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9일 서울 중구 남산예장공원에서 열린 독립운동가 우당 이회영 선생 기념관 개관식에 참석해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사진=뉴시스)

[뉴시안= 김진영 기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한 수사에 착수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윤 전 총장에 대한 공수처 수사는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사세행)’의 김한메 상임대표가 윤 전 총장을 고발한 결과다. 

이 단체는 인터넷 방송을 통해서도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는데, 방송을 통해 이 단체는 검찰의 조국수사 부당성, 검찰개혁의 필요성, 윤석열과 정권 겨냥 검사들의 문제점 등을 말하고 있다. 
방송내용에서도 드러나는 바와 같이 친문성향의 진보단체로 보는 시선이 일반적이다. 

이 단체의 구성원이 몇 명인지 사무실이 어딘지 언제 어떻게 결성됐고 활동 기반은 무엇인지 등에 대해서는 홈페이지가 명확하지 않아 찾아보기는 어렵지만 김한메 대표가 전면에 나서서 단체의 이름으로 움직이고 있어 유령단체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진보성향 시민단체의 추적

윤 전 총장에 대해 공수처가 본격수사에 나서자 이를 두고 “사세행의 활약에 공수처가 움직였다”는 말과 함께 “이 단체의 고발건을 수사명분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이는 정치적 논란을 피하려는 꼼수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사세행은 지난 2월 8일 윤 전 총장과 검사 2명이 2019년 5월 옵티머스 펀드 사기 사건을 부실 수사한 의혹이 있다며 이들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공수처에 고발했다.

이에 공수처는 지난 4일 윤 전 총장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정식 입건해 수사 중이다. 

사세행은 정권에 반기를 든 검사, 특히 윤 전 총장과 그 라인들을 집요하게 고발하고 있다. 

3월 4일에는 윤 전 총장이 한명숙 전 국무총리 모해위증교사 의혹을 받는 검사들에 대한 수사·기소를 방해했다며 그와 조남관 전 대검 차장을 같은 혐의로 고발했다.

공수처는 최근 사세행에 이 두 사건을 입건했다는 사실을 통지했다. 이뿐만 아니라 사세행이 고발한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공소장 유출 사건도 공수처가 현재 수사를 벌이고 있다.
사세행은 집요하게 윤 전 총장에 대한 고발을 이어오고 있다. 

 

여권에 반기든 검사들 사냥

여기에 이어 지난 4월 김 대표는 조 전 장관과 배우자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입시 비리 사건과 관련해 윤 전 총장과 한동훈 검사장 등을 직권남용 혐의로 공수처에 고발했다. 

또 지난 7일에는 ‘판사 사찰 문건’을 불법 작성하고 이와 관련한 수사를 막았다며 윤 전 총장 등 전·현직 검사를 공수처에 고발했다.

사세행은 이날 정부과천청사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윤 전 총장과 조남관 전 대검 차장, 조상철 전 서울고검장, 명점식 서울고검 감찰부장, 한동훈 전 대검 반부패·강력부장 등 6명을 직권남용·직무유기 혐의로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세행이 고발퍼레이드는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돼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앞서 지난해 7월 23일 김 대표는 윤 전 총장의 부인 김건희씨를 사기와 사문서위조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고발장을 접수하기 전 김 대표는 서울 중앙지검 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씨와 김씨의 어머니 최모씨를 비판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 자리에서 김 대표는 “윤 총장 취임 후 검찰은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법무부 장관으로 지명된 뒤 그의 부인인 동양대 정경심 교수에 대한 표창장 위조 및 행사 혐의와 관련하여 대대적

인 수사를 진행한 바 있다”면서 “윤석열 총장의 처와 장모에 대한 여러 의혹들이 언론에 수차례 보도된 바 있으며 실제 고발이 되었음에도 적극적 수사를 진행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고발장 접수 일주일 뒤인 같은 달 30일에 또 고발장을 검찰에 냈다. 

김 대표는 이때 기자회견 자리에서 “한동훈 검사장을 압수수색 진행 방해 및 피압수물 ‘휴대폰 USIM’을 증거인멸 하려한 ‘공무집행방해’로 고발했다”고 밝혔다.

이밖에 사세행은 올들어 지난 2월 4일에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딸인 조민씨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이날 김 대표는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종합민원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임 회장을 명예훼손 및 인턴 채용 업무 방해 혐의로 고발한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김 대표는 “조 씨는 대한민국 정부가 실시하는 의사국가고시에 최종 합격한 의사”라면서 “조 씨의 의사국가고시 합격 자체가 문제라면 보건복지부에 정식으로 이의를 제기해야 하며, 조

씨는 의사 자격이 없다고 주장하는 것은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일 뿐이다”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신원식 의원과 나경원 당대표 후보 등 야권 정치인들도 고발한 바 있다. 

 

검찰관련 고발만 전문으로

이처럼 이 단체가 낸 윤 전 총장에 대한 고발건이 한 두 건이 아닌 것을 두고 일각에서 “윤 전 총장과 반 진보 성향 검사들에 대해 공수처가 시점에 따라 입맛대로 수사할 수 있을 지경”이라는 농담섞인 말까지 나오고 있다.   

이밖에 정치권 일부에서는 김 대표에 의문부호를 던지고 있다. 김 대표가 어느시점부터 갑자기 등장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노래방 사건을 두고 김 대표를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는 이들도 없지 않다. 

김 대표는 2019년 10월경 노래방에서 시비에 휘말려 구설에 오른 바 있다. 

이 과정에서 김 대표가 여성 도우미 여러 명과 유흥을 즐겼으며, 이 과정에서 노래방 업주와 시비가 붙어 문제가 불거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이 사건을 아는 한 인사에 따르면 김 대표는 당시 경기 화성 동탄에 위치한 한 노래방을 찾아 술을 마셨고, 이 자리에 여성 도우미도 불러 4시간 가량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문제의 사건은 김 대표는 이날 노래방비를 계산하지 못하면서 비롯됐다. 이 때문에 노래방 주인 A씨와 김 상임대표 사이에 시비가 붙은 것이다.  

사건 직후 김 대표는 당시 A씨가 자신을 폭행하고 협박했다며 경찰에 고소장을 냈다. 김 대표는 A씨를 특수폭행, 감금, 협박, 통신비밀보호법위반, 명예훼손 등으로 고소했고, 그 결과 A씨는 마이크로 김 상임대표의 무릎을 때린 혐의로 벌금형을 선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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