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나경원 당 대표 후보와 주호영 후보. (사진=뉴시스)

[뉴시안=소종섭 편집위원]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에서 이준석 vs 나경원·주호영 구도가 형성됐다. 이준석 후보를 향해 나경원·주호영 후보가 협공을 펼치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 등에서 이 후보가 앞서나가는 모양새가 펼쳐지자 나타난 현상이다. 나경원·주호영 후보가 지지층을 결집해 나가는 움직임이지만 한편으로는 열세를 스스로 인정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주호영 후보는 4일 한 방송에 출연해 “(국민의당과의) 합당이 무산된다면 그 책임의 대부분을 이준석 후보가 부담해야 되는 것 아닌가 본다”고 직격했다. “말은 합당한다고 하면서 (국민의당과) 합당을 어렵게 만드는 기분 나쁜 말들을 마구잡이로 쏟아내는 것은 아주 잘못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후보와 안철수 대표가 좋은 관계가 아니라는 것은 정가에 널리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국민의당 권은희 의원과 이 후보가 날 선 비판을 주고받은 바 있다. 권 의원은 “구태 정치를 보였다”고 이 후보를 비판했고 이 후보는 “정치평론가인가”라며 맞받았다. 

나경원 후보는 같은 날 다른 방송에 출연해 ‘당황(黨皇) 정치’라는 표현으로 이 후보를 비판했다. “김종인 위원장이 이번에 우리 당 대표 선거 시작할 때 초선 뭐 이런 이야기를 했고 그 다음에 이준석 후보는 김종인 위원장 모시고 오겠다 이렇게 이야기를 했다. 결국은 우리가 김종인 위원장 당황 정치를 보게 되는 것 아닌가”라는 것이다. 이 후보가 당 대표가 되면 김종인 전 위원장이 ‘수렴청정’을 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한 것이다. 

이 후보는 “정치 입문을 시켜준 것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지만 정치를 가르쳐준 것은 김 전 위원장이다”라고 말할 정도로 김 전 위원장을 높이 평가한다. 경선 과정에서 진행된 TV토론회에서 이 후보는 당 대표가 되면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영입할 것인지 묻는 ‘OX퀴즈’에서 당 대표 후보 중 유일하게 ‘O’를 들었다. 김 전 위원장도 언론과의 통화에서 “이준석이 대표가 되는 건 틀림없다고 본다. 이준석이 당을 잘 추스르면 대선에서 긍정적인 효과가 날 것이다”라고 말했다. 
 
나경원·주호영 후보의 협공은 ‘이준석 바람’이 계속되고 있다는 것을 반증한다. 나경원·주호영 후보의 열세를 보여주는 단면이고 이 후보가 당 대표가 된다면 중진을 중심으로 당내 반발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예고한다. 그러나 승패에  관계없이 두 후보가 길게 보고 명분 있는 선거 운동을 해야 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저작권자 © 뉴시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