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최문순 강원도지사 (사진=국회공동취재단/뉴시스)

[뉴시안=소종섭 편집위원]국민의힘에서 전당대회를 앞두고 ‘이준석 돌풍’이 거세게 이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경선 연기론’이 다시 불붙기 시작했다. 야권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경선 일정을 연기해야 한다는 주장이 다시 나온 것이다. 민주당은 당헌·당규대로라면 9월 9일까지 대선 후보를 선출해야 한다. 반면 국민의힘은 11월9일까지 선출하게 돼 있다.

지난번에 전재수 의원이 제기했으나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는데 이번에 최문순 강원도지사가 다시 불을 붙였다. 대선 도전을 선언한 최 지사는 6일 국회 소통관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연기할 수 있으면 연기하면 좋겠다. 경선이 7~8월 휴가철에 진행될 예정이어서 관심 끌기가 어려울 것이다. 코로나 위협도 여전하고 집단면역까진 시간이 걸릴 것 같다. 당내 7대 3 정도가 경선 연기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싱어게인 또는 트로트 경선 방식의 후보자간 정책 대결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최 지사는 “이준석 돌풍은 기성 정치권에 대한 간접적 탄핵이다. 기성 정치권이란 국민의힘 뿐만 아니라 우리 당도 포함됐다”라고 언급했다.

‘경선 연기’를 말하는 것은 최 지사만은 아니다. 이광재 의원도 “백신 문제에 안정감이 생겼을 때 경선을 시작한다고 하는 것이 국민들에 대한 예의다”라고 말한 바 있다. 이낙연 전 대표, 정세균 전 총리 등도 대놓고 말은 안 하지만 내심 연기를 바라고 있다. 그래야 시간을 벌어 이재명 지사의 지지율을 뒤엎을 변수가 생길 수 있다고 본다. 경선 승부 말고도 내년 대선과 관련해서도 경선 연기를 통해 흥행을 불러일으켜야 정권 재창출 가능성이 커진다고 본다. 후보들이 치열하게 토론하는 가운데 후보를 좁혀나가는 드라마틱한 과정을 통해 후보를 선출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예비경선 국민 여론조사를 지지 정당과 관계없이 실시하자고 제안한 상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현재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이재명 경기도지사 계속 반대한다면 ‘경선 연기론’이 힘을 갖고 유지되기는 쉽지 않다. 지지율 1위 후보의 반대에도 밀어붙이기에는 정치적인 부담이 상당한 까닭이다. 이 지사는 현재 “원칙대로 하는 게 좋다”며 반대 입장을 밝힌 상황이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 문제는 대선 기획단에서 논의할 사안이라는 입장이다. 이로 미뤄보면 민주당은 이달 중순쯤 발족할 대선 기획단에서 ‘경선 연기’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에 대한 결정이 미뤄질수록 현실적으로 경선을 연기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자칫하면 당 지도부와 대선 기획단이 서로 결정을 떠넘기는 듯한 모양새가 되면서 자중지란에 빠질 가능성도 있다. 이 문제를 질서 있게 수습하기 위해서는 민주당 지도부와 대선 후보들이 의견을 조율해 가능한 한 빨리 연기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저작권자 © 뉴시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