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대검청사를 떠나면서 직원들에게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뉴시안= 김진영 기자]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5·18 광주민주화운동 정신을 언급한 것을 두고 여러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정치권에서는 “본격적인 대권행보를 시작한 것 아니냐”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윤 전 총장은 지난 16일 조선일보를 통해 “5·18은 현재 살아있는 시대정신이자 헌법정신”이라고 말했다. 

5·18 41주기를 맞아 윤 전 총장이 이같은 메시지를 내자 “오랜 침묵을 깨고 정치활동에 시동을 건 것”이라는 해석이 일각에서 나온다. 

또 그 배경에 대선 출마와 관련된 여러 추측이 난무하고 있는 가운데 “침묵을 지키며 이어가던 잠행이 너무 긴 것 아니냐”는 지지층의 지적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윤 전 총장은 이날 “5·18은 자유민주주의 헌법정신이 우리 국민들 가슴 속에 활활 타오르고 있음을 증명하는 것”이라며 “어떠한 형태의 독재와 전제든 이에 대한 강력한 거부와 저항을 명령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3월 4일 여권의 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추진에 반대하며 검찰총장직에서 물러날 때 역설했던 ‘헌법정신’과 ‘자유민주주의’에 대해 강조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사진=뉴시스]

5·18 41주기를 앞두고 또 다시 이를 강조한 것은 5.18 정신의 계승자를 자처하는 현 정권이 헌법정신과 자유민주주의를 교란하고 파괴하고 있다는 비판의 의도가 숨겨져 있는 것으로 보인다. 

윤 전 총장은 정권 비리를 수사했다는 이유로 임기가 남아 있음에도 문재인 정부의 압박에 밀려 조기 퇴진했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5.18정신 계승을 내세우는 건 문재인 정부를 우회적으로 비판한 의도가 담겨있다는 분석이 정치권에서 나온다. 

정치권에서는 윤 전 총장이 이번 5·18민주화운동 메시지가 광주 방문으로 이어질지 주목한다. 만약 5·18 민주묘지를 참배한다면 이는 정치인 윤석열의 본격행보가 시작됐다는 의미를 갖기 때문이다.

윤 전 총장 주변인들 사이에서 “윤 전 총장이 광주 방문 전 포석을 깐 것 아니냐”는 분석과 더불어 “윤 전 총장이 적절한 시점에 광주를 방문해 5·18민주묘지 참배를 고려하고 있다”는 말이 들린다. 

야권에서는 윤 전 총장이 행보를 본격화하지 않고 근황을 알리거나 메시지만 툭툭 던지는 식의 잠행은 장기적으로 득이 될 게 없다고 의견을 낸다. 정치적 존재감은 지속성이 없을 경우 잊혀지고 한번 잊혀지면 다시 회복하기 힘들다는 이유에서다.  

야권의 한 인사는 “윤 전 총장의 잠행이 길었다고 할 수는 없지만 요즘은 모든 게 호흡이 빠르다보니 침묵이 지루하다는 느낌은 분명히 있다”며 “잠행이 계속될 경우 윤 전 총장의 흥행은 썰물처럼 관심이 빠져나가 버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의견은 윤 전 총장 주변에서도 많이 제기되고 있다. 이 때문에 “윤 전 총장은 5월이 가기 전에 대권도전을 공식화 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와 관련,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인 주호영 의원은 17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7월에 (국민의힘) 대선 경선 열차가 출발하기 전에는 같이 합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윤 전 총장의 결단을 촉구했다.

야권 일각에서는 윤 전 총장의 광주행이 이뤄진다면 그 파동은 상당히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 입당 또는 독자세력화 어느쪽을 선택할지도 이때 이후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한편에서는 윤 전 총장이 광주로 향하게 되면 중도층과 호남에 상당한 지지층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한다. 이를 기반으로 윤 전 총장이 독자 세력화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없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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