4시 20분께 친구 A씨가 혼자 한강에 인접한 경사면에 누워있는 것을 목격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전했다. 

정민씨의 사망 시간대는 음주 후 2∼3시간 이내로 추정되는데, 이렇게 되면 친구가 목격된 것은 정민씨가 강 속에 들어간 이후가 되는 셈이다. 경찰에 따르면 이는 마지막 음주 이후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사망했다는 의미라는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사망시간에 대해 “사망추정시간은 연구 논문을 근거로 국과수에서 결론 내린 것일 뿐 절대적 시간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경찰에 진술한 목격자들은 6개 그룹으로 나뉘고 총 인원은 9명이다. 경찰은 이들을 조사한 결과 정민씨와 A씨가 사고 당일 오전 2시부터 3시 38분까지 반포한강공원에 돗자리를 깔고 같이 누워있거나 구토하는 것을 보았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특히 이 중 한 목격자는 두 사람의 마지막 목격 시점으로부터 40여분이 지난 오전 4시 20분께 “친구 A씨가 혼자 가방을 메고 잔디 끝 경사면에 누워 잠든 것을 확인하고 깨웠다”고 경찰에 진술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되면 두 사람에 대한 목격 시간과 A씨 혼자 경사면에서 발견된 시간차가 불과 1시간도 채 되지 않는다. 이 시간을 규명하는 것이 사건의 핵심이 되는 것이다. 

이 목격자는 “당시 자신의 친구를 찾다가 A씨를 발견했고, 그를 깨워 ‘괜찮냐, 귀가하는 게 좋겠다’ 등 짧은 대화를 나눴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경찰에 따르면 정민씨와 A씨는 지난달 24일부터 25일 새벽까지 편의점에 여러 차례 방문해 360㎖ 소주 2병과 640㎖짜리 페트 소주 2병, 청하 2병, 막걸리 3병 등 모두 9병을 구매했다.

경찰은 “구매한 술을 모두 마셨다고 단정할 수는 없으며, 누가 술을 얼마나 마셨는지는 확인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정민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유족에게만 알렸다며 정확한 수치를 공개하지 않았다.

경찰 조사에 A씨는 구입한 술 대부분을 마셨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귀가하는 모습과 다시 한강공원을 찾은 모습이 찍힌 CCTV에서 A씨는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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