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대구 수성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더블헤더 2차전 경기, 1회초 삼성 선발투수 원태인이 역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해 대구 수성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더블헤더 2차전 경기, 1회초 삼성 선발투수 원태인이 역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시안=기영노 편집위원]투수에게 평균자책점(ERA, Earned run average)이란 한 경기(9이닝 기준)를 치르는 동안 자신이 책임져야 할 점수(자책점)가 몇 점인가를 말한다. 한때 ‘방어율’로 불렸는데, 지금은 평균자책점으로 통일하고 있다.

140년 가까이 되는 메이저리그에서도 1914년 더치 레오나드 선수가 224와 3분의 2이닝을 던져 0.96의 방어율을 기록한 것과 함께 딱 두 번만 기록됐다. 반면 4할 타자는 1940년 테드 윌리엄스(4할 6리) 등 무려 28명이나 나왔다. 타자의 4할 타율보다 투수의 0점대 방어율이 훨씬 어렵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단기전에서는 얼마든지 나올 수 있는 기록이지만 규정 투수 회수(타자는 규정 타석)를 넘어서야 공식기록으로 인정이 되기 때문에 어렵다. 규정 투수 회수는 투구 회수가 팀 경기 수를 넘어야 한다. 그러니까 올 시즌 규정 투수회수는 144이닝이다.

우리나라 프로야구에서는 백인천 선수가 프로야구 원년인 1982년 80경기 중 72경기에 나와 딱 한 번 4할 타율(250타수 103안타, 0.412)을 기록했다.

투수 중에는 선동열 선수가 무려 5번이나 0점대 방어율을 기록했다. 그 가운데 규정 투구 회수를 넘긴 것이 1986년, 1987년 그리고 1993년 3번이나 된다. 선동열은 1986년 262와 3분의 2이닝(당시 팀당 108 게임)을 던지며 0.99(24승 6패)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었다.

선동열은 1987년 선발과 마무리를 오가며 162이닝(108 게임)을 던지며 0.89(14승 2패 6세이브), 1992년에는 주로 마무리로 활약하면서 32와 3분의 2이닝(126 게임)을 던지며 0.28(2승 무패 8세이브), 1993년 126과 3분의 1이닝(126 게임)을 던져, 0.78(10승 3패 31세이브), 1995년 109와 3분의 1이닝(126 게임) 동안 0.49(5승 3패 33세이브)를 기록했다.

원태인 7경기 평균자책점 1.00(6승 1패)

올 시즌 프로야구 최고의 투수로 떠오른 삼성 라이온즈 원태인 투수가 7경기를 치른 현재 평균자책점 1.00(6승 1패)을 기록, 0점대에 진입하기 직전이어서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원태인은 오는 19일 대구에서 벌어질 키움 히어로즈와의 홈경기에 선발로 등판한다. 만약 그 경기에서 5이닝 이상 던지며 자책점을 기록하지 않으면 0점대에 진입하게 된다. 그러나 1자책점만 기록해도 0점대에 진입하지 못한다. 

원태인이 선동열처럼 시즌을 0점대 평균 자책점으로 끝낼 가능성은 거의 없다. 앞으로 남은 25게임 안팎에서 완봉승 수차례, 1자책점 이하를 10여 차례 치르고, 빅이닝은 커녕 한 경기 2~3자책점 이하를 서너 번만 기록해도 안 되기 때문이다.

프로야구에서 선동열 선수 외에 7경기를 치른 현재 0점대 방어율을 기록한 선수는 2명뿐이었다.

2019년 LG 트윈스의 타일러 윌슨 투수가 7경기를 치른 현재 평균자책점 0.57을 기록했었다. 윌슨은 결국 2.92(14승 7패)로 시즌을 끝냈었다.

지난해 NC 다이노스 구창모 투수는 7경기를 치른 시점에서 075의 평균자책점을 올렸었다. 구창모는 1.74(9전 전승)로 시즌을 마쳤다.

원태인, 후반기 체력저하 견뎌야

원태인은 2019, 2020년 2년 동안 전반기는 A급 기록, 후반기는 C급 기록을 냈었다.

2020시즌은 전반기 14경기에서 6승 2패, 평균자책점 3.54로 에이스 역할을 했다. 그러나 후반기 13경기는 8게임 연속 패를 당하며 평균자책점은 6.38에 그쳤다. 2019시즌도 전반기 평균자책점 2.86, 후반기는 9.45를 기록했을 정도로 전반기와 후반기 편차가 컸다.

원태인은 지난 2년 동안보다 올 시즌 패스트볼 속도와 제구력이 좋아졌고, 체인지업과 함께 슬라이더의 활용도가 높아졌다.

타자 입장에서 볼 때 ‘피치터널’이 길어서, 도무지 어떤 공을 던지는지 짐작하기가 어려워졌다. (피치 터널이 길면, 타자 입장에서 볼 때 어떤 구질인지 판단할 시간이 짧아져서 좋은 타격을 하기 어렵다. 피치 터널이 긴 류현진은 똑같은 투구 폼에서 패스트볼, 체인지업, 슬라이더, 커터, 커브 등을 던지기 때문에 타자들이 대처하기 어렵다)

원태인은 “후반기뿐 만이 아니라 올림픽 대표, 나아가서는 1, 2년 후에도 꾸준히 잘 던지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지난 2년 동안 전반기보다 후반기에 체력이 떨어지는 것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오는 19일 키움 히어로즈팀과의 경기에서 7이닝 정도 던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1자책점이라도 기록하지 않아야 0점대 진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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