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신사 조만호 대표이사 사진 (사진=무신사)
무신사 조만호 대표이사 (사진=무신사)

[뉴시안= 조현선 기자]온라인 패션 플랫폼 무신사의 창업자 조만호 대표이사가 사임한다.

조 대표는 3일 오후 임직원에게 '20년을 마무리하려 합니다'라는 이메일을 통해 사의를 공식화했다.

조 대표는 이날 "무신사 운영 최종 책임자로서 결자해지를 위해 칙임지고 대표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메일에서  "무신사에 실망한 고객과 피해를 본 입점 브랜드에 진심으로 송구스럽다”며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책임을 통감하며, 20년 전 처음 무신사를 만든 이후 지금까지 유지해 온 운영자와 대표 자리를 내려놓는다”고 밝혔다. 

무신사는 지난 3월 여성 고객 전용 할인 쿠폰 발행, 4월 말 남성 혐오를 연상케 하는 제스쳐의 이벤트 포스터 사용 등으로 논란이 제기됐다.

조 대표는 이러한 일련의 논란에 책임을 지는 차원에서 몇달 전 회사에 사의를 전했다. 이후 고객 신뢰 회복을 위해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선 한편, 후임자 인선에 집중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대표는 이메일에서 “이제는 무신사에 전체 조직의 관리와 사업 전반의 관장까지 더 뛰어난 역량을 가진 새로운 리더가 필요한 시점이 된 것 같다”며, “무신사 대표로서 제 개인의 임무는 여기서 마치고 회사와 관련된 업무는 모두 내려놓지만, 중장기적으로 성장 가능성 높은 신생 브랜드를 발굴하고 한국 패션 브랜드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에서 저의 역할을 찾아보려 한다”며 향후 계획을 밝혔다. 

그는 앞으로 이사회 의장을 맡아 해외 사업 등 중장기 발전전략 수립에 주력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조 대표는 개인 지분 일부 순차 매각을 통해 약 500억원의 자금을 확보, 무신사의 자회사인 무신사 파트너스가 운용하는 패션 펀드에 출자할 예정이다. 이를 활용해 소규모 신생 브랜드 중심의 초기 투자 등에 앞장서겠다는 방침이다. 개인 주식 중 1000억원 상당을 본사 임직원과 관계사 구성원, 곧 합류할 인사들과 나누겠다는 계획도 함께 밝혔다.

무신사는 조 대표가 고등학교 3학년 시절 운영하던 '무진장 신발 사진이 많은 곳'이라는 커뮤니티에서 출발했다. 이후 길거리 패션, 스타일 트렌드 소개하는 무신사 매거진을 발행한 데 이어 지난 2009년 현재의 무신사 스토어가 탄생했다.

이후 조 대표는 국내 디자이너와 중소 브랜드의 온라인 판로 개척 및 신생 브랜드 발굴에 앞장서는 등 패션 생태계 활성화에 힘써왔다. 특히 '브랜드 동반성장'을 경영 철학 아래 입점 브랜드 성장 지원이 무신사 매출로 이어지는 선순환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같은 성과를 기반으로 지난해 온라인 스토어 거래액 1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무신사 관계자는 "이른 시일 내 신임 대표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무신사는 2020년 매출은 3319억원, 영업이익은 455억원을 기록했다. 2021년 3월 말 기준 무신사 온라인 스토어 입점 브랜드는 6000여개로, 회원 수는 840만명에 달한다. 

저작권자 © 뉴시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