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앞에서 경찰이 고(故) 손정민 군의 친구 휴대전화 수색 작업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뉴시안= 김진영 기자]경찰이 한강에서 숨진 채 발견된 대학생 A(22)씨의 아버지가 지난 26일 입장문을 통해 경찰 수사가 미흡했다고 주장해 주목을 끌고 있는 가운데 경찰이 이를 반박하고 나섰다. 

경찰은 손씨 유가족의 입장문이 나오자 즉시 입장을 밝히고 나섰다. 

경찰은 수사 일부 과정을 공개하며 “실체적 진실을 밝히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민씨의 유족은 입장문을 통해 사건 당시 함께 술자리를 한 친구 A씨에 대한 경찰의 추가 수사를 거듭 촉구했다. 이는 사실상 경찰 수사가 대체로 부실하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어서 경찰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유족 측은 이날 A4용지 13장 분량의 입장문을 통해 여전히 풀리지 않는 의문점들을 전했다. 

유족 측은 “A씨와 A씨 가족에게 정민이의 입수 경위에 대해 진실을 밝혀주기를 바란다”면서 “실종 사흘째인 지난달 27일 경찰을 통해 A씨 부자가 실종 당일 오전 3시 37분께 통화한 사실을 숨긴 것을 알게 됐고, 이외에도 쉽게 납득되지 않는 A씨와 가족의 여러 행동을 알게 됐다”고 지적했다. 

우선 유족은 “처음 정민이의 실종 사실을 알았을 때는 A씨를 전혀 의심하지 않았고 오히려 배려와 감사의 뜻을 표했다”고 밝히면서 이에 대한 몇 가지 의문을 제시했다. 

그 내용은 대략 3가지로 ▲ A씨와 가족이 실종 당일 오전 5시 이후 한강공원에 도착한 뒤 약 20분간 강 비탈면을 살핀 점 ▲ A씨가 당시 입었던 티셔츠를 다음날 신발과 함께 버린 점 ▲ A씨가 잠금이 걸려있지 않은 정민씨의 휴대전화를 이용하거나 부모에게 부탁해 정민씨 가족에게 연락하지 않은 점 등의 의혹이 그것이다. 

앞서 A씨 측은 지난 17일 침묵을 깨고 입장문을 낸 바 있다. 

이 입장문에서 A씨 측은 “A씨 아버지와 정민씨 부모는 친분이 없고, A씨 어머니와 정민씨 어머니가 친분이 있기는 하나 다소 예의를 갖추어야 하는 사이라 새벽에 편하게 전화하기는 어려운 사이였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유족은 “A씨 어머니와 정민이 어머니는 지난 4월 중에도 3차례 함께 식사할 만큼 자주 교류했다”고 반박했다. 

새벽에 연락해도 전혀 문제 되지 않는 사이라는 것이다. 

또 유족은 “A씨가 정민씨가 실종 상태일 당시 다른 친구들과 달리 수색을 돕지 않았다”며 “A씨 가족은 정민이를 찾기 위한 도움이 필요할 때 침묵하다 경찰 수사 진행 상황을 확인한 뒤 뒤늦게 입장을 발표했다”고 주장했다.

유족은 “사건을 수사한 서울 서초경찰서의 초기 대응이 미흡했다”며 “A씨의 실종 당일 아침 혈중알코올농도, 몸의 상처나 다툰 흔적 등은 조사한 바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유족은 “여러 정황상 A씨의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말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추정된다”며 “A씨의 진술 확보를 위한 수사에 집중해 달라”고 경찰에 요청했다.

이에 서초경찰서는 이날 A씨 실종 이후 친구 B씨에 대한 조사 내역을 공개하고 유족 측의 입장문에 대해 해명했다.

경찰은 우선 지난달 25일 실종신고 후부터 정민씨가 발견된 같은달 30일사이 A씨에 대한 첫 참고인 조사를 실시하는 한편 같은 달 27일에는 A씨 최면조사도 했고, 최면조사는 이틀 후인 29일에도 1회 더 실시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또 경찰은 “지난 9일에도 A씨를 조사했고, 12일 A씨와 프로파일러 면담에 이어 14일과 22일 등 총 4회 조사했다고 전했다. A씨의 부모도 각각 2회, 1회 조사했다”고 밝혔다.

이뿐만 아니라 경찰은 “이달 4일 A씨의 노트북과 실종 당일 현장에 타고 왔던 차량의 블랙박스, 7일 A씨 모친·10일 A씨 부친·16일 B씨 누나의 휴대전화·21일 A씨의 태블릿PC 등을 제출받아 포렌식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데이터, 통화내역, 메시지 등의 삭제 정황은 없었다는 게 경찰이 밝힌 조사 결과다. 

유족 측은 폐쇄회로(CC)TV 영상을 통한 분석과 관련해 “정확한 실제 동선파악 등을 통해 영상 속 아들과 A씨 동선, 움직임을 확인하지 않고는 수사완결이 불가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경찰은 “현장 상황을 명확히 하고 추가 목격자를 확보하기 위해 CCTV 및 제보영상 등을 정밀 분석 중이며, 저장기간이 도과한 일부 CCTV에 대해서는 포렉식을 실시했다”고 전했다.

경찰의 이 같은 해명에도 여전히 유족 측은 경찰의 사건 조사과정과 A씨에 대한 조사에 대해 납득할 수 없는 부분이 많다는 입장이다. 경찰 조사가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초동수사 미흡 등을 주장하고 있는 유족 측이 추가로 어떤 의문을 제기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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