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4일 서울 중구 SK텔레콤 본사에서 비대면 형식으로 열린 ‘2020년 SK ICT 패밀리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신년 메시지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SK텔레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지난 1월 2021년 SK ICT 패밀리 신년인사회에 경영 방침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SK텔레콤)

[뉴시안= 조현선 기자]SK텔레콤이 기존 보유 자사주 중 90.6%에 달하는 양을 전부 소각했다. 주주가치를 제고하는 동시에 신설법인 합병 가능성을 잠재우기 위해서다.

SK텔레콤은 14일 한국거래소에 자사주 869만주 소각을 반영한 변경상장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이는 발행주식 총수의 10.8% 수준이며, 금액으로는 약 2조6000억원어치에 해당한다. 

이로써 SK텔레콤의 발행주식 총수는 지난 13일 기준 기존 8075만5711주에서 7206만143만주로 줄어들었다. 

업계에서는 기업 펀더멘탈(Fundamental) 변동 없이 주식 수만 줄어든 만큼 자사주 소각 전보다 주식 가치 상승 여력이 더 커졌다고 보고 있다. 앞서 증권가는 SK텔레콤의 분할 후 기업가치가 제고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SK텔레콤은 소각 이후 남은 자사주를 구성원 주주 참여 프로그램 및 임원 스톡옵션 등에 활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SK텔레콤은 지난달 공개한 지배구조 개편안을 통해 인적분할 방식을 통해 존속법인과 신설법인으로 분리하겠다고 밝혔다. 신설기업은 SK하이닉스 등을 산하에 두고 반도체 등 신사업 확장하게 된다. 이번 자사주 소각 역시 해당 지배구조 개편안의 일환이다. 

업계에서는 SK텔레콤이 인적 분할을 앞두고 '주주 달래기'에 나섰다는 평이 나온다. SK텔레콤이 보유하고 있는 자사주에 대해 사실상 전량 소각을 결정하면서 신설 투자기업에 대한 합병 가능성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했다는 분석에서다. SK텔레콤의 최대 주주로 꼽히는 SK(주)가 자사주를 활용해 신설법인에 대한 지배력을 행사할 것이라는 이른바 '자사주의 마법'에 대한 우려를 잠재웠다. 

통상 자사주 소각은 주식시장에서 호재로 통한다. 실제로 SK텔레콤의 주가는 올해 초 23만원대에서 14일 오전 11시 현재 약 38% 상승한 31만8500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2000년 7월 이후 최고가다. 

시장에 유통되는 주식 수가 줄어든 만큼 기존 주주들의 지분율도 상승한다. 자사주 소각 이후 SK(주)의 지분율은 30.01%로 3.23%포인트 상승했다.

한편 SK텔레콤의 시가총액은 발행주식 총수 감소에도 불구하고 13일 기준 약 22조5000원을 기록했다. 주주총회에서 기업구조 개편을 공식화한 지난 3월 25일(약 20조5000억원) 대비 10%가량 증가했다. 이같은 상승세에 따라 HSBC글로벌리서치는 지난 12일 목표주가를 47만4000원대로 제시했으며, 국내 증권사들도 최대 41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저작권자 © 뉴시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