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9년 서울 강남구 청담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도드람 2019~2020 V-리그 남자부 미디어 데이'에 참석한 최태웅 현대캐피탈 스카이워커스 감독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태웅 현대캐피탈 스카이워커스 감독. (사진=뉴시스)

[뉴시안=기영노 편집위원]최태웅 남자배구 현대 캐피탈 감독이 박상하 선수 영입 배경에 대해 “스스로 명예를 회복하고 싶다는 간절함과 절실함이 있었다”고 밝히면서 배구계에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박상하(1m 97cm, 88kg)는 원래 삼성화재 선수였다. 그러나 지난 2월 학창 시절 학교폭력 사건의 가해자로 지목돼 억울함을 호소하다가 은퇴를 선언했다.

현역 선수로 피해자를 자처하는 사람들과 싸우게 되면 팀(삼성 화재)은 물론 배구계에 누를 끼치게 되기 때문에 아예 은퇴해서 일반인으로 싸우는 것이 더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당시 배구계는 흥국생명의 이자영, 이다영 쌍둥이 자매들의 학폭 사건이 불거지며 떠들썩한 상태였다. 

이에 박상하는 은퇴 후 피해자를 자처하는 사람들과 법적 공방을 시작했다. 결국 경찰의 조사 결과 박상하와 피해자는 일면식조차 없었으며 그의 결백을 입증하는 증언까지 확보돼 학폭 의혹에서 완전히 벗어나게 됐다.

그러나 박상하는 학폭 사건으로 은퇴하면서 자유 계약 신분이 됐고, 나이(35세)도 적지 않아서 현역으로 복귀하기가 쉽지 않았다. 

이때 현대 캐피탈 최태웅 감독이 관심을 보이면서 재빨리 손을 내밀었다. 최 감독은 박상하의 ‘간절함’을 느꼈기 때문에 손을 내밀었다고 했는데, 사실 모든 분야에서 간절함과 절실함 만큼 훌륭한 성공의 계기가 되는 것도 없다.

가요계에서는 오늘날 가수 비를 세계적인 스타로 만든 것도 JYP 박진영 대표가 수많은 오디션에서 탈락한 후 거의 포기한 상태에서 자신을 찾아온 비의 ‘간절한 눈빛’을 봤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이제 박상하는 현대 캐피탈의 센터로 제2의 배구 인생을 시작하게 됐다.

2m 5cm의 신예 박준혁과 경쟁해야

현대 캐피탈에는 차영석, 최민호, 송원근, 박준혁 등의 기존의 센터들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4명의 선수 가운데 박준혁 선수가 현대 캐피탈의 ‘미래의 센터’로 성장을 하고 있다.

박준혁은 젊고, 높이가 있는 유망주 센터로 꼽힌다. 박준혁의 집안은 우리나라에서 잘 알려진 스포츠 명문가로, 2017~18시즌 신인 드래프트 2라운드 1순위로 현대 캐피탈에 입단했다.

아버지 박 상관 씨는 남자프로농구 삼성전자, 대구 동양 등의 팀에서 주전 센터(2m 1cm)로 활약을 했고, 어머니 이수경 씨는 청소년 여자 국가대표 배구 선수 출신이다. 또한 현역 여자 국가대표 부동의 센터 박지수(1m 96cm)가 박준혁의 친동생이다.

그러나 박준혁은 고등학교 2학년 때까지 농구를 하다가 3학년 때부터 배구로 전향했다. 아직 꽃을 피우기에는 ‘배구선수로서의 경험’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이제 박준혁과 박상하는 11년의 나이 차이를 무시하고 주전 센터 경쟁을 해야 한다. 최태웅 감독은 “준혁이가 최고의 센터로 완전하게 자리를 잡을 때까지 경험이 많은 박상하 선수가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현대 캐피탈 2021~22시즌 우승까지 노려

현대 캐피탈은 지난해 시즌이 시작되기 직전, 대형 트레이드(리빌딩한다면서 신영석을 포함해 한국전력과 3대3 트레이드) 후유증에 시달리다가 15승 29패, 6위에 그쳤다.

그러나 2021~22시즌 전망은 매우 밝다. 베테랑 문성민 선수가 건재하고, 국내 최고의 공격수 전광인 선수가 시즌 중반에 군에서 전역해서 돌아오는 데다, 2년 연속 신인 드래프트 1순위였었던 김명관, 김선호 선수의 기량이 일취월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5월, 자유계약 상태였던 레프트 자원 송준호와 이시우 선수가 잔류했다. 라이트 허수봉 선수는 기량이 일취월장하고 있으며, 박상하 선수의 가세로 센터진도 두터워졌다.

저작권자 © 뉴시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