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 광화문점에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관한 신간이 진열돼 있다.(사진=뉴시스)

[뉴시안= 김진영 기자]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국민의힘 행(行) 분명치 않은 상황에 그의 잠행까지 길러지자 야권에서 여러 분석과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일단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으로 입당할 가능성은 시간이 갈수록 점점 낮아질 것이고, 윤 전 총장 지지율이 머지않아 떨어지기 시작할 것이며, 이에 따라 윤 전 총장 이슈를 이길 수 있는 인물을 등판시켜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 회자되고 있다. 

국민의힘 동향에 밝은 한 소식통은 21일 “국민의힘 내부에서 윤 전 총장과 관련해 ‘인기가 오래가기 어렵다’ ‘국민의힘으로 입당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며 “거품이 빠지거나 입당하지 않거나 둘 중 하나가 현실화 하면 대선동력이 급격히 감쇄될 수 있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올해 초부터 최재형 감사원장을 주목해 왔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에 따르면 대선후보로서의 자질, 인품, 정무감각 등 모든 면을 종합해 볼 때 윤 전 총장보다 최 원장이 더 낫다는 게 국민의힘 지도부 일각의 평가라고 한다.   

김동연 전 부총리도 국민의힘이 주목하고 있지만 가장 비중을 크게 두고 있는 인물은 단연 최 원장이라는 게 이 소식통이 설명이다. 

야권의 한 인사는 “윤 전 검찰총장은 차기 잠룡 중 야권 선두주자로 꼽히지만 거품 우려가 있고 세간의 기대와 달리 침묵기가 길어지면서 서서히 대중들에게서 멀어지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정치는 끊임없이 존재감을 드러내는게 중요한데 윤 전 총장의 시계는 너무 늦게 돈다. 이렇다할 거취표명도 없다. 이 것은 치명적인 실수”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침묵은 초반에 신비주의를 유발할 수 있지만 시간을 끌면 지루하고 피로감만 쌓인다. 이렇게 되면 결국 대중은 떠난다”고 덧붙였다. 

그 징조는 이미 나타나고 있다. 지금까지 오차범위 밖의 차이로 대선후보 부동의 1위를 달려오던 윤 전 총장의 상승세가 다소 꺾이고 있다. 이재명 경기지사와 양강 구도를 이어가고 있는 윤 전 총장이 주춤하는 여론조사 결과가 지난 20일 나왔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17∼19일 전국 유권자 1009명에게 ‘차기 대통령감으로 누가 가장 적합한가’를 조사한 결과 이 지사라고 답한 이들이 전체의 25%로 가장 많았다.

이 지사의 지지율은 1주 전 조사와 같은 수치를 유지한 반면 윤 전 총장은 1%포인트 떨어진 19%를 기록했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윤 전 총장의 인기가 지난달 4주차(23%) 이후 3주째 하락세를 그리고 있다는 점이다.

이번 4개 기관 합동 전국지표조사(NBS)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정치권 일부에서는 “윤 전 총장이 6월초 국민의힘 새 지도부가 확정되면 선거를 전후로 국민의힘 입당, 제3정당 구상, 독자행보 등 여러 경로중 하나를 선택할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내다본다. 

다른 한편에서는 대선이 10개월 앞으로 다가온 시점까지도 잠행을 이어갈 뿐만 아니라 구체적인 정계 입문입장이나 향후 계획 등 아무것도 밝히지 않고 있어 더이상 윤 전 총장만 보고 있을 수 없다는 분위기가 야권에 확산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야권통합카드로 국민의힘이 주목하고 있는 최 원장은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이 김오수 검찰총장 후보자를 감사위원에 임명할 때 ‘정치적 중립성’을 지적하며 끝까지 반대한 바 있다. 

국민의힘 안팎에서 최 원장을 필승카드로 보는 시각까지 나오고 있다. 그만큼 평가가 좋다는 이야기다. 

최 원장은 감사원장직을 수행하는데 있어 강직함과 균형 감각을 잃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 원장의 한 지인은 “두 아이를 입양해 사랑으로 보듬어주고 있는 것은 유명한 이야기”라며 “개인적인 부분을 살펴봐도 숨기는 게 없고 사리사욕이 없다. 매우 청렴하고 교과서적인 인물”이라고 말했다. 

이 지인은 “최 원장의 부인은 최 원장이 정치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며 “이제 모든 공직을 내려놓고 가족을 돌보길 바라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최 원장은 경남 진해에서 태어나 경기고와 서울법대를 졸업했으며, 서울가정법원장과 사법연수원장을 지냈다. 육군 중위로 제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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