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검찰총장 (사진=뉴시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 (사진=뉴시스)

 

[뉴시안= 김진영 기자]차기 대선후보 적합도에서 부동의 1위를 차지하던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두고 정치권에서 “뜸들이다 흐름을 탈 시기를 놓쳤다”는 지적이 나온다. 입장발표나 노선정리에 대한 대중의 기대에도 윤 전 총장이 오랜기간 잠행만 이어가자 기다림에 대한 피로감이 한계치를 넘어섰다는 것이다. 

야권에서는 이미 “윤 전 총장이 대중들의 갈증을 너무 오랜 시간 외면해 흥행과 관련된 상품성이 많이 떨어졌다”고 평가한다. 

이제 윤 전 총장이 문재인 정부에 염증을 느끼고 정권교체를 원하는 대중들 앞에 등장한다 해도 별다른 감흥을 주지 못할 것이라는 이야기다. 

실제로 윤 전 총장의 인기는 점점 수면 아래로 가라앉는 분위기다. 이대로라면 윤 전 총장이 등장한다 해도 대세를 뒤집기 어려울 수도 있다. 대선의 대세와 관련해서는 ‘전세 역전’이 거의 불가능하다. 한번 대세가 형성되면 그걸로 끝인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이런 면을 고려해 볼 때 윤 전 총장은 유력대권주자 1위라는 천금같은 대세를 누구보다 쉽게 손에 쥐고도 이를 시간 끌다 놓쳐버린 인물로 기록될 가능성이 없지않다. 

이를 드러내는 게 지난 27일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등 4개 여론조사기관이 합동으로 조사한 5월 4주차 전국지표조사(NBS·National Barometer Survey) 차기 대선주자 적합도다. 

여전히 양강구도이기는 하지만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추격이 가파르다. 그만큼 윤 전 총장의 인기가 빠르게 식고 있다는 의미다. 이 조사에 따르면 이 지사 26%, 윤 전 총장 22%로 나타났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전주와 동일한 10%로 나타났다. 홍준표 무소속 의원 4%,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3% 순이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유승민 전 의원·심상정 정의당 의원·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황교안 전 대표·김부겸 국무총리는 각 1%를 기록했다. '없음' 20%, '모름·무응답' 6%였다.

지지 정당별로 민주당 지지층에선 이 지사가 44%, 이 전 대표가 25%의 지지를 얻었다. 국민의힘 지지층에선 윤 전 총장이 55%로 선두였고, 홍 의원이 8%로 그 뒤를 이었다.

정당 지지도는 민주당 30%, 국민의힘 26%, 국민의당·정의당 5%, 열린민주당 2% 등 순이었다. ‘태도 유보’는 29%였다. 전주 대비 민주당은 1%포인트 하락했지만, 국민의힘은 3%포인트 상승하면서 양당 간 격차는 4%포인트로 좁혀졌다.

이번 조사는 지난 24~26일까지 사흘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4155명을 대상으로 접촉해 이 중 1008명이 응답(응답률 24.3%)했다. 휴대전화 가상번호(100%)를 이용한 전화면접조사로 실시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 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확인하면 된다.

윤 전 총장이 대선후보로서 상품성이 떨어질 조짐이 보이자 야권에서는 윤 전 총장의 등판을 재촉하기 시작했다. 

이재오 국민의힘 상임고문도 격탄을 날렸다. 

이 상임고문은 지난 26일 “언론에 가끔 얼굴 내미는 걸로 대통령 안 된다”고 꼬집었다. 

이 상임고문은 이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나와 “대통령이 공부해서 되는 거면 시험 봐서 하지 왜 선거를 하나”라며 “진짜 대통령 할 생각이 있으면 현장으로 가라”고 윤 전 총장의 긴 잠행을 비판했다. 

이 상임고문은 “국민들이 실제로 사람이 움직이는 걸 봐야지 그래 갖고는 지지도가 떨어진다”고 말했다. 정체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이 상임고문은 이어 “검찰총장 할 때 독하게 사람 잡아가더니 진짜 정치인 하려고 하니까 다르구나 생각하게 해야지 교과서로 국가의 전망을 설계하려 하면 되겠나”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 상임고문은 야권의 잠재적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최재형 감사원장에 대해서도 의견을 말했다. 

이 상임고문은 “나는 (대선 출마) 안 한다든지 끝까지 공직에 충실한다든지 딱 부러지게 이야기를 안 하고 ‘지금은 말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하니 그러면 말할 단계에 있다는 이야기 아니냐”면서 “우물우물 해가지고는 안 된다. 자기 소신을 분명히 밝혀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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