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사진=뉴시스)
넷플릭스 (사진=뉴시스)

[뉴시안= 조현선 기자]코로나19 팬데믹의 여파로 승승장구하던 넷플릭스의 기세가 한풀 꺾였다. 

14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넷플릭스의 4월 국내 활성 이용자(MAU) 수가 991만명으로 집계됐다. 전달(1052만명) 대비 61만명 감소한 수치다. 지난 2월 국내 서비스 중인 OTT로는 최초로 '천만고지'를 넘은 지 두 달 만이다.

코로나19 이후 집에서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자 실내에서 즐길 수 있는 콘텐츠 이용객이 증가 추세다. 구독경제 확산이라는 전 세계적인 흐름도 맞물렸다. 이에 넷플릭스는 지난해 3월 한달 간 안드로이드 기준 신규 설치 디바이스 수 133만대를 기록하는 등 이 때부터 급격하게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신규 디바이스 133만 대는 한 번도 넷플릭스를 이용해 본 적 없던 133만명이 앱을 새로 설치했다는 뜻이다.

이같은 인기를 바탕으로 넷플릭스는 현재 국내 OTT 시장의 절반 이상을 장악하고 있다. 시장분석업체인 아이지엑이웍스에 따르면 올 2월 기준 넷플릭스의 월 사용자 수는 1001만3283명으로, 지난해 1월(470만4524명)보다 113% 증가했다. 웨이브, 티빙, U+모바일tv, 시즌, 왓챠 등 국내 OTT 서비스 이용자를 모두 합친 것과 비슷하다.

국내 OTT 업계가 넷플릭스를 잡기 위해 자체 콘텐츠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외산 공룡' 넷플릭스를 잡을 수 있는 건 또 하나의 '외산 공룡'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 국내 출시를 앞둔 미국 월트디즈니의 '디즈니플러스'가 그 주인공이다. 

디즈니플러스의 지난 1분기 글로벌 구독자 수는 1억360만명으로, 올 1분기에만 약 870만명의 신규 구독자를 유치했다. 디즈니, 마블, 픽사 등의 다양한 콘텐츠를 등에 업고 서비스 출시 1년 4개월 만에 이룬 성과다. 글로벌 OTT 사상 가장 빠른 성장세다.

현재 넷플릭스의 글로벌 구독자 수는 2억8000만명이다. 지난 1분기 넷플릭스의 신규 구독자 수는 397만7000명으로, 전년 동기(1756만명) 대비 74%가량 감소했다. 시장 전망치였던 620만명의 절반 수준으로 4년 만에 최저치다. 

디즈니플러스가 국내에 들어오면 토종 OTT는 물론 넷플릭스 또한 위기감을 느낄 것이라는 주장의 배경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넷플릭스의 위기가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는 자체 콘텐츠 부재에 따른 것으로, 지난해 코로나로 인해 제작이 미뤄지거나 중지됐던 콘텐츠들이 올 하반기께 연달아 출시되면 정체 현상도 해소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신작 출시로 다양한 콘텐츠 뿐만 아니라 높은 퀄리티의 오리지널 콘텐츠 제공이라는 넷플릭스 강점이 살아날 것으로 보고있다.  

장기적으로는 넷플릭스가 승기를 잡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외신 등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주요 글로벌 시장에서 사용자당 평균 매출액 월 14달러대를 유지하는 반면 디즈니플러스의 사용자당 평균 매출액은 월 3.99달러 수준에 불과하다. 예를 들어 디즈니플러스가 약 3명 이상의 가입자를 유치해야만 얻어갈 수 있는 수익을 넷플릭스는 단 한 명의 이용자만으로도 벌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는 곧 콘텐츠 제작을 위한 투자로도 이어지게 돼 구독자를 유치하는 데 큰 영향을 끼친다.

실제로 디즈니플러스의 성장세가 올들어 둔화되고 있는 점도 눈길을 끈다. 디즈니플러스는 출시 직후 2분기 동안 30%에 달하는 성장세를 보였던 반면 지난 1분기에는 9.2%에 그쳤다. 또 디즈니가 가진 탄탄한 자체 콘텐츠가 강점인 동시에 독이 될 수도 있다고 봤다. 막대한 제작비와 제작 지연 등의 리스크로 성장세에 제동이 걸릴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넷플릭스는 고퀄리티의 오리지널 콘텐츠로 맞서겠다는 방침이다. 앞서 넷플릭스는 한국 콘텐츠 제작에 약 5억 달러(5500억원) 이상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국내 OTT 업계도 넷플릭스의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해 발벗고 나섰다. 콘텐츠웨이브, 왓챠, 티빙 등 국내 OTT 플랫폼 사는 2025년까지 총 1조원을 투자해 콘텐츠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먼저 웨이브는 2023년까지 3000억원 규모의 제작 투자를 진행하고, 올해도 800억원 이상을 투입한다. CJ ENM은 오는 3년간 4000억원가량을 투자해 티빙 오리지널 콘텐츠를 연달아 선보일 계획이다.

저작권자 © 뉴시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