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0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대한민국 성장과 공정을 위한 국회 포럼 창립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0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대한민국 성장과 공정을 위한 국회 포럼 창립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국회사진기자단)

[뉴시안=기영노 편집위원]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자신감이 커지고 있다. 여권 내 지지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에서 경쟁자인 이낙연 전 대표, 정세균 전 총리의 추격이 그리 위협적이지 않다고 판단하는 듯하다. 각종 여론조사의 흐름도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함께 2강을 기록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 지사는 경쟁자들이 현재 판세를 뒤집기 어렵다고 보고 굳히기에 들어가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계획대로라면 더불어민주당은 6월 하순부터 대선 후보 선출 일정이 시작된다.

이 지사의 자신감 있는 행보는 20일 진행된 ‘성장과 공정을 위한 국회포럼(성공포럼)’에서도 엿보였다. 성공포럼 창립식에는 35명의 민주당 의원이 함께해 나름 세를 보여줬다. 그 동안 이 지사의 약점으로 지목되던 “세력이 없다”라는 부분이 점점 보완되는 흐름이다. 김병욱 민형배 의원이 성공포럼 공동대표를 맡았다. 박원순계로 알려진 3선 박홍근 의원도 이 지사 지지를 선언했다. 

이날 이 지사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향해 “포장만 보여준다”며 비판했다. “그분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한 번도 본적이 없다. 소비자는 내용물을 보고 구매를 판단하는데 요즘 제가 본 것은 포장지밖에 없다. 가능하면 (윤 전 총장이) 빨리 국민께 자신의 모든 것을 보여드리고 판단을 받는 것이 정치인이 되고자 하는 분의 도리 아닌가. 알맹이를 봐야 판단할 수 있다. 지금은 포장지의 예쁜 부분만 보여주니 판단하기 어렵다.”  

윤 전 총장의 생각이 어떤지 모르기에 평가할 수 없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표명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다르게 보면 윤 전 총장이 알맹이가 없을 것이라는 평가와 그의 등판이 늦어지고 있는 것에 대한 비판을 담고 있다. 지금으로봐서는 윤 전 총장이 6월11일 진행될 국민의힘 전당대회 이전에 자신의 구체적인 입장을 밝힐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반면 이 지사로서는 윤 전 총장이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정치에 입문해서 비판을 받게 되는 상황을 내심 바라고 있을 수 있다. 

중도층을 겨냥한 이 지사의 움직임도 본격화하고 있다. 포럼 제목에 ‘성장’을 넣었고 “모두가 기회를 누리는 포용적 성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하는 등 실용노선을 추구하는 포석을 까는 것이 상징적이다. 이 지사와 윤 전 총장은 중도층 지지가 겹치는 부분이 있기에 ‘중도층’을 겨냥한 두 사람의 경쟁은 앞으로 더욱 치열하게 펼쳐질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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