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 준 샤오미 최고경영자(CEO)가 샤오미의 자체 이미지 신호 프로세서(ISP) '써지 C1'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샤오미)

[뉴시안= 조현선 기자]샤오미가 자체 모바일 AP 개발을 위한 팀을 꾸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마트폰 칩셋을 자체 조달해 미중 무역갈등으로 인한 외부 리스크를 차단하는 동시에 비용 절감 등을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샤오미는 차기 스마트폰에 탑재될 반도체를 자체 설계·생산하기 위해 조직 개편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식재산권(IP) 제공 업체와 라이센스 협상도 진행 중이다. 

샤오미의 자체 칩 개발 계획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4년 자회사인 '베이징파인콘일렉트로닉스'를 설립, 자체 모바일 프로세서 개발에 착수한 지 3년 만인 2017년 모바일 AP '써지(Surge) S1' 칩을 발표했다. 애플과 삼성전자, 화웨이에 이어 자체 모바일 AP칩 개발사 명단에 이름을 올린 셈이다.

이후 후속작인 써지 S2을 개발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졌으나, 끝내 공개되지 않으면서 일각에서는 샤오미가 자체 칩 개발을 포기했다는 의견이 나왔다. 

그러나 샤오미는 지난 4월 자체 개발한 이미지 신호 프로세서(ISP) '써지 C1'을 공개하고, 첫 번째 폴더블폰인 '미 믹스 폴드'에 이를 탑재했다. 

이날 IT 전문 매체 기즈모차이나는 소식통의 정보를 인용해 샤오미의 궁극적인 목표는 모바일용 AP 칩셋을 만드는 것이지만, 타 주변기기 칩 개발부터 시작해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는 전략을 택할 가능성도 거론했다. 

업계에서는 샤오미가 시장 내·외부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자체 반도체 칩 생산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써지 C1 발표 당시 레이 준 샤오미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혁신적인 기술의 정점에 오르고 싶다"며 "잇따른 실패에도 불구, 칩 개발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샤오미는 지난 1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행정부의 중국군 관련기업으로 지정돼 투자 금지 명단에 올랐다. 이에 불복, 즉각 제소한 샤오미는 지난달 홍콩증권거래소에 "최근 워싱턴 DC 연방 지방법원이 미국 국방성에 중국군 연계 기업 목록에서 샤오미를 제외하도록 최종 판결했다"고 공시했다. 그러나 샤오미가 급한 불만 껐을 뿐 관련 리스크로부터 자유롭지 않다는 시각이 대다수다.

이같은 불안 요인에도 불구, 일각에서는 화웨이의 빈자리를 확실히 꿰차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샤오미는 지난 1분기 매출액 768억8000만 위안(약 13조4620억원)으로 전년 동기(497억 위안) 대비 54.7% 급증했다. 화웨이가 무역제재로 인해 스마트폰 사업 등에서 밀려나면서 반사 수혜가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중국 오포도 리얼미, 원플러스 등과 함께 모바일용 AP 칩셋 자체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는 등 관련 시장 경쟁이 더욱 격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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