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서구 이스타항공 본사. (사진=뉴시스)
서울 강서구 이스타항공 본사. (사진=뉴시스)

[뉴시안= 조현선 기자]14일 진행된 이스타항공 매각을 위한 본입찰에서 쌍방울그룹의 광림컨소시엄이 단독 입찰했다. 하림그룹 등은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최종 인수 후보자는 오는 21일께 정해질 전망이다.

앞서 지난달까지 진행된 예비 입찰에선  결과 쌍방울그룹과 하림그룹, 사모펀드 등 10곳 이상이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었다. 이들은 지난 1일부터 7일까지 예비실사를 진행했으나 막상 본입찰에선 쌍방울그룹을 제외하곤 모두 불참한 것이다.

이번 매각은 조건부 인수 예정자가 있는 '스토킹 호스' 방식이다. 스토킹 호스 입찰은 수의계약을 통해서 우선매수권자를 먼저 뽑은 상태에서 공개경쟁입찰을 거치는 방식이다. 14일까지 다른 인수 희망자들이 써낸 인수의향 가액이 우선매수권자가 제시한 금액 이하면 우선매수권자가 이스타항공의 새 주인이 된다. 반면, 높은 금액을 써낸 기업이 있으면 우선매수권자에게 재검토 기회를 부여해, 두 곳중 높은 가격을 제시하는 곳이 이스타항공의 주인이 되는 방식이다.

업계에 따르면 대국건설개발과 백제컨트리클럽을 갖고 있는 성정이 본입찰 이전에 800억원을 제시, 우선매수권자로 선정돼 가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1000억원 수준의 인수가를 제시한 쌍방울그룹이 단독 입찰함에 따라 △성정이 200억원 정도를 올려 쌍방울을 제치고 이스타항공을 품거나 △성정이 포기하면 쌍방울그룹이 이스타항공을 가져가는 두 가지 경우의 수만 남았다.

 

이스타항공은 인수 금액 규모를 비롯해 자금 투자 및 조달 방식, 향후 경영·사업계획과 비전 제시, 종업원 고용 보장 및 승계 여부 등을 평가해 최종 인수 후보자를 결정한다. 입찰 금액은 평가 항목 중 가장 배점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후보자가 결정되면 회사에 대한 정밀 실사 진행 뒤 내달 초 본계약을 체결하는 수순으로 진행된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 백신 접종 추이와 트래블버블 제도 등에 따른 국제선 운항 재개 조짐이 보이면서 이스타항공의 매각이 순조로울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이스타항공은 연내 국내선 운항을 목표로 국토교통부 항공운항증명(AOC) 재발급 절차에도 돌입했다. 이스타항공은 조건부 투자계약을 체결한 중견기업으로부터 100억가량을 대출 받고, 이를 AOC 재발급 비용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그러나 이스타항공의 열악한 재무상태가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다. 현재 이스타항공은 코로나19의 직격타로 여객 업무가 잠정 중단된 이후 최우선 변제 대상인 임직원 체불임금 700억원을 포함, 자본잠식해결을 위한 금액 약 1000억원 등 총 2000억원 대 채무를 지고 있는 데다 부채 규모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또 당장 AOC 재발급을 받더라도 원활한 운항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스타항공은 지난해 비용 감축을 이유로 B737-800 기종 4대만 남겨뒀으며, 대규모 구조조정을 진행한 바 있다. 대형항공사와 달리 LCC 업체가 사용하고 있는 보잉 737 항공기가 물류 운송에 적합하지 않다는 점도 리스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스타항공은 지난해 3월 제주항공에 인수될 예정이었으나 같은 해 7월 무산됐다. 이후 올해 1월 법정관리에 들어가 3월엔 서울회생법원으로부터 인수·합병(M&A) 추진을 허가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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