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배(가운데)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이 지난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포스트코로나2021,위기와도약'세미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뉴시안= 김진영 기자]국민의힘 이준석 당 대표 후보의 바람이 심상치 않다고 판단한 국민의힘 중진들이 이준석 저지를 위해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이들은 당 내 세대교체가 가져올 여러 변화에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내고 있다. 대선을 앞두고 이뤄지는 세대교체가 자칫 패착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이유를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야권 주변에서는 “중진들을 중심으로 한 기득권세력이 일명 ‘뒷방’으로 물러나게 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한다. 

국민의힘 6·11 전당대회가 보수진영에 잠들어 있던 계파주의를 다시 불러내고 있다. 이준석 저지를 위해 특정 계파의 부정적 이미지가 카드로 활용되고 있는 것이다. 이로 인해 정치권 일부에서 “국민의힘은 6월 전대를 기점으로 다시 계파갈등에 휩싸일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야권의 한 인사는 27일 국민의힘 당 내 계파갈등 부활 조짐에 대해 “특정 계파가 거론되는 것은 잠자고 있던 사자의 수염을 건드리는 것”이라며 “박근혜 정권이 끝난 후 잠든 계파갈등이 깨어나는 순간 국민의힘에 대한 국민의 기대는 없어진다고 본다”고 말했다. 

‘계파프레임’은 국민의힘 중진 후보들을 통해 다시 등장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 “대선을 놓고 경선을 벌일 때 틀림없이 또 계파논란이 불거질 것”이라며 향후 경선이 진흙탕싸움으로 비화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계파를 문제삼은 후보는 당권주자인 나경원 후보다. 

나 후보는 지난 26일 페이스북에서 “특정 계파에 속한 당 대표가 뽑히면 윤석열·안철수가 과연 오겠느냐. 저는 계파 없는 정치를 해왔고, 지금도 어떤 계파 논리나 세력과도 얽혀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나 후보는 또 “특정 계파에 속해 있거나 특정 주자를 두둔하는 것으로 오해받는 당대표라면, 국민의힘은 모든 대선주자에게 신뢰를 주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유승민계’로 분류되는 이준석·김웅 후보를 겨냥한 발언인 것으로 분석된다. 

나 후보의 이 지적에 이 후보는 즉시 반박했다. 

이 후보는 “옛 친박계의 전폭 지원을 받고 있는 나 후보가 대표가 되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상당히 주저할 것 같다”고 받아쳤다. 

김 후보 역시 “계파정치 주장은 흉가에서 유령을 봤다는 주장과 같다. 두려움이 만든 허상”이라고 나 후보를 비판했다.

이준석 바람 막기에 나선 중진에는 5선 주호영 후보도 포함된다. 

주 호보는 이날 라디오방송에서 “누군가가 정확하지 않은 여론조사 결과를 너무 많이 생산해 퍼뜨리는 데는 의도가 있지 않느냐는 의혹이 있다”며 특정 계파가 이 후보를 지원하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또 주 후보는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경선 당시 여론조사가 불과 3차례 뿐이었는데,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는 벌써 11차례나 여론조사가 공표됐다”고 지적했다.

이 후보의 흥행이 자력으로 형성됐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으로 특정 세력이 이 후보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게 주 후보 발언의 요지다. 

이에 당권 주자들 간의 특정 계파지원 의혹이 불거지면서 전당대회가 내부갈등의 도화선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일부에서는 국민의힘 ‘세대교체’가 중진들의 구태로 당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자중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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