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후 첫 공식 행보에 나선 이준석 국민의힘 당 대표가 14일 오전 대전광역시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을 찾아 방명록을 작성하고 있다. (사진=뉴시스/공동취재사진)
취임후 첫 공식 행보에 나선 이준석 국민의힘 당 대표가 14일 오전 대전광역시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을 찾아 방명록을 작성하고 있다. (사진=뉴시스/공동취재사진)

[뉴시안=소종섭 편집위원]‘이준석 태풍’이 여의도에 상륙했다. 30대 원외 제1야당 당대표의 등장은 정치권 변화를 강제하고 있다. 이제 시작이다. 정치 문화부터 철학까지,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벌써부터 판 자체가 크게 바뀌는 흐름이다. 특히 국민의힘의 경우 기존 보수 이미지와는 다른 새로운 보수주의의 가치와 철학이 뿌리내릴 수 있을 것인지 주목된다. 현재까지는 젊은 당대표의 변화된 행태가 주목받고 있으나 앞으로 정책과 철학이 주목될 가능성이 크다. 국민의힘이 이른바 ‘합리주의 보수’로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느냐는 한국 정치의 발전과 관련해서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이준석 대표는 13일 오전 지하철과 서울시 공유 자전거 '따릉이'를 타고 출근했다. 자신이 거주하는 노원구 상계동에서 9호선 국회의사당역까지는 지하철을 이용했고 지하철에서 내린 뒤 국회의사당역에서부터 국회 본관까지는 따릉이로 이동했다. 등에는 백팩을 맸다. 평소에도 이 대표는 킥보드를 애용했다. “왜 킥보드를 이용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용산에서 여의도까지 15분이면 간다. 돈도 들지 않고 갈아타면서 기다릴 필요도 없어 훨씬 실용적이다”라고 답한 바 있다. 제1야당 대표가 대중교통과 자전거를 이용해 출근하는 자체가 전에 볼 수 없던 모습이다. 하지만 일정이 많아 앞으로는 ‘당대표용 관용차’를 이용할 가능성이 커 이런 모습을 보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14일 첫 공식 일정으로 대전국립현충원과 광주를 찾은 것도 이례적이다. 이 대표 등 국민의힘 지도부는 현충탑을 시작으로 천안함 46용사 묘역, 천안함 수색 과정에서 숨진 고(故) 한주호 준위의 묘역, 제2연평해전·연평도 포격전 전사자, 마린온 순직 장병 묘역을 차례로 참배했다. 이어 철거하던 건물이 무너져 참사가 발생한 광주 동구 합동분향소를 찾아 조문하고 유가족들을 위로한다. 광주 방문 일정은 사고를 안타깝게 생각한 이 대표의 지시로 추가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가 불러일으킨 변화가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당의 체질을 바꾸는 것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이 대표에게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 이 대표도 이를 잘 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2019년에 펴낸 <공정한 경쟁>이라는 책에서 “한국의 보수는 진짜 보수가 아니다. 정치를 시작하면서 내가 합리적인 보수, 제대로 된 보수를 한번 해보겠다. 그런 생각을 했다. 미국에서 대학 생활을 하면서 제 몸에 자리 잡은 더 큰 가치는 진영의 논리가 아니라 효율성, 공정성 이런 것들이다. 정확히 말하면 합리주의”라고 말했다. 그렇기에 이준석 대표가 ‘합리주의 보수’라는 보수의 새로운 가치와 철학을 정립하는 데까지 나아갈 수 있을지 주목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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