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5일 오후 서울 용산구 백범 김구 기념관에서 열린 '민주평화광장·성공포럼 공동 토론회'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5일 오후 서울 용산구 백범 김구 기념관에서 열린 '민주평화광장·성공포럼 공동 토론회'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시안=소종섭 편집위원]더불어민주당의 대선경선연기론이 분수령을 맞고 있다. 현재 흐름으로 봐서는 경선을 연기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송영길 대표는 결정을 미루고 대선기획단이 출범하면 거기서 결정하는 쪽으로 시간을 끌고 있다. 이런 가운데 박용진 의원과 추미애 전 장관은 경선연기론에 반대하고 나섰다. 이재명 vs 기타 후보로 펼쳐졌던 전선이 좀 더 복잡해지는 모양새다. 이 지사 측의 반대 움직임도 강도가 좀 더 세졌다. 반면 경선 연기를 주장하는 흐름은 하나로 모이지 못하고 파편적으로 펼쳐지면서 시너지를 내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민주당 대선 후보는 현행 당헌 당규대로 9월 9일 안에 선출될 가능성이 커졌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서울 강북을)은 16일 경선연기에 반대한다는 입장문을 냈다. “때늦은 경선연기 이야기는 국민들 보시기엔 그저 후보자들 사이의 유불리 논쟁에 불과하다. 경선연기에 매달릴 때가 아니라 경선흥행에 신경 써야 할 시점이다. 좌고우면 하지 말고 정해진 원칙대로 가자”는 내용이다. 추미애 전 장관은 “원칙을 수용하는 것이 안정적으로 보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당의 안정적인 운영, 국민 신뢰가 더 중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연기하지 말고 원칙대로 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재명 지사도 경선 연기 반대 입장을 더 강하게 밝혔다. “정치에서는 신뢰가 중요하고 신뢰는 원칙과 약속을 지키는 데에서 온다. 한때 가짜 약 장수들이 기기묘묘한 묘기를 부리거나, 평소 잘 못보던 희귀한 동물들을 데려다가 사람을 모아놓고 가짜 약을 팔던 시대가 있었는데, 이제는 그런 식으로 약을 팔 수 없다. 이제는 품질과 신뢰로 단골을 확보하고 국민들에게 믿음을 주고, 국민의 삶을 개선하는 실적으로 실력을 증명해야 된다”고 말했다. 듣기에 따라 경선 연기를 주장하는 후보들이 사람을 현혹시키는 가짜 약장수와 같다는 비유로도 받아들여질 수 있는 강도 높은 표현이다.

반면 이낙연 전 대표는 본선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경선 일정이 결정돼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정세균 전 총리도 흥행 효과를 위해 경선을 미루자고 주장했다. 김두관 이광재 의원, 최문순 강원지사 등도 경선연기론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일단 민주당 대선기획단이 출범하면 이 문제를 제일 먼저 결정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겉으로 보면 원칙이냐, 실리냐의 싸움이지만 막후에는 대선후보 간 유불리 셈법이 자리 잡고 있다. 1위를 달리고 있는 이 지사는 경선연기론 막후에 자신을 흔들려는 노림수가 있다고 볼 것이기에 이 문제를 필사적으로 방어하려고 할 것이다. 반면 역전을 노리는 이낙연 정세균 후보는 일단 시간을 벌어놓고 도모하자는 셈법이기에 보이지 않게 경선연기를 밀어부칠 것이다. 민주당 대선후보들의 1차 샅바싸움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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